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어쩌다 한번씩 이 기본 생활비가 유독 많이 나오는 경우가 있다. 이때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만약 전기요금이라면 먼저 고지서에 나온 기간 동안 전기를 많이 쓴 일이 있었는지를 되짚어 볼 것이다. 혹은 전기가 어디에서 누전되고 있는지를 의심해 보기도 한다.
이 경우 누전을 확인하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 우선 집안의 모든 코드를 다 뽑은 뒤 현관 벽에 설치된 적산전력량계라는 전기사용량 측정기기 앞에 가볼 것이다. 그런데 만약 적산전력량계가 잘못됐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도 한국전력공사에 전화해 기계가 이상해서 요금이 많이 나온 것 같다며 불만을 호소할 것이다. 하지만 실제 이런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대부분 사람들은 이 기계를 의심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측정표준 덕분이다.
적산전력량계는 정확도와 신뢰도가 높은 기준 적산전력량계와 서로 비교 측정한 뒤 그 성능을 확인하고 생산 되도록 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기준 적산전력량계는 한국표준과학연구원(원장 김명수·이하 KRISS)에서 국가측정표준과 연결해 그 성능을 유지하고 있다. 전기 뿐만 아니라 수도와 가스요금 역시 사용량을 측정하는 기기가 KRISS의 측정표준과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우리는 매달 의심할 필요 없이 이들 고지서에 나온 대로 요금을 지불하는 것이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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