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가 가까운 시간이 흐르는 동안 성모병원은 외적인 면은 물론 의료진과 교직원 내적인 면까지 많은 발전을 거듭해 왔다. 박재만(63) 병원장을 만나 병원 경영의 철학, 추구하는 가치, 미래 비전 등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개원 40주년을 기념하는 올해는 1969년 병원 명칭을 `대전성모병원'으로 정하고 새롭게 개원을 선언한 해로부터 40년이 되는 해입니다. 좀 더 거슬러 올라가면 1956년에 본원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희망의원'이라는 작은 진료소에서 우리 병원의 뿌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40년이 흐른 현재 4개 진료과 46병상의 작은 규모에서 1000여 명의 교직원과 600여 병상 규모의 의료기관으로 성장했습니다. 성모 병원이 현재의 모습으로 성장하기까지 헌신적으로 노력하신 전임 병원장님들과 보직자분들 그리고 교직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특히 대전교구의 역대 교구장 주교님들과 유흥식 교구장 주교님께서 설립, 증축, 발전과정에서 쉽지 않은 결단과 적극적 지원을 해 주셨기에 오늘의 병원이 존재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누구보다 먼저 온 마음으로 깊이 감사드려야 할 분은 언제나 크나큰 은총을 베풀어 주시고 이끌어 주시는 하느님이십니다.
- 중부권 최고 병원으로 도약하기 위한 병원장님의 복안이 있으시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또 병원 리모델링을 통해 환자 수가 크게 늘었는데 특화 전략 과목으로 내세우는 게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근래 대전의 도시계획에 따른 인구이동, 새로운 병원들의 설립, 국가의 불투명한 의료정책 등으로 인해 병원경영 환경이 그리 좋지 않습니다. 게다가 의료기관이 밀집된 대전지역은 경쟁이 더욱 더 치열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성모병원은 단기적으로는 내년까지 일부 장비를 더 교체하고 병원 리모델링 및 증축을 완료하게 되는데 계획에 따라 진행해 나갈 것입니다. 또 우리 병원은 내년 병원 전체 상황과 각 부서업무, 경영 전반을 매트릭스(Matrix)를 적용, 분석하고 창의적 발전을 시도할 것입니다.
특히 부서별로 스와트(Swot) 분석 결과를 적용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전 교직원들의 공감 중에 함께 수립하게 될 새로운 발전 목표인 `비전 2015'의 방향, 목표 그리고 주제를 여러 각도로 모색하면서 연구 중입니다. 우리 병원의 지속성장 동력은 지속적으로 비전과 단계적 계획을 수립, 성실히 실행하는 것입니다. 또 우수한 의료진 확보와 양성과제를 해결하는 것입니다.
- 대전성모병원은 가톨릭 이념으로 만들어진 병원입니다. 병원장님의 병원 경영에 대한 철학과 비전을 말씀해 주시죠.
▲대전성모병원의 설립이념은 의료봉사를 통한 지역 주민과 신자들에 대한 `복음적 자선과 선교'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받은 교회의 복음 선포와 치유의 사명을 지역사회에서 복음적 전인치료봉사를 통해 수호자이신 성모님의 마음을 닮아가며 구현하는 것을 사명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병원 핵심가치로 `생명존중', `의료선교', `환자중심의 전인치료', `성숙하고 역량있는 전문인력 양성', `환대의 병원공동체 형성' 입니다. 성모 병원은 지난 2007년 `사랑을 드리고 신뢰받는 Gracious Life Partner(은혜로운 삶의 동반자),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이라는 `비전 2010'을 수립했습니다.
비전 2010의 첫해인 2007년 `영성의 해'에 교직원들은 병원공동체를 영성화하고 환우들의 전인치료 안에서 영적 치유의 의미를 더 깊이 이해하려 했습니다. 2008년 `감성의 해'에는 전 교직원들이 감성계발과 활성화, 감성공동체 가꾸기에 힘을 기울였습니다. 올해는 지성의 해로 전문성과 창의성을 계발하고 일터에 적용하며 지성문화 공동체 발전을 위해 힘을 모으고 있습니다.
-대학병원으로서 또 가톨릭교회의 병원으로서 지역사회에서 해야 할 임무는 막중한 것 같습니다. 의료서비스 취약 계층에 대한 배려가 중요할 것으로 보이는 데 이에 대한 견해는 어떠신지요?
▲우리 병원의 재단인 대전교구는 사회사목국을 중심으로 장애인, 노인, 재소자, 다문화가정과 외국인 근로자 등 빈곤, 소외층 사람들을 위한 여러 시설을 마련하고 구호활동과 다각적 프로그램으로 사목적 배려를 하고 있습니다. 이에 타 병원에 비해 기초생활수급자로 책정된 의료급여 환자와 또 연세가 많은 노인분을 많이 진료하고 있습니다.
또 가톨릭교회 의료기관으로서 사회에서 약자, 소외계층으로 분류되는 분들에 대한 배려와 봉사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벌써 수년째 계속 시행하고 있는 무료 의료봉사, 무료 개안수술, 가정방문간호, 가정방문 호스피스 활동, 무료목욕봉사는 그 중 일부입니다. 병원의 리모델링과 개축공사가 끝나게 되면 의료사회사업활동을 더 활발하게 확충할 계획입니다. 현재 우리 병원이 지역사회에서 구호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배려와 사랑실천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면 우리 사회가 좀 더 밝아지고 따뜻해지는 데에 적지 않게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대전성모병원의 호스피스 활동 및 운영은 이제 정착단계인 것 같습니다. 대전성모병원의 호스피스 활동과 장점은 무엇인지에 대해 말씀해 주시지요.
▲호스피스라는 말은 라틴어 hospes(손님)에서 유래했습니다. hotel, hospital도 hospes에서 유래합니다. hotel이 숙박하는 손님을 잘 맞이하기 위한 곳이라면 hospital은 손님인 환자들을 잘 맞아 보살피는 곳이 아니겠습니까?
호스피스는 임종 환자가 편안하게 죽음을 맞을 수 있도록 하며 환자의 가족까지 돌본다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성모병원은 생명수호와 전인적 돌봄을 대명제로 해 1996년부터 간호사, 자원봉사자 중심으로 호스피스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그 후 2005년에는 중부권 최초로 호스피스 완화 의료 독립병동을 열었고, 2006년에는 삶의 마지막 순간을 평안하게 맞이할 수 있도록 2개의 임종실과 22개의 병상을 새로 마련했습니다.
대전성모병원 호스피스의 강점은 환우들에게 제공되는 사목적 상담과 다양한 요법프로그램 그리고 질 높은 교육프로그램의 지속적인 운영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동안 활동을 인정받아 2005년 이후부터는 매년 국가에서 선정하는 암환자 완화 의료지원사업에 선정됐고 올해 1월에는 대전시로부터 말기암 환자 완화 의료지정기관으로 승인됐습니다. 앞으로도 우리 병원 호스피스병동이 신체적, 정서적, 영적 돌봄을 통해 대전 지역사회 주민들에게 생의 마지막 순간을 의미 있게 맞도록 돕는 편안한 안식처가 되기를 바랍니다.
- 병원장님이 생각하시는 바람직한 직장상은 무엇이며 그런 직장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 말씀해 주시지요.
▲직장과 조직문화에 대한 전문학자들에 의하면, `훌륭한 일터'란 `임직원들이 경영진과 서로 신뢰(trust)하고 자기 일에 자부심(pride)을 느끼며 즐겁게(enjoy) 일하는 자리'입니다. 이 짧은 정의는 훌륭한 일터의 모습을 참으로 잘 요약한 것이라 여겨집니다. `신뢰'는 경영진과 임직원들의 진실한 소통을 통한 믿음과 관심, 애정 담긴 존경과 공정성을 통해 구축될 수 있을 것입니다.
`자부심'이란 맡은 업무에 대한 자부심, 부서와 동료에 대한 자부심 그리고 직장공동체에 대한 자부심을 포함하겠습니다. 저는 우리 병원이 교직원들이 출근하고 싶어 못 견디는 일터가 되었으면 하는 꿈을 가져봅니다. 이를 통해 교직원들이 진정한 주인의식을 가지고 환우들에게 따뜻한 사랑으로 기쁘게 봉사하는 일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대전성모병원이 개원 40주년을 맞기까지 우리 병원을 아껴주시고 사랑해주신 지역주민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많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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