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의 시작은 고객신뢰... 세계 1등 국민철도 자신있다

서비스의 시작은 고객신뢰... 세계 1등 국민철도 자신있다

■허준영 코레일 사장

  • 승인 2009-12-28 15:01
  • 신문게재 2009-11-12 9면
  • 대담=박종명.정리=배문숙.사진=손인중 기자대담=박종명.정리=배문숙.사진=손인중 기자
어릴적 꿈이었던 경찰청장을 이루고 이제는 철도경영자로 변신한 허준영(사진ㆍ57) 코레일(한국철도공사) 사장. 지난 3월 취임이후 허 사장의 꿈은 ’세계 1등 국민 철도의 CEO’가 되는 것이다.

이런 허 사장의 목표는 녹색 교통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는 철도의 르네상스를 맞아 서비스 품질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올리고 공기업답게 사회적 책임도 다하겠다는 의지이기도 하다.

취임 후 부산발 상행선 KTX 막차시간 연장, 자동개집표기 철거, 고객의 소리관련 임원 회의 개최 등 국민을 먼저 섬기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또 국내 4대 기업과 물류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 ’세계 1등 국민철도 비전’발표, 적극적인 해외사업 추진 등 철도의 신성장 동력을 이끌어내고 있다.

그는 직원들의 경조사를 꼬박꼬박 챙길 정도로 직원간의 소통과 유대감을 최우선으로 삼고 있지만 노조에서 무리한 요구나 불법ㆍ부당한 행위를 요구할 때는 결코 타협하지 않겠다는 강한 소신을 가지고 있다.

그는 녹색 물류의 중심에 서 있는 철도의 경영자답게 서류결제시 녹색펜을 사용, 작은 습관부터 ’저탄소 녹색 성장’에 맞춰 실행하는 ‘녹색 실천가’이기도 하다.

지난 9월 18일 ’110주년 철도의 날’을 맞아 이전한 독립사옥 집무실에서 앞으로 국가와 국민에게 받은 은혜를 갚겠다는 허사장을 만났다.<편집자주>


-지난 3월 취임식에서 `세계 일등 국민 철도를 만들어 코레일이 제2의 기적(汽笛)을 울리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취임이후 8개월 동안 어떤 신념을 갖고 무슨 일들을 추진했는지 설명해 달라.

▲취임 이후 재정립한 철도공사의 비전은 `세계 1등 국민철도'다. 누구든지 여행을 할 때 가장 먼저 철도를 떠올릴 수 있도록 온 국민에게 사랑받는 철도가 되겠다는 뜻이다. 나아가 안전과 서비스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려 사랑받고 신뢰받는 대한민국 대표 공기업, 국민기업 `코레일'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서비스의 시작은 고객 신뢰라고 생각한다.

지난 8월 비전 선포와 함께 서울역 등 전국 17개 KTX 정차역의 262대 자동개집표기를 철거했다. 국민을 더 믿고 더 소통해서 철도 고객을 왕으로 모시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봐달라. 같은 맥락에서 부산발 KTX 막차시간 연장과 부산발 월요일 KTX 첫차(4시30분) 신설은 가장 보람찬 일 가운데 하나다. 고객의 반응도 좋고, 연간 35억원의 추가 수익도 기대되고 있어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뒀다.

현재 철도공사에 올라오는 VOC는 연간 4만 건, 하루 100여 건에 이른다. 취임이후 `일일 고객의 소리(VOC)뉴스'를 발행, 이 가운데 문제가 되는 VOC는 개선과제로 선정해 임원회의 토론에 부치고 있다. 고객의 소리를 귀담아 듣고 국민불편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이다.

철도 선진화를 조기에 달성하기 위한 대규모 정원 감축과 2차례에 걸친 대대적인 인사혁신·조직개편 단행, 안전하고 정확하며 환경친화적인 철도를 홍보하기 위을 홍보대사 선정, 경북을 시작으로 전남·북, 경기도, 대전시 등 철도여행 활성화 MOU 체결도 계속되고 있다.


-최근 만성적자의 늪에서 벗어나 오는 2012년에는 매출액 5조 1000억원, 영업 흑자 1100억원 실현을 목표로 `세계 1등 국민 철도비전'을 발표했다. 흑자전환의 구체적인 방안을 설명해달라.

▲여객과 물류 등 철도운송사업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미래 한국철도를 먹여살릴 신성장동력은 녹색물류라고 생각한다. 이런 신념을 갖고 지난달 27일 삼성전자·현대자동차·포스코·LG전자 등 대기업과 철도물류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거점간 단순이동 물류가 아닌 제3자 물류·보관·유통 등 사업 다각화에 나설 계획이다. 오는 2012년까지 사업영역을 현재의 여객·물류·개발 등 철도 운송사업 중심에서 종합 생활서비스, 종합물류, 국내·외개발 등 연관사업까지 확장, 매출액 5조 1000억원, 영업흑자 1100억원 실현과 함께 글로벌 종합서비스기업으로 도약해 나갈 것이다.


-노조가 지난 5일과 6일 1차 파업을 갖고 2차 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노조와의 문제 실타래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말해 달라.

▲이제 노조도 변화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단적인 예로, 오래 전 법정 공휴일에서 빠진 한글날이 여전히 휴일인 곳은 철도공사뿐이다. 노사가 합의한 단체협약 때문이다. 아무리 노사가 합의한 단체협약이라 할지라도 사회적 통념에 합당해야 한다. 노조 전임자 문제도 그렇다. 정부 기준은 20명인데 철도공사는 61명이다. 정부 기준의 3배가 넘는 숫자다. 불합리한 것은 납득할 수 있는 수준으로 고쳐야 한다. 노조가 국민들의 박수를 받으려면 이제는 지난날의 잘못된 관행을 고치고 버려야 한다. .

사장인 나도 임금의 10%를 반납했고 임원들과 2급 이상 직원들도 5~3%의 임금을 자진 반납했다. 국가적으로 어렵고 국민들도 고통받고 있는 시기다. 노조가 먼저 임금을 반납하자고 나설 수는 없는지 아쉽다. 이에 공사는 어려운 경영상황을 고려하여 임금 동결을 제시해 놓은 상태다. 원칙을 벗어난 무리한 요구나 불법·부당한 행위와는 결코 타협하지 않을 것이다.


-국제철도연맹 아시아 의장에 당선된 것에 이어 지난 6월 해외철도사업 수주 공동 추진을 위한 코트라와 업무협력 체결 등으로 해외철도 사업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6개국어를 능통하게 구사하는 외교관 출신으로, 이 사업에 대한 자신감이 남다를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해외 철도사업에 계획이 있다면 무엇인가.

▲해외시장 진출은 철도의 또 다른 신성장 동력 요소다. 경기불황으로 수요 정체 등 국내 수요를 끌어올리기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해외시장 개척은 철도의 새로운 블루오션이 될 수 있다. 지난 5월 UIC 아시아의장에 취임, 카자흐스탄과의 MOU 체결, 리비아 철도사업 진출, 코트라와 해외 철도건설 수주 공동 추진 등은 이러한 맥락에서 추진한 것이다.

이러한 노력이 현재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이달에 대전에서 `고속철도 워크숍'과 `UIC 아시아총회'가 개최될 예정이어서 한국철도의 우수성을 다시 한번 회원국에게 널리 알릴 수 있게 된다. 적극적인 해외사업 추진을 위해 지난 8월 조직개편에서, 기존의 `국제협력팀'을 부사장 직속의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로 확대, 남북사업을 포함한 해외사업을 최전방에서 진두지휘하며 전담하도록 했다. 110년의 철도운영 경험과 성공적인 고속철도의 개통·운영 기술력을 수익원으로 연결시키겠다.


-철도는 전국 각지를 잇는 동맥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런 장점을 살려 `대전 우주열차 2009' `와인인삼트레인' 등 지역별 관광 상품과 연계한 테마 철도 관광 개발, 지역특산물 판매 유통을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동안의 성과는 어느 정도인가.

▲전국의 유명한 지역축제와 연계한 관광열차가 연중 운영되고 있다. 가을 단풍열차 등 계절별 열차상품 말고도 전국의 전통 재래시장으로 달리는 팔도농심열차가 운행중이다. 대전국제우주대회가 열렸던 지난달 25일까지 운행된 `대전 우주열차'는 KTX를 타고 과학기술도시 대전을 돌아보는 체험 관광열차다.

대덕특구를 탐방하는 `사이언스 체험열차'는 전국의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매주 화·수·목·금요일 상시적으로 운행되고 있다. 앞서 코레일은 지난 7월 대전시와 철도를 연계한 테마관광열차를 운행하는 MOU를 체결한 바 있다. 물론 과학기술도시 대전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기 위한 것이다. 이 달에는 `UIC 아시아총회'와 `고속철도 워크숍' 등 세계철도 행사가 대전에서 개최된다.

지난 5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국제철도연맹(UIC) 아시아총회에서 UIC 아시아의장에 당선되면서 결정된 사항인데, 한국철도의 우수성과 함께 세계에 대전을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외교관, 경찰청장, 정치인 등을 거쳐 공기업 CEO가 됐다. 어릴 적에 장래희망은 무엇이었는가. 그동안 살아오면서 가졌던 좌우명이 있다면 무엇인가.

▲외무부 사무관으로 공직을 시작해 어렸을 적 동경하던 경찰에 입문했으며 외교와 치안분야 30개 보직을 거쳐 경찰청장에 올랐다. 지금은 철도운영기관의 최고 경영자가 됐다. 경찰청장 시절,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경찰이 사랑받고 존중받는 사회가 선진국이고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가려면 경찰을 아껴야 한다는 소신을 밝히곤 했다. 이제는 국민들께서 철도를 아끼고 사랑해줄수록 선진국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국민들이 여행할 때 기차여행을 선택하도록 만들겠다.


-정부대전청사 입주기관으로 있다가 지난 9월 독립 사옥 시대를 열었다. 독립 사옥에서 근무하는 첫 수장이 된 소감은 어떤가. 그리고 CEO로서 갖는 철학과 비전을 말해달라.

▲철도의 메카가 될 철도 공동사옥 입주는 독자적인 신사옥 시대를 열었다는 연대기적 의미와 더불어 관청 체제를 마감하고 공기업으로 새롭게 출발한다는 상징적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철도의 굵직한 역사가 써지는 현장의 중심에서 철도운영의 책임자로 일할 수 있어서 행복하고 보람차다. `저탄소 녹색성장'의 흐름을 타고 지금 세계적으로 철도가 각광받고 있다. 가장 대표적 녹색교통수단이 철도이기 때문이다.

취임 이후 새로 정립한 비전도 시대적 흐름에 맞춰 최상의 철도서비스를 제공하는 `세계1등 국민철도'로 정했다. 늘 가지고 다니는 명함에도 `세계1등 국민철도'라는 문구를 써넣고 다닌다. 국민들이 불편해하는 모든 것을 하나하나 고치겠다. 이러한 고객감동 서비스들이 하나하나 쌓인다면 국민에게 사랑받고 환호받는 그야말로 국민철도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나의 꿈은 `세계 1등 국민 철도의 CEO'가 되는 것이다. 지난 8월 발표한 `세계 1등 국민철도' 라는 철도 비전 아래 직원들과 녹색물류 활성화에 앞장서고 국민들에게 최고의 여행문화를 제공하는데 나의 열정을 바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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