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만드는 조폐公은 옛말... 글로벌 지식창조 기업으로 비상

'돈' 만드는 조폐公은 옛말... 글로벌 지식창조 기업으로 비상

[중도초대석]전용학 조폐공사 사장

  • 승인 2009-08-19 18:30
  • 신문게재 2009-08-20 9면
  • 대담=백운석.정리=박태구.사진=손인중 기자대담=백운석.정리=박태구.사진=손인중 기자
‘화폐 제조 기술과 전자신분증(e-ID) 사업 중심의 공공보안 기술 확보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습니다.’

지난 6일로 취임 1년을 맞은 전용학 조폐공사 사장은 향후 공사의 운영방향을 이 같이 밝혔다.

국내 유일의 화폐제조 공기업인 한국조폐공사가 ‘글로벌 지식창조형 기업’으로 발돋움 하고 있다. 조폐공사는 특허전쟁시대에 대비 특허포트폴리오 구성을 통해 원천기술과 길목특허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조폐공사는 올해 처음으로 발간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가 ‘2009 UN우수보고서’로 선정되는 등 활발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정치인에서 공기업 사장으로 화려하게 변신한 전용학 조폐공사 사장을 만나 조폐공사의 비전과 목표를 들어보았다. <편집자 주>


- 조폐공사 사장으로 취임한 지 1년을 맞게 됐는데, 소감과 성과가 있다면.

▲취임 당시만 해도 외환위기의 여파로 경영여건이 어려운 가운데 5만원권 사업과 공기업 경영효율화 방안 등 경영현안이 산적해 있었다. 지난 1년 동안 우리공사는 5만원권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안정된 노사관계 속에서 난해한 정부 정책도 무리 없이 이행해 냈다. 그 점을 높이 평가받아 경영실적 평가에서 공기업 B군 10개 기관 중 기관은 2위, 기관장은 1위를 해 큰 보람을 느낀다.

직원들이 보안제품을 만들다 보니 다소 경직돼 있는 부분이 있다. 지식창조형 기업으로 도약을 위해서는 직원들의 조직문화 유연화가 절실했는데, 이를 추진해 조직문화의 많은 변화를 얻었다. 어려운 가운데서도 믿고 따라준 직원들과 주위에서 도와준 많은 분들께 감사드린다.


- 화폐사업 이 외에 어떤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나.

▲일반 국민들은 흔히 조폐공사하면 돈을 떠올리며, 지폐와 동전만을 생산하는 공기업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전통적인 보안제품 외에 국가적 신분증인 주민등록증·운전면허증 및 여권까지도 생산하고 있다.

주민등록증과 여권은 단순히 제조뿐만 아니라 정부를 대신하여 발급까지도 담당하고 있는데 발급에서 직접 국민들에게 공급까지 맡고 있다.

특히 여권의 경우에는 미국과의 비자면제협정에 따라 최근에는 IC칩이 들어간 전자여권(e-ID)을 생산·공급해 공사의 ID분야 기술력을 과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5만원권 발행에 맞춰 위폐를 찾아내는 진위식별기를 개발해 출시했다.


- 5만원권이 발행됐지만 아직 수요가 예상만큼 늘지 않고 있는데, 향후 전망을 어떻게 보는가.

▲5만원권 발행량이 지난 7월 31일까지 전체 지폐발행량의 약 14% 수준인 8460만 장이 시중에 발행 됐는데, 이 정도의 발행량이면 경제활동을 하는 국민 1인당 3~4장은 지니고 있을 물량이다. 아직 발행초기라 그런지 유통수요가 예상보다 저조한 실정이다.

이는 국민들이 5만원권 사용에 익숙하지 않을 수 있고, 처음 나온 고액신권이라 보관하고 있는 물량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위기 상황도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고 할 수 없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5만원권의 유통량이 증가할 것으로 본다.


- 5만원권 발행이후 10만원권 등 수표발행에 대한 변동은 있는지.

▲고액권 발행의 주된 목적중의 하나가 유통비용이 큰 수표 사용을 정책적으로 감소시켜 보자는 취지도 컸다. 현재 금융권에서 실제로 수표취급 변동 상황은 정확하게 알 수 없으나 수표생산 주문량이 다소 감소되지 않았을까 싶다. 하지만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는 감소 폭이 크지 않다. 5만원권 유통량이 아직 많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 5만원권에 첨단위조방지기술이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 그 기술과 전 세계에서의 위치는.

▲선진국 조폐기관들은 대부분 인쇄시설 중심으로 운영하고, 인쇄용지와 잉크는 민간 기업에서 구입해 인쇄만 하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반면, 조폐공사는 자체 기술연구원 운영을 통해 주요 보안요소를 자체 개발해 사용하기 때문에 기술자립도가 높고, 다른 나라에 비해 기술수준이 우위에 있다.

특히 이번에 발행된 5만원권에는 유로화 보다 위·변조 방지장치가 1종이 더 많은 22종이 적용됐다. 이중에도 조폐공사에서 자체 개발한 첨단 비공개 요소가 적용됐는데, 5만원권 발행을 계기로 우리의 기술력이 세계에 널리 알려 질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5만원권 잔돈 거슬러 주는 문제로 언론에서 2만원, 2만 5000원권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현재 5만원권 유통이 원활하지 않은 이유가 거스름돈 문제 때문인 것으로 일부 언론에서 보도되고 있다. 5만원권이 발행된지 이제 두 달이 채 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이런 논의가 나오는 것은 다소 성급하다는 생각이 든다.

현재 정부나 발권당국으로부터 2만원권이나 2만 5000원권 발행에 대한 어떠한 요청도 없다.

하지만, 미국과 일본 등 선진 국가에서는 중간단위 권종을 발행해 사용하고 있어 향후 우리나라의 화폐단위의 변경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 특허포트폴리오 구축 사업에 심혈을 기울여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떤 내용인가.

▲세계 각국의 기업들은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하루 하루 특허전쟁 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원천기술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조폐공사는 ‘글로벌 지식창조형 기업’이라는 비전에서도 보듯이 전문 연구인력 확충 및 R&D 투자를 크게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특허청의 지도로 특허포트폴리오 구성을 통해서 원천기술, 길목특허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의 효율을 높이고 있다.


- 올해 처음으로 발간한 지속가능보고서가 ‘2009 UN우수보고서’에 선정됐다고 들었다. 이 보고서의 내용과 선정에 어떤 의미가 있나.

▲‘지속가능경영보고서’는 기업이 경제적, 사회적, 환경적 책임을 다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수행하는 다양한 경영활동의 성과를 담아낸 보고서라고 할 수 있다. 조폐공사가 올해 처음으로 발간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가 2009 UN우수보고서로 선정됐다. UN의 심사기준은 보고서가 담고 있는 정보의 ‘질과 깊이’에 주안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처음으로 발간한 보고서가 국제적으로 우수성을 인정받으니 사장으로서 매우 기쁘다. 더구나 2009년 우수보고서로 선정된 기업이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 우리 공사가 유일하다고 하니 더욱 뿌듯한 마음이다.


- 미국 LA에서 열린 주화책임자회의(MDC)에 다녀왔는데, 주화책임자회의란 어떤 회의인가.

▲세계주화책임자회의(MDC ; Mint Directors Conference)는 전 세계 48개 조폐기관들이 모여 주화와 관련한 기술, 경제, 경영 등 관련 정보를 교류하면서 이 분야에 관한 공동연구 및 공통적 해결방안을 강구하고, 새로운 지불수단으로서의 역할을 포함한 주화 관련 연구 촉진을 목적으로 1962년에 설립된 회의체이다.

회의는 개최국을 바꿔가며 격년제로 연다. 조폐공사는 1986년 제14차 캐나다 오타와 회의에서 정회원으로 가입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조폐공사는 2008년도에 제25차 회의를 2002년 일본에 이어 아시아에서는 두 번째로 우리나라에서 개최한바 있다.

이번 LA에서 열린 MDC는 우리나라가 의장국 자격으로 회의를 주재했다. 전 세계의 조폐기관 CEO들이 모인 회의체에서 의장국의 역할을 수행했다는 것은 그 만큼 우리공사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장께서는 과거 기자로 방송앵커로 명성이 높았다. 당시 잊지 못할 에피소드가 있을 것 같은데.

▲언론에 몸담아 있던 때가 80년대라서 시대적으로 잊지 못할 추억과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많지만 지면에 담기는 적절치 않은 것 같다. 다만, 젊은 시절 기자로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바쁘게 뛰어다니면서 열정적으로 일한 것이 좋은 경험이 되었고, 나름대로 세상을 보는 안목과 통찰력을 갖게 됐다.

특히, 정치인으로 공기업 CEO로 살아오는데 큰 밑거름이 되었던 것 같다.


- 마지막으로 지역 언론이나 지역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국민에게 공기업에 대한 변화의 기대가 그 어느 때 보다도 크다는 것을 우리공사 1500여 임직원들은 잘 알고 있다. 그에 부응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지난 1년 동안 조폐공사는 새 은행권 교체 사업, 전자여권 제조 및 발급사업과 5만원권 사업 등 연이은 국책사업의 성공적인 수행은 물론, 안정된 노사관계 속에서 인력감축, 전직원 임금반납을 비롯한 정부의 공기업 경영효율화 정책을 선도적으로 이행했다.

이 지역에 본사를 두고 있는 한국조폐공사는 앞으로도 지역사회 발전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그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국가와 국민에게 봉사하고 희망을 주는 모범 공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조폐공사가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도록 지역 언론과 대전 시민들께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

※ 전용학(56) 조폐공사 사장은 누구?
▲1952년 충남 아산 출생
▲서울대학교 법학과 졸업
▲MBC 정치부 기자
▲SBS 정치ㆍ경제부장 청와대출입기자, 정치부장, SBS뉴스앵커ㆍ부국장
▲제16대 국회의원(교육·행정자치위원)
▲새천년민주당 홍보위원장, 대변인
▲한나라당 천안(갑)위원장 총재특보
▲워싱턴 조지타운대 객원연구원
▲한나라당 천안(갑)당협위원장,제2사무부총장
▲이명박경선후보 충남본부장
▲제17대 대통령선거 충남대책본부장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자문위원
▲한나라당 제18대 총선후보(천안갑)
▲ 현 한국조폐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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