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유료로 운영되던 독립기념관을 지난해부터 무료입장으로 전환하고 새로운 전시관의 정비로 더욱 많은 볼거리가 생겼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아시다시피 독립기념관은 전 국민적 성금으로 건립됐다. 따라서 무료입장은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국민적 환영을 받았다.
무료개방 이전 독립기념관의 연간 관람객은 100만 명 선이었다. 하지만, 이후 연간 관람객이 120만 명으로 늘었다. 올해도 이 같은 관람객을 유지할 것으로 본다. 물론 개관 당시의 열화와 같은 국민관심으로 몰린 것에 비교하면 적지만 지방에 소재하는 기념관으로선 최고의 관람객 수다.
관람객 증대는 독립기념관이 역사교육의 장으로서 역할을 확대하는 것으로 더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위해 2006년부터 추진된 운영활성화 사업인 전시관 전면교체와 편의시설 확충, 다양한 문화예술행사 개최, 수려한 자연환경 홍보 등을 전개하는 등 많은 개선과 노력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내부변화와 노력도 중요하지만, 외부적 환경요인인 대중교통의 접근성 개선 또한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일례로 천안역까지 운행되고 있는 수도권 전철을 독립기념관까지 연장 운행한다면 전국에서 많은 국민이 보다 편리하게 찾아올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요즘과 같은 고유가 시대에는 대중교통 개선문제가 시급하다.
-범국민역자자료기증운동을 주도하시는데.
▲독립기념관의 주요 사업 가운데 하나는 우리 선열들의 피 흘려 투쟁한 독립운동의 기록을 수집하고, 그것을 잘 정리해 국민에게 보여주는 일이다. 따라서 아직 묻혀 있거나 멸실돼가는 자료를 발굴해 보존하고, 나아가 그러한 자료를 통해 우리 역사를 바로 알리고, 주변국의 역사왜곡과 영토도발로부터 우리의 역사와 주권을 지키고자 지난 3월부터 범국민 역사자료 기증운동을 펼치게 됐다.
8월 현재 42명의 독립운동가 후손 또는 관련인사들로부터 2737점의 새로운 독립운동 관련 자료를 기증받는 예상 밖의 성과를 올렸다. 지난 3월 7일 처음으로 7건의 독립운동 관련 자료를 맡겨왔고 이후 가속도가 붙어 물밀듯이 들어왔다.
이 가운데 1919년 상해임시정부 임시의정원 의원을 지낸 여운형 선생이 지인에게 보낸 `分則倒合必立(분즉도합필립·나뉘면 넘어지고 합하면 반드시 일어선다)'이란 친필유묵이 눈에 띈다. 1907년 고종의 거의밀서(擧義密書)를 받아 경기의병을 주도하고 1908년 4월에는 연합의병을 주도하다 일제군인에 체포돼 교수형으로 순국한 허위 선생 간찰, 나라 잃은 울분을 참지 못해 1910년 9월 스스로 목숨을 끊은 애국지사 정재건 선생의 유품 등도 있었다.
우선 15일까지 1차 자료수집을 마감하고 운동기간을 연장하거나 2차 기증운동을 펼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물론 `자료기증자 예우 전시공간'을 따로 마련하는 등 기증자 예우에 특별히 신경을 쓸 방침이다.
- 해외독립운동유적의 발굴은.
▲중도일보가 최근까지 연재한 특별기획 대한민국임시정부수립 90주년 `승리의 길을 가다'를 감동 있게 봤다. 기사에서 지적하듯 해외 독립운동유적의 상당수가 훼손되거나 사라져가는 것이 사실이다. 독립기념관은 보훈처와 2007년부터 5개년에 걸친 실태조사를 벌이고 있다. 지난해까지 중국과 러시아 연해주, 중앙아시아 등 70여 개 지역에 대한 조사를 마치고 보존과 전시지원에 나서고 있다. 올해도 관련예산 6억5000만원을 세워 조사와 전시지원사업을 벌일 계획이다.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있던 중국에는 더욱 많은 노력과 예산의 투입이 필요하다. 하지만, 중국과의 관계에서 일부 문제가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 때문에 독립기념관은 중국 내 유적에 대해 사적으로 지정되도록 각별한 노력을 벌이고 있다.
특히 가장 가슴 아픈 것은 충칭의 화상산 한인묘지다. 지난 4월13일 충칭에서 임시정부수립 90주년 기념 심포지엄이 있었는데 당시 화상산을 둘러보고 중도일보의 기사처럼 쓰레기장으로 변한 사실에 참담한 마음을 가눌 길이 없었다. 해방 이후 중국과 외교단절로 애국지사를 모시지 못하는 사이 1986년 모두 철거됐다고 들었다. 우선 기초조사를 통해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는 한편 후속조치를 마련 중이다. 이를 위해 충칭 임시정부기념관 관장과 협의를 하고 있다. 광복군 사령부였던 `미원'자리에 대해서는 지방정부와 협의해 사적지정을 추진 중이다.
-독립운동사연구소에 대한 지원대책은.
▲독립기념관은 우리나라 유일의 한국독립운동사 연구소를 보유하고 있다. 연구소에는 우리나라 근ㆍ현대사 및 독립운동사를 전공한 연구위원 9명이 각자 전문분야에 대한 연구를 벌이고 있다. 관장으로서 우리 연구소가 세계적으로 커 나가길 희망하며 전폭적인 지원을 다짐한다.
문제는 인력과 예산이다. 독립기념관은 단순히 전시기능만을 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정부가 나서 독립기념관에 대해 인식을 새롭게 하고 예산과 인력지원을 뒷받침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독립기념관도 경영평가 대상에서 예외가 아닌 이상 조직은 이를 무시하기 어렵다. 경영평가의 핵심은 효율적인 조직운영인데 연구소 조직을 확대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대신 프로젝트 운영에 희망을 걸고 있다. 각종 프로젝트를 기획해 관련 예산을 확보하는 방법이다. 부족한 인력확보를 위해 외부기관과의 공동연구도 하나의 방법이다.
독립운동사연구소가 주변국들에 대한 우리의 논리 개발을 위한 연구소로 키워야 한다. 현재도 우리와 일본, 중국은 눈에 보이지 않는 역사전쟁을 하고 있다. 중국의 동북공정과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 독도 도발 등이 그 예다. 언론을 통해 많이 알려졌다시피 세계의 지도에서 점차 독도가 사라져 가고 있다. 일본은 치밀하게 세계에 독도가 자국의 영토라는 점을 홍보하고 있고, 역사교과서 왜곡을 통해 자신들의 잘못을 합리화 시키고 있다. 중국 역시 이른바 동북공정으로 우리의 역사를 자신들의 변방역사로 둔갑시키려 하고 있다.
일본의 독도 도발과 역사왜곡, 중국의 동북공정 등 역사분쟁이 있을 때마다 우리는 그것에 대해 분개하고 항의하지만, 실질적으로 그 배경이 되는 역사적 지식이나 관심은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것 같다. 우선은 역사적으로 우리 역사였다는 자료를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다. 역사적 증거자료를 발굴하고 연구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우리 민족의 고토였다는 사실을 적극적으로 입증해 나가야 한다. 우리 국민과 청소년들의 올바른 역사의식 함양을 위해 더 많은 국민이 독립기념관을 찾아 나라 사랑 정신을 느끼고 우리 역사에 대해 바로 알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 지난해는 8·15때 건국절 파동이 있었는데.
▲지난해 8·15를 앞두고 건국절 논란이 있었지만, 대한민국은 헌법 전문에 나와 있듯이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성을 이어받았다. 그렇다면, 현 대한민국은 90년 전에 상해에서 태어난 대한민국임시정부에 법통성을 잇는 바로 그 대한민국이다. 임시정부는 독립운동의 체계화와 구심점, 지속성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국호와 민주 공화제라는 정체성을 분명히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도 이 논란에 대해 지난 4월13일 임시정부수립기념식을 통해 대한민국의 뿌리가 임시정부에 있고 우리 헌법을 통해 정통성을 이어가고 있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대한민국 건국의 뿌리는 1919년으로 더는 논란의 여지는 없다고 본다. 더욱이 남북이 대치하는 상황에서 임시정부의 법통성을 잇는 것은 체제의 정통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반민족친일행위에 대한 문제 역시 역사적 진실규명이 우선이다. 이후에 용서와 화해가 뒤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 제64주년 광복절을 맞아 국민에게 한 말씀.
▲우선 독립기념관은 광복절에 앞서 13일에 무장투쟁이 활발했던 1920년을 전후한 시기부터 광복 직전까지 우리 민족의 무장 항일투쟁을 보여주는 나라 되찾기관(옛 독립전쟁관)을 재개관한다. 새롭게 국민 여러분에게 선보일 전시관은 모형과 영상, 음향 등 체험적인 전시연출 기법을 대폭 도입해 그날의 역사현장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도록 하여 역사이해도 향상은 물론 특히 청소년들에게 많은 관심과 호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
광복절 당일에는 제7전시관 특별기획전시실에서 독립운동가의 생활유품 특별기획전이 열린다. 이번 전시는 독립운동가들이 사용했던 유품을 전시하는 것으로 김구 선생의 인장을 비롯해 안창호 선생의 돼지 저금통과 김창숙 선생의 담뱃대, 이자해 선생의 체온계 등이 선보인다. 또한, 충남도가 주관하는 광복절 경축식과 함께 반딧불 가족음악회와 태극기 바람개비 만들기, 역사 속 태극기 만들기 등 다양한 공연과 체험행사도 함께 한다.
오늘날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이 지금과 같은 번영과 민주화를 이루는 데는 고난의 독립운동 역사가 큰 밑거름이 됐다. 외세로부터 주권을 지키고자 또 빼앗긴 주권을 되찾아 자주독립 국가를 세우고자 목숨을 바친 애국선열의 뜻을 광복절 같은 날만이라도 독립기념관을 찾아 가슴 깊이 다시 한 번 되새겨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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