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교육과학기술부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의뢰해 조사한 `2008년 우주산업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07년 현재 국내 기업·연구기관·대학에 종사하는 우주분야 인력은 총 2705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인력 수가 우주 선진국인 미국 등에 비해 양적으로 크게 부족하다는 점이다. 실제로 미국은 항공우주국(NASA) 연구인력만 1만8700여명에 달하고, 독일의 항공우주연구개발기구(DLR)는 6000명, 프랑스 우주청(CNES)은 2400여명의 연구인력을 각각 보유했다. 일본 역시 항공우주연구개발기구(JAXA)의 연구개발 인력만 1650여명이나 된다.
우리나라는 전체 인력 중 55%를 차지하는 산업체의 제조인력(1621명)을 빼고 나면 대학(367명)과 연구기관(717명) 등에 근무하는 순수한 연구인력은 1000여명 수준에 불과하다. 국내 대표적인 연구기관으로 꼽히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전체 인력은 고작 670명밖에 되지 않는다. 더욱이 로켓과 관련한 인력은 전체 연구인력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200여명에 그쳤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 관계자는 “우주 강국인 러시아는 엔진개발, 실험전문, 발사체, 로켓설계 등 분야별로 독립된 연구소를 갖고 있으며 전문 과학기술자 인력도 상당하다”며 “반면에 우리나라는 10~20명으로 구성된 연구팀이 각 분야를 담당할 만큼 수적으로 절대적인 열세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우주 선진국에 진입하기 위해 과학기술자의 양적 확대가 시급하다고 주장한다. 특히 우수한 핵심 인력이 적어도 1000여명 이상은 돼야 한다는 견해다. 이창진 한국연구재단 국책연구본부 우주단장은 “국내 우주 과학기술 전문가는 선진국에 비해 크게 부족한 상황이다. 순수하게 핵심 인력으로 꼽을 수 있는 인력은 500여명도 채 되지 않는데, 이를 1000여명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적어도 10여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최근 항공우주 기술자립에 초점을 맞춘 `우주개발진흥 기본계획'을 마련하고, 오는 2016년까지 위성체, 발사체 및 우주센터, 기초연구개발 및 우주활용 등 3개 부문에 총 3600여명의 연구인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 규모도 선진국에 비해 부족한데다 인력 양성에 필요한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아 목표치를 맞출 수 있을지 의문시된다. 대학 신설은커녕 공기업 현신 등 연구기관의 인력 구조조정이 이뤄지는 상황에서 관련 연구기관의 인력 확충이 쉽지 않다.
항공우주 한 전문가는 “일본은 지난 20~30년간 국가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우주 과학기술자를 양성해왔다”며 “우리나라 역시 국가적으로 공감대를 형성해 우주 인력 양성에 적극 나서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또 “연구인력의 양적 확대에 못지않게 늘어난 인력을 산업체에서 제대로 흡수할 수 있는 체계가 뒷받침돼야 한다”며 “산학연 간 유기적인 선순환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배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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