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여 만에 고향으로 돌아왔는데.
▲고향에 돌아와 마음이 편안하고 기쁘다. 하지만 도민을 위해 봉사하는 공직자 신분으로서는 제 고향이라고 편애할 수는 없다. 이 때문에 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지금은 민선4기 마무리와 민선5기 출범을 준비하는 매우 중요한 때다. 특히 충남은 `충남 2020 비전과 전략'을 마련하며 새로운 10년을 준비하고 있다. 지사님을 모시고 전 직원과 함께 생산적인 도정, 현장중심의 행정을 펼쳐 충남의 발전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
-대한민국의 미래인 행복도시가 위기다. 행정도시 건설청 주민지원본부장을 역임한 바 있어 심정이 남다를 것 같은데.
▲아직까지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은 변한 것이 없다. 여기저기서 다양한 이야기가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그것에 대한 실체나 구체적인 안은 나오고 있지 않다. 지금 시점에서는 확인과 검증이 안 된 소문에 귀 기울이기보다는 차분한 마음으로 지켜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문제는 우리 충남의 입장에서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 지금까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사께서 할 수 있는 모든 일은 다 했다고 본다.
-행정기관 입장에선 어려움이 있겠지만 대안이 제시된 뒤에는 적절한 대응이 나오기 어렵지 않나. 원론적인 이야기보다 적극적인 행동이 필요한 시기 아닌가.
▲충남도가 보다 강력하게 입장을 표명하라는 주문을 많이 받고 있다. 이 문제로 항상 토론하며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하지만 말씀드렸듯이 아직 정부에서 수정이나 대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이 없다. 현재 정부는 원안 추진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일부에서 반대 목소리를 내는 것인데 도가 이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지역 이기주의라는 비판을 받는 등 반대를 위한 반대로 비춰질 수 있다. 때문에 상황을 예의 주시하며 구체적인 안이 나오면 적극적이고 확실하게 대응해 나갈 방침이다.
-민선 4기 시작과 끝을 함께 하게 됐다. 내외부에서 지켜본 민선 4기의 모습을 평가한다면
▲제가 도정을 평가한다는 말은 모순된 것 같다. 대신 잠시 도정을 떠나있는 동안 느낀 점을 말씀드리겠다. 지난 2006년 충남도 기획실장을 끝으로 충남을 잠시 떠나있었다. 몸은 멀리 있었지만 마음은 항상 고향에 두고 충남도가 도약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충남은 사상 최악의 기름유출사고 악몽을 극복해 냈고 성공 여부가 불투명했던 안면도 국제꽃박람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는 등 많은 성과를 거뒀다. 또 민선4기 출범이후 전국에서 가장 많은 52억 달러의 외자를 유치하는 놀라운 성과를 기록했다. 이런 저력은 이완구 도지사를 비롯한 200만 도민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외자유치와 기업이전 등으로 외형적 성장은 이룬 듯 하지만 서북부에 치우친 경향이 있다. 충남 지역 내에서도 균형발전이 필요해 보이는데.
▲충남은 적극적인 외자 및 기업 유치로 GRDP 성장률 등에 있어 전국 1위의 고도성장을 이뤘다. 그 결과 경부축을 중심으로 한 북부권과 황해권 개발을 통한 서북부권은 지속적인 산업성장을 이뤄냈다. 이에 비해 서남부 지역은 상대적으로 낮은 성장으로 지역발전 격차가 발생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같은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해 도내를 4대 권역별로 나눠 성장거점을 확보해 지역별 특색에 맞는 산업 육성을 추진할 계획이다. 동(東)으로는 행정중심복합도시, 서(西)로는 도청신도시 및 태안기업도시, 남(南)으로는 국방과학클러스터 및 백제역사 재현단지, 북(北)으로는 황해경제자유구역 및 아산신도시 건설 등 권역별 성장동력과 연계 균형발전 전략을 마련해 놓고 있다. 특히 전국 최초로 `지역균형발전지원 조례'를 제정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시군의 성장동력 사업에 대한 집중적인 지원 제도의 틀을 갖춰놓고 있다.
▲시군 통합에 있어 도가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이 제도상 마련돼 있지 않다. 시군에서 접수된 통합 건의서를 전달한 역할 밖에 없다. 행안부의 절차적 측면에서도 도를 배제했다. 그러나 절차상 문제점을 인식하고 구두상으로 문제가 있을 경우 제기 하고 있다. 다만 행정구역 개편 필요성이야 누구나 공감하는 만큼 이번 기회를 통해 생활 권역별로 같은 지역끼리 합쳐서 하면 어떨까 하는 대화 토론의 장이 마련됐다고 생각한다. 이번 기회에 기초단체 행정구역이 과연 합리적인가 지역민들이 대화하고 토론하는데 의미를 두고 2014년 행정구역 통폐합이 본격화될 때를 대비하는 기회로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
-민선 4기를 시작하기 전 주민 공감을 이끌어내는 행정혁신을 강조한 바 있다. 현재 행정서비스가 주민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다고 보는가.
▲민선4기 출범과 함께 도정 성과를 높이면서 고품질의 행정서비스 제공을 위해 다양한 도민 의견을 수렴하고 불합리한 제도를 개선하는 등의 시책을 펼쳐 오고 있다. 특히 인사제청권 등 도지사의 권한을 실ㆍ국ㆍ원장에게 위임하고 있다. 이들 실ㆍ국ㆍ원장은 자율과 책임에 따라 업무를 추진하고 그 결과를 평가받는 실ㆍ국ㆍ원장 책임경영제를 전국최초로 도입, 시행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조직원들에게 의식적으로나 행태적으로 적절한 부담과 경쟁이 유도되는 등 바람직한 조직문화가 형성됐다고 본다. 어촌 방과 후 영어학교 전국확산, 기업규제 특례법 제정 등 창의적인 업무 시책은 우리도에서 우선 실시하며 중앙정책을 선도하는 성과를 거뒀다. 또 고객만족도 조사결과에서도 지난 2006년 72.1점에서 2007년도 78.6점, 2008년도 81.5점으로 상향되는 등 매년 도정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직 분위기가 벌써부터 술렁이고 있다는 지적도 있는데.
▲선거철이 임박해오면 행정에 많은 제약이 따르는 것이 사실이지만 지난 2006년 기획관리실장 당시 선거를 경험해보니 생각보다 공무원들이 잘 대처하고 있었다. 공무원으로서 제 역할만 하면 된다. 하지만 광역자치단체와는 달리 일선 시군은 물의가 빚어지는 경우도 있어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공직기강 감찰팀을 운영해 업무를 해태하거나 선거 중립을 위반하는 사례가 발견될 경우 관련자를 처벌할 계획이다. 또 도 선관위와 합동으로 시·군 순회 교육을 실시해 공직자의 선거개입을 사전에 차단하고 공직자들이 선거에 중립을 지키면서 영향받지 않고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도록 방안을 마련하겠다.
-앞으로의 계획은.
▲충남을 떠나 있는 3년동안 충남 행정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 같다. 충남도에는 3무(無)가 있다. 의전부서 및 형식적 의전을 폐지한 무의전, 회의 또는 각종행사시 인사말씀 자료를 준비하지 않는 무자료, 의전적 수행을 없애고 일에 전념하는 무수행이 그것이다. 격식과 관행을 타파하고 내실 위주의 행정으로 변화한 것으로 매우 바람직하다고 본다. 지금의 위치가 특별한 계획을 말할 수 있는 자리는 아니지만 여기에 한 가지 더 보태고 싶은 것이 있다. 불필요한 일을 버리는 것이다. 별다른 효과가 없는 일, 스스로 절차에 얽매이는 일 등을 과감하게 정리해 불필요한 일은 버리고 생산적인 일에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싶다. 무엇보다 현재 추진하고 있는 도정의 현안들이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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