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전문건설업계가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지난 12일 본격 도입된 주계약자형 공동도급제는 전문건설인들의 바램이었던 제도다.
아직은 초기 시행단계로 홍보도 부족하고 모르는 발주기관이 많아 이 제도가 정착되기까지는 협회의 적극적인 활동이 필요하다.
박상희 회장을 만나 취임 소감과 전문건설업계의 당면과제, 협회의 운영방안 등을 들어보았다.<편집자 주>
▲취임하면서 역대 회장님들께서 협회를 워낙 잘 이끌어 주셨기에 걱정이 많다. 적어도 선배님들께 누를 끼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앞선다.
그래서 많은 시간을 회원들과 대화하고 의견을 듣는 것에 공을 들였다. 그러다 보니 회원사와 협회와 좀 더 가까워지고 애로사항을 부담없이 털어놓을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한 게 후한 점수를 받은 것 같다. 회원 여러분도 저를 한번 더 믿어주신 것에 대해 감사를 드리며, 어깨도 무겁다. 앞으로 항상 가까이하고 가려운 곳을 긁어 줄 수 있는 협회 운영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행정안전부가 지난 12일부터 지자체에 주계약자 공동도급제도를 시행토록 했는데, 전문건설업에 미칠 영향을 어떻게 전망하는가.
▲주계약자 공동도급 제도를 시행토록 한 것에 대해 모든 전문건설인들은 대환영하고 있다. 많이 좋아졌지만 전문건설업체들은 종합건설업체들의 하도급을 하면서 애로사항이 많았다. 저가하도급, 하도급대금 미지급 등 많은 어려움을 겪었고 종합건설업체가 도산하면 어쩔 수 없이 건실한 하도급사도 연쇄 도산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주계약자 공동도급제도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소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방안이다. 지난해 충남도가 시범지역으로 선정돼 2건에 약 50여억원에 달하는 공사를 발주했다. 처음에는 입찰참가자격, 적격심사 등 많은 혼란으로 애로사항도 많았다. 하지만 행정안전부에서 명확하게 예규를 제정했고 관계기관 회의 등으로 미비점을 보완해 시행하게 됐다.
주계약자형 공동도급제도는 종합·전문간 고질적 하도급 문제 해결과 하도급비리 및 불공정행위 차단, 하도급자 시공비용증가, 시공자인 영세업체 보호, 전문건설업체 시공능력 향상 등 장점이 많은 제도다.
제도가 도입돼 전문건설업체들은 원도급자와 동등한 입장에서 새로운 기술습득과 시공에만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다. 앞으로 충남도와 발주기관 등에 제도의 장점을 적극 홍보해 주계약자형 공동도급제도가 뿌리내리도록 노력하겠다.
-주계약자형 공동도급제도와 직할시공제 등으로 종합건설과 전문건설 업역의 장벽이 허물어지는 추세다. 협회 차원의 대응 방안은 무엇인가.
▲주계약자형 공동도급제도와 직할시공제는 전문건설업계가 염원하던 제도다. 제도가 시행된다고 종합건설과 전문건설 업역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실제 시공을 담당하는 전문건설업체가 나은 환경에서 시공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종합건설업체의 우려처럼 전문건설업체가 종합건설업역을 침해하는 것은 아니다. 업역 침해가 아니고 서로가 가장 자신있는 분야를 담당하는 것이다.
종합건설업체가 수주했을 경우 하도급할 부분을 전문건설업체가 하도급이 아닌 협력자의 관계로 자기 분야를 담당하게 된다. 이를 통해 견실한 시공을 할 수 있고 종합과의 기술교류로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제도다. 앞으로 주계약자형 공동도급제도와 직할시공제가 정착되면 종합과 전문 모두 시공경험이 풍부하고 관리능력이 뛰어난 업체만 살아남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협회도 제도가 빠른 시일 내 정착되도록 중앙회를 중심으로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
-전문건설업계의 당면과제 가운데 가장 시급한 것은 무엇이며, 이의 해결책은 무엇이라 보는가.
▲충남도내 전문건설업체는 설비를 제외하고 2300여 업체에 달한다. 이 가운데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는 업체는 30%도 미치지 못한다. 이는 그만큼 수주물량이 부족하다는 증거다. 지난 2008년 기준이지만 충남도내 전문건설업체의 평균기성액이 전국에서 13위에 머물고 있다. 업체수에 비해 공사물량이 심각할 정도로 부족하다. 이의 해결을 위해선 시·군에서 발주하는 소규모 공사로는 한계가 있다. 관내에는 충남도청이전사업, 논란이 되는 세종시 건설사업, 금강살리기 사업 등 대형공사가 산재해 있다. 부족한 공사물량을 해결하는 문제는 대형공사에 지역업체가 얼마큼 참여하느냐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충남도와 '지역경제활성화 간담회'를 통해 논의한 바와 같이 발주관서와 협조해 입찰공고문 등을 통하여 지역업체에 하도급을 줄 수 있도록 권고해야 한다.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대형업체들이 지역 전문건설업체들을 적극 활용하는 방안도 모색돼야 한다.
-금강살리기 등 지역에서 추진되는 대형국책사업의 지역업체 하도급비율은 어느 정도 되고, 이를 높이기 위한 방안이 있다면.
▲지역에선 금강살리기, 도청이전사업 등 대형 국책사업들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규모가 워낙 커 충남도내 업체들의 참여 실적이 저조한 실정이다.
국책사업을 수행하는 대규모 건설업체들이 협력업체 위주로 하도급을 줘 지역업체들이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 발주부서는 지역업체들에게 일정부분 하도급을 주도록 권고하지만 강제사항이 아닌 이유로 실행이 어려운 실정이다. 협회도 발주부서인 충남도, 국토관리청, 원사업자 등과 지속적인 관계개선으로 지역업체들을 홍보하고 현장 모니터링으로 지역업체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노력하겠다.
충남도와 대기업들과의 '지역건설산업 발전을 위한 간담회'에서 요청한 지역업체의 기술자 교육을 통해 원사업자들이 요청한 하도급을 받을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할 것이다.
-지역 회원사들의 수주물량 확대를 위한 것이 있다면 무엇이라 보는가.
▲도내 발주관서에 지속적인 방문과 홍보로 건설산업기본법에서 정한 전문건설업역에 대한 인식이 각인되도록 노력하겠다.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아직은 주계약자공동도급 제도가 초기단계로 홍보가 덜된 상태다. 새로운 제도에 대한 거부감으로 시행을 꺼리는 곳도 있을 것이다. 지속적으로 제도에 대한 장점을 부각시켜 주계약자형 공동도급제도가 활성화되고 정착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협회 차원에서 앞으로 급변하는 시장에 어떻게 대응할 것이며, 회원사들을 위해 어떤 노력을 펼칠 계획인가.
▲전문건설업은 건설산업 발전에 지대한 공로가 있음에도 항상 약자의 입장에서 수동적으로 임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무한경쟁시대에 지금까지의 태도로는 도태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급변하는 시장에서 살아남고자 항상 변화를 따라가는 것이 아닌 변화를 주도하며 역량을 갖추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에 앞서 지속적인 기술개발과 경영노하우 축적이 중요하다. 아무나 할 수 있는 단순 공정은 이제 더 이상 경쟁력이 될 수 없다. 항상 새로운 기술습득과 변해가는 제도·환경 정보를 습득해 내 것으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 협회도 시장정보를 최대한 빨리 제공하고 습득교육 등 기회를 얻도록 해 회원사들의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
-전문건설협회 충남도회는 매년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사랑의 집고치기 사업을 펼치고 있다. 그동안 펼친 사업과 향후 사회활동 계획이 있다면.
▲'사랑의 집고치기 사업'은 협회의 총회를 통해 회원들의 뜻을 모아서 지난 2007년부터 추진해왔다.
지역 사업을 진행할 때마다 지역 회원들과 관공서, 주위 분들의 적극적 참여로 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됐다. 협회도 지역행사, 문화제 등에 적극 참여해 지역민들과의 유대관계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뭔가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 기업이익의 사회환원이란 측면에서 지역민에게 도움이 되는 사업을 검토하다가 보금자리가 부족한 분이 많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었다. 결과적으로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사랑의 집고치기'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지난 2007년 6월부터 현재 9호점까지 사업을 진행했고 올해도 계속해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사업은 협회 예산과 지역 회원사들이 노무, 자재제공 등을 통해 자발적 참여로 전문건설인의 자부심을 갖는데 의의도 크다. 이외 협회에선 회원사 자녀를 위한 장학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는 지역의 어려운 학생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장학사업을 확대할 생각이다. 또 충남도회나 시·군의 운영분과위원회에서도 매년 불우이웃성금, 기름유출사고성금 등 지속적으로 지역에 봉사할 계획이다.
- 회원사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현재는 어렵지만 고비를 이겨내고자 공기단축, 비용절감 등을 통해 내실을 기한다면 앞으로 전문건설의 장래는 밝을 것이다. 급변하는 환경에 도태되지 않도록 기술개발과 경영노하우 축적에 전념해주시길 바란다. 눈앞의 이익보다는 한 걸음 더 앞을 볼 수 있는 전문건설인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협회도 회원사들의 밝은 미래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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