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 날 집 밖에 있는 금속 물체와 나무 물체를 예로 들어보자. 이 두 물체를 손으로 만져보면 분명 금속 물체가 훨씬 차갑게 느껴진다. 장시간 바깥에 놓여있었다면 이 두 물체의 온도는 같다.
그런데도 우리는 둘 중 하나가 훨씬 차갑다고 느낀다. 이렇게 정밀하지 못한 온도계를 갖고 있지만 사실 일상에는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1 ℃의 차이가 때로는 큰 차이를 낳기도 한다. 그 예가 바로 KTX 고속열차다. KTX의 안전운행은 온도와 밀접하다. 특히 한여름은 온도에 민감한 시기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 철도 운행 관계자들은`레일 온도측정기'를 들고 다니며 열차 선로의 온도를 측정해야 한다. 이는 레일의 경우 열에 신축성 있게 반응해 50 ℃ 이상의 고온에는 면적이 늘어나면서 곡선 구간 등에서 각종 사고를 일으킬 수 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KTX의 운행에는 온도와 관련된 안전 지침이 있다. 선로의 온도가 50 ℃를 넘으면 주의운전, 55~60 ℃일 경우는 시속 230 ㎞ 이하로, 61~63 ℃이면 시속 70 ㎞ 이하로 감속 운행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63 ℃보다 1 ℃가 높으면 어떻게 될까? 그때는 아예 운행을 정지해야 한다. 바로 이 1 ℃의 차이가 고속열차의 운행을 결정한다. 만약 온도 표준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1 ℃의 차이로 우리의 안전이 위협받을 수도 있는 것이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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