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건강지기 40년... 약자 중심의 진료는 계속될 것

지역 건강지기 40년... 약자 중심의 진료는 계속될 것

■박재만 대전성모병원장

  • 승인 2009-12-28 15:01
  • 신문게재 2009-11-26 10면
  • 대담=오주영.정리=강제일 기자대담=오주영.정리=강제일 기자
 가톨릭대학교 대전 성모병원이 지난 22일로 개원 40주년을 맞았다. 그동안 성모병원은 가톨릭 신앙을 기반으로 지역사회의 든든한 동반자 역할을 해 왔다.

 반세기가 가까운 시간이 흐르는 동안 성모병원은 외적인 면은 물론 의료진과 교직원 내적인 면까지 많은 발전을 거듭해 왔다. 박재만(63) 병원장을 만나 병원 경영의 철학, 추구하는 가치, 미래 비전 등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 먼저 개원 40주년을 축하합니다.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은 제대로 된 병ㆍ의원도 찾기 힘들던 그 시절부터 이곳 대전에서 40년 동안 지역사회의 든든한 건강 지기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고 생각합니다. 병원장으로서 개원 40년을 맞는 소감을 말씀해 주십시오.

▲개원 40주년을 기념하는 올해는 1969년 병원 명칭을 `대전성모병원'으로 정하고 새롭게 개원을 선언한 해로부터 40년이 되는 해입니다. 좀 더 거슬러 올라가면 1956년에 본원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희망의원'이라는 작은 진료소에서 우리 병원의 뿌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40년이 흐른 현재 4개 진료과 46병상의 작은 규모에서 1000여 명의 교직원과 600여 병상 규모의 의료기관으로 성장했습니다. 성모 병원이 현재의 모습으로 성장하기까지 헌신적으로 노력하신 전임 병원장님들과 보직자분들 그리고 교직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특히 대전교구의 역대 교구장 주교님들과 유흥식 교구장 주교님께서 설립, 증축, 발전과정에서 쉽지 않은 결단과 적극적 지원을 해 주셨기에 오늘의 병원이 존재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누구보다 먼저 온 마음으로 깊이 감사드려야 할 분은 언제나 크나큰 은총을 베풀어 주시고 이끌어 주시는 하느님이십니다.

- 중부권 최고 병원으로 도약하기 위한 병원장님의 복안이 있으시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또 병원 리모델링을 통해 환자 수가 크게 늘었는데 특화 전략 과목으로 내세우는 게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근래 대전의 도시계획에 따른 인구이동, 새로운 병원들의 설립, 국가의 불투명한 의료정책 등으로 인해 병원경영 환경이 그리 좋지 않습니다. 게다가 의료기관이 밀집된 대전지역은 경쟁이 더욱 더 치열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성모병원은 단기적으로는 내년까지 일부 장비를 더 교체하고 병원 리모델링 및 증축을 완료하게 되는데 계획에 따라 진행해 나갈 것입니다. 또 우리 병원은 내년 병원 전체 상황과 각 부서업무, 경영 전반을 매트릭스(Matrix)를 적용, 분석하고 창의적 발전을 시도할 것입니다.

특히 부서별로 스와트(Swot) 분석 결과를 적용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전 교직원들의 공감 중에 함께 수립하게 될 새로운 발전 목표인 `비전 2015'의 방향, 목표 그리고 주제를 여러 각도로 모색하면서 연구 중입니다. 우리 병원의 지속성장 동력은 지속적으로 비전과 단계적 계획을 수립, 성실히 실행하는 것입니다. 또 우수한 의료진 확보와 양성과제를 해결하는 것입니다.

- 대전성모병원은 가톨릭 이념으로 만들어진 병원입니다. 병원장님의 병원 경영에 대한 철학과 비전을 말씀해 주시죠.

▲대전성모병원의 설립이념은 의료봉사를 통한 지역 주민과 신자들에 대한 `복음적 자선과 선교'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받은 교회의 복음 선포와 치유의 사명을 지역사회에서 복음적 전인치료봉사를 통해 수호자이신 성모님의 마음을 닮아가며 구현하는 것을 사명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병원 핵심가치로 `생명존중', `의료선교', `환자중심의 전인치료', `성숙하고 역량있는 전문인력 양성', `환대의 병원공동체 형성' 입니다. 성모 병원은 지난 2007년 `사랑을 드리고 신뢰받는 Gracious Life Partner(은혜로운 삶의 동반자),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이라는 `비전 2010'을 수립했습니다.

비전 2010의 첫해인 2007년 `영성의 해'에 교직원들은 병원공동체를 영성화하고 환우들의 전인치료 안에서 영적 치유의 의미를 더 깊이 이해하려 했습니다. 2008년 `감성의 해'에는 전 교직원들이 감성계발과 활성화, 감성공동체 가꾸기에 힘을 기울였습니다. 올해는 지성의 해로 전문성과 창의성을 계발하고 일터에 적용하며 지성문화 공동체 발전을 위해 힘을 모으고 있습니다.

-대학병원으로서 또 가톨릭교회의 병원으로서 지역사회에서 해야 할 임무는 막중한 것 같습니다. 의료서비스 취약 계층에 대한 배려가 중요할 것으로 보이는 데 이에 대한 견해는 어떠신지요?

▲우리 병원의 재단인 대전교구는 사회사목국을 중심으로 장애인, 노인, 재소자, 다문화가정과 외국인 근로자 등 빈곤, 소외층 사람들을 위한 여러 시설을 마련하고 구호활동과 다각적 프로그램으로 사목적 배려를 하고 있습니다. 이에 타 병원에 비해 기초생활수급자로 책정된 의료급여 환자와 또 연세가 많은 노인분을 많이 진료하고 있습니다.

또 가톨릭교회 의료기관으로서 사회에서 약자, 소외계층으로 분류되는 분들에 대한 배려와 봉사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벌써 수년째 계속 시행하고 있는 무료 의료봉사, 무료 개안수술, 가정방문간호, 가정방문 호스피스 활동, 무료목욕봉사는 그 중 일부입니다. 병원의 리모델링과 개축공사가 끝나게 되면 의료사회사업활동을 더 활발하게 확충할 계획입니다. 현재 우리 병원이 지역사회에서 구호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배려와 사랑실천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면 우리 사회가 좀 더 밝아지고 따뜻해지는 데에 적지 않게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대전성모병원의 호스피스 활동 및 운영은 이제 정착단계인 것 같습니다. 대전성모병원의 호스피스 활동과 장점은 무엇인지에 대해 말씀해 주시지요.

▲호스피스라는 말은 라틴어 hospes(손님)에서 유래했습니다. hotel, hospital도 hospes에서 유래합니다. hotel이 숙박하는 손님을 잘 맞이하기 위한 곳이라면 hospital은 손님인 환자들을 잘 맞아 보살피는 곳이 아니겠습니까?

호스피스는 임종 환자가 편안하게 죽음을 맞을 수 있도록 하며 환자의 가족까지 돌본다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성모병원은 생명수호와 전인적 돌봄을 대명제로 해 1996년부터 간호사, 자원봉사자 중심으로 호스피스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그 후 2005년에는 중부권 최초로 호스피스 완화 의료 독립병동을 열었고, 2006년에는 삶의 마지막 순간을 평안하게 맞이할 수 있도록 2개의 임종실과 22개의 병상을 새로 마련했습니다.

대전성모병원 호스피스의 강점은 환우들에게 제공되는 사목적 상담과 다양한 요법프로그램 그리고 질 높은 교육프로그램의 지속적인 운영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동안 활동을 인정받아 2005년 이후부터는 매년 국가에서 선정하는 암환자 완화 의료지원사업에 선정됐고 올해 1월에는 대전시로부터 말기암 환자 완화 의료지정기관으로 승인됐습니다. 앞으로도 우리 병원 호스피스병동이 신체적, 정서적, 영적 돌봄을 통해 대전 지역사회 주민들에게 생의 마지막 순간을 의미 있게 맞도록 돕는 편안한 안식처가 되기를 바랍니다.

- 병원장님이 생각하시는 바람직한 직장상은 무엇이며 그런 직장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 말씀해 주시지요.

▲직장과 조직문화에 대한 전문학자들에 의하면, `훌륭한 일터'란 `임직원들이 경영진과 서로 신뢰(trust)하고 자기 일에 자부심(pride)을 느끼며 즐겁게(enjoy) 일하는 자리'입니다. 이 짧은 정의는 훌륭한 일터의 모습을 참으로 잘 요약한 것이라 여겨집니다. `신뢰'는 경영진과 임직원들의 진실한 소통을 통한 믿음과 관심, 애정 담긴 존경과 공정성을 통해 구축될 수 있을 것입니다.

`자부심'이란 맡은 업무에 대한 자부심, 부서와 동료에 대한 자부심 그리고 직장공동체에 대한 자부심을 포함하겠습니다. 저는 우리 병원이 교직원들이 출근하고 싶어 못 견디는 일터가 되었으면 하는 꿈을 가져봅니다. 이를 통해 교직원들이 진정한 주인의식을 가지고 환우들에게 따뜻한 사랑으로 기쁘게 봉사하는 일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대전성모병원이 개원 40주년을 맞기까지 우리 병원을 아껴주시고 사랑해주신 지역주민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많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3.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4.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5.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1.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2.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3.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4.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5.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