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미술이 주권 침탈을 당한 것과 같다.”
15일 오후 시립미술관에서는 좀처럼 큰 소리를 내지 않는 지역 미술인들이 듣기조차 민망한 소리로 지자체의 미술 행정을 질타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 박은희 문화교육팀 |
깨지기 쉬운 작품 앞에 의자가 수북이 쌓이고, 벽에 걸린 작품은 먼지가 펄펄 나는 환경에 그대로 노출 됐다. 결국 미술관측은 전 작품을 철수, 일시 전시 중단을 선언했다.
현재 진행 중인 전시는 대전미술계의 초석이 된 이동훈 작가의 뜻을 기르고자 만든 이동훈 미술상 수상자의 전시로 지역 미술에서는 매우 의미깊은 전시다.
그런 만큼 지역 미술을 아끼는 지역 미술인들은 이런 상황 자체가 이해될 리 없다. 지역 미술인들은 이날의 상황을 지켜보며 지역 미술을 바라보는 지자체의 문화 마인드가`무개념'이라며 크게 질타했다.
이에 지자체는 행사 주최측과 시립미술관의 관계로 미술관이 사업소라 하지만 소소한 일까지는 정확히 모른다는 반응이다. 더욱이 행사 주최측은 참석자들에게 지역 문화를 소개하는 일원으로 미술관에서 만찬을 진행한 거라며 본래 취지를 알아달라고 항변했다.
전시실에 연회장이 마련됐으니 예정대로 저녁 만찬은 이뤄질 것이다. 하지만 작품 훼손을 우려해 이미 작품은 수장고로 들어간 만큼 주최측이 말하는 본래 취지가 살려질지는 의문이다.
한 끼 식사로 인한 문제로 보기엔 문제의 파장이 적지 않을 것 같다. 진정으로 지역 미술을 바라보는 지자체의 행동이 요구되는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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