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기인대회와 창립총회를 한 날 오후에 몰아서 해결한 탓인지 이사선임과정에 대한 불만과 불신은 급기야 이사회를 새로 구성해야 한다는 주장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 강순욱 기자 |
이사 추천을 위한 설립위원회를 구성했다고 하지만 자신이 설립위원인지도 모르는 설립위원이 있다는 사실은 무엇을 의미할까? 역할도 없었던 설립위원회의 추천을 받은 탓인지 이사회도 이렇다 할 힘을 얻지 못하는 모습이다.
누가 보아도 `민간주도'라는 취지가 무색한데 당시 창립총회에 참석한 이사들은 그런 요식행위에도 아무런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 설립위원 명단에 현 시장이 포함됐기 때문은 아니었길 진심으로 바랄 뿐이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일부 문화예술인들이 이런 문제들에 대해 진심어린 걱정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첫 단추가 잘 못 꿰어졌으니 제대로 꿰고 시작하자며 지금이라도 이사회 구성을 다시 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지만 대전시는 아직 그럴 마음이 없는 것 같다. 이런 주장에 대한 대전시의 입장을 듣기 위해 관계자에게 전화를 걸어 “이사회를 다시 구성하자는 여론이 있다”고 하자 담당자는 대뜸 “그럼 누구를 넣어야 할까요?”라고 반문했다.
물론 본 기자에게 물은 것은 아닐 테지만 이 말은 대전시가 말 많은 이사회 구성 문제를 아직도 `스스로' 해결하려하는 것 같아서 큰 씁쓸함으로 다가왔다. 스스로 해결해서 문제가 생긴 것이다. 민간에 묻는다면 하등 문제될 것이 없다. 문화재단의 가장 큰 의미가 바로 `민간 주도'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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