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사업화 시스템 강화 '세계 톱 7 연구기관' 만들겠다

기술사업화 시스템 강화 '세계 톱 7 연구기관' 만들겠다

■ETRI 김흥남 원장

  • 승인 2010-01-06 14:06
  • 신문게재 2010-01-07 9면
  • 대담=오주영.정리=배문숙 기자대담=오주영.정리=배문숙 기자
정부 출연연구기관이 기술사업화에 역점을 두고 있는 가운데 일부 출연연을 중심으로 `대박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30여년동안 한국전자통신연구원(원장 김흥남ㆍ이하 ETRI)는 우리나라 기술사업화의 첨병 역할을 해왔다.

 최근들어 응용위주의 기술개발에 주력해 온 터라 CDMA 등과 같은 소위 `대박 연구성과물’은 뜸한 것이 현실이지만 여전히 ‘기술사업화의 맹주’로 자리매김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지난해 11월 20일 취임한 김흥남 원장은 ETRI를 ’세계 Top 7 연구기관’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제 2의 전성기’를 예고하고 있다.

취임 이후 김 원장은 기술사업화 강화를 위해 ‘신 에코(ECO)-시스템(SYSTEM)’을 구축, 완벽한 기술사업화 시스템을 만들어 그린IT 부문의 사업화에 명실상부한 글로벌 연구원으로서 위상을 확고히 할 비전을 세우고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또 김 원장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기술사업화의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이전된 기술에 대한 추가 개발 및 사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이른바 ‘기술문지기 제도(테크놀로지 게이트 키퍼)’를 도입해 원스톱 기술사업화 체제를 도입할 방침이다.

이어 30여년간 축적된 R&D 경험과 수만 건에 달하는 지식재산권(IPR)을 보유한 지식재산을 토대로 한 신 비즈니스 전략을 펼치는 IP경영에도 역점을 둬 특허기술료 1억달러를 달성시킬 R&D 선순환 구조 형성에도 주력할 포부이다.

지난 20여년 우리나라 먹을거리 창출의 원천인 ’ETRI MAN’으로 살아온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는 김원장은 앞으로‘IT 국가대표팀 ETRI MAN’으로 우리가 창출한 새로운 가치를 고객과 함께하며, 세계 과학 기술인이 부러워하고 인정하는 세계적(WCI급)인 연구기관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임기동안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한다.

브랜드 가치 1000억이라는 ETRI의 수장 김흥남 원장을 만나 ‘IT 강국 코리아’의 현주소와 앞으로 방향, 그의 경영 철학, 비전을 들어봤다.<편집자주>


-우리나라 IT 연구개발의 중추 역할을 담당하는 ETRI의 신임 원장으로 취임한 소감을 말해달라.

▲ETRI는 지난 30년 넘게 명성 그대로 '국부창출 보고'의 역할을 수행하여 왔으며, IT 강국 코리아의 역군이자 선봉에 서서 묵묵히 연구개발에 매진해왔다. ETRI가 지난 세월 이룩해온 명성과 앞으로의 역할을 생각할 때, ETRI 원장으로 취임하게 된 기쁨과 동시에 국가발전에 이바지 하기 위한 ETRI의 역할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ETRI가 앞으로도 첨단 IT 연구개발의 산실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20여년간 ETRI에 근무한 경험에 비춰 볼 때, 20년전과 현재를 비교한다면 ETRI의 변화된 것이 무엇인가. 또 그동안 근무하면서 가지고 있었던 철학이 있다면 이야기해달라.

▲1983년에 KIST 시스템 공학연구소에서 연구원 생활을 시작한 후, 21년동안 ETRI에서 연구개발에 전념해 왔다. ETRI는 지난 세월 선배들의 각고의 노력과 직원들의 땀으로 타 기관들이 넘보지 못할 월등한 지적재산권(IPR)을 보유하고있고, ETRI가 개발한 CDMA, 와이브로, 지상파DMB 등 세계 일등 기술로 이미 글로벌 IT 분야 전문연구기관으로 인정 받아가고 있다.

선배님들 중에는 TDX개발시 추운 겨울날 교환국에서 밤을 새워가며 현장 테스트를 하다가 중풍에 걸려 고생하시다가 돌아가신 선배도 있었다. 이렇게 목숨을 걸고 혼을 바쳐 기술 개발에 전념한 결과 TDX, CDMA의 성공신화를 이룰 수 있었다. 그동안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ETRI를 기회와 위기의 현실에서 끊임없는 혁신과 도전정신으로 기회를 찾을 것이다.

우리나라가 조선분야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던 것은 R&D 전 과정을 기록으로 남겨 놓고 후에 이를 점검·보완해 발전방안을 마련하는데 활용했듯이, ETRI 연구자들도 '적자생존(기록하는 자만이 살아남는다)'의 실천자세를 확립해 R&D 기획에서부터 사업화 까지 꼼꼼하게 기록하고 관리하여 IT 강국 코리아를 지켜 나갈 것이다.

-취임식에서 창의적인 연구한경 조성과 개인의열정을 집단의 열정으로 결집시켜 ETRI를 '세계 톱 7 연구기관' 반열에 올려 놓는 담대한 도전을 할 것임을 공표했다. 이를 실현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있다면 설명해달라.

▲ETRI가 세계 톱 7 연구기관이 되기 위한 담대한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변화와 혁신 노력으로 핵심 연구역량을 극대화 해야한다. 이를 위해서 ETRI는 다음과 같은 체제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변모 시킬 계획이다.

첫째, 국가전략기술 어젠다를 선도하는 개방형 협동연구(open R&BD) 플랫폼 구축에 역점을 쏟을 것이다. 국가 신성장동력 창출을 위한 전략기술을 중점 개발하고, 경제·사회적 파급효과가 큰 미래지향형 모험 및 원천기술 연구를 강화하기 위하여 Joint 미래 기술 Lab등 혁신형 연구몰입기반을 마련하겠다. 또 거시적 글로벌 시장밀착형 연구기획으로 범세계적 시장을 지배할 대형 융·복합 프로젝트를 창출하여, 타 산업분야의 연구기관들과 공동연구 플랫폼을 구축할 방침이다.

둘째, 기술사업화 강화를 통한 신 에코시스템(Eco-System)을 구축하겠다. 시장 및 지역별 특화된 산업 현장의 요구사항을 반영한 타임 투 마켓(Time to market) 과제를 기획하고, 개선된 연구개발(R&D) 프로세스에 의하여 효율적으로 수행된 연구결과는 검증단계를 거쳐 품질을 인증한 후, 기술이전 및 사업화 단계로 발전시키겠다. 이런 기술사업화 신 Eco-System을 통하여 상품화 성공률을 향상시키고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발전하도록 열과 성을 다하여 최대한 지원할 것이다.

셋째, ETRI 보유 지식재산의 신 비즈니스 전략을 통하여 지식자본을 대폭 확충해 나갈 방침이다. 지적재산 가치 창출을 강화하여 세계 유수 연구기관 및 기업과의 공동연구 활성화로 글로벌 지식재산을 확보하고, 전략적 특허 포트폴리오, 특허 패키징 등 신 지적재산권(IPR) 전략을 통하여 우수 특허 확보에 주력하겠다. 넷째, 참여와 소통의 조직문화를 통해 '엔조이 워크'하고, 창의와 열정이 샘솟는 '꿈의 일터 ETRI'로 거듭나게 하겠다. ETRI맨 개개인의 열정과 아이디어가 기술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열린 조직문화를 만들 것이다.

-현 정부에 들어와 IT산업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적어지고 있어 국가 IT 산업 경쟁력이 하락세를 타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이에 대한 생각과 우리나라 IT 기술의 현주소를 객관적으로 말해달라.

▲우리나라 IT산업 경쟁력이 하락하고 있다라는 것은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 등 조사기관의 평가기준에 따라 기술적인 측면보다는 기업의 환경적 측면이 강조된 결과로 볼 수 있다.

우리나라 IT기술의 현주소는 유무선 통신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인프라 및 하드웨어 분야는 세계최고 수준이고, 디스플레이, 휴대폰 및 반도체 등 우리나라 IT 제조업 분야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1~2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비해 소프트웨어와 콘텐츠, 핵심 부품 분야에서는 기술적으로 많이 성장하기는 하였으나, 아직 세계적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 IT의 현실을 직시하여 지난해 9월 2일 'IT KOREA 미래전략'을 발표했다. IT 코리아 미래전략의 성공적 이행을 통해 강점분야를 더욱 강하게 하고, 취약분야는 보강하여 진정한 IT 강국으로 거듭나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앞으로의 IT 기술의 발전방향성에 대하여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우리나라 IT산업은 전체 수출의 약 40%를 차지할 정도로 국가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고, 앞으로도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은 점차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9월 2일 정부부처가 공동으로 발표한 IT 코리아 미래전략에서도 제시된 바와 같이 IT는 자동차ㆍ조선ㆍ건설 등 주력산업과 융합을 통해 고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한 새로운 IT서비스 산업을 발굴해야 할 것이다. 또 지식기반사회의 생명이자 젖줄인 SW산업을 산업경쟁력의 원천으로 육성하고, 현재 세계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자랑하고 있는 방송통신, BcN, 반도체 등 인프라와 하드웨어 기술을 더욱 발전시켜야 하며, 기존 IT 제품ㆍ서비스의 저전력ㆍ고효율화를 통한 그린 IT 기술과 신재생에너지 기술 등 신기술 개발에도 집중해야 할 것이다.

-정부의 국정기조인 '저탄소 녹색성장'을 구현하기 위한 ETRI만의 실천방안이 있다면 무엇인가.

▲저탄소 녹색성장은 지구온난화, 자원고갈 등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화두이며, 이를 계기로 새로운 산업과 시장이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점에서 국가 기술경쟁력을 상당부분 책임지고 있는 출연연은 저탄소 녹색성장의 큰 축인 '녹색 원천기술 확보'라는 미션을 성공적으로 수행하여야 한다.

ETRI는 지난해부터 IT기반 녹색성장 발전전략을 수립하고 핵심전략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선 IT 자체의 고효율화를 추진하는 그린 오브 IT 기술을 근간으로 자동차·조선·에너지·의료·교육 등 산업 전반을 녹색화할 수 있는 그린 바이 IT 기술은 물론 녹색환경 구축을 위한 실시간 모니터링 기술 등 3대 R&D 전략방향을 설정하여 추진하고 있다. 또 기존 전력망에 IT기술을 접목하고, 에너지 효율화를 극대화할 수 있는 지능형 전력망, 즉 스마트그리드 산업을 위한 준비도 함깨 진행하고 있으며, 향후 녹색성장 관련하여 정부와 산업체 등 유관기관간 협력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지금 ETRI내에서 이뤄지는 연구들이 앞으로 우리나라 국민들이 10년 이상 먹고 즐길수 있는 원천이 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기관장으로서 앞으로의 포부나 비전이 있다면 구체적으로 이야기해달라.

▲20여 년 간의 R&D경험으로 체득한 '뜨거운 열정', '따듯한 동료애', '현장속에 답이 있다'라는 신념을 바탕으로 ETRI 가족이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창의 연구환경을 조성하고자 한다. 사랑하는 'ETRI맨' 개개인의 열정이 집단의 열정으로 결집되어 꿈의 일터가 되도록 임기 내 혼신의 노력을 다해 나갈 계획이다. 또 자랑스러운 'IT 국가대표팀 ETRI맨'으로서, 우리가 창출한 새로운 가치를 고객과 함께하며, 세계 과학 기술인이 부러워하고 인정하는 세계적(WCI급)인 연구소로 거듭 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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