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우리나라는 1992년부터 과학위성인 우리별 1~3호, 실용위성 아리랑 1~2호, 통신위성 무궁화 1~5호를 쏘아올렸지만 외국 발사장과 발사체를 빌려 사용하는 바람에 ‘반쪽짜리 우주개발 기술’이란 지적을 받아왔다. 하지만 올 초 나로우주센터를 완공, 세계에서 13번째로 발사장을 갖고 스페이스 클럽 10번째 국가 진입을 위해 러시아와 공동협력해 개발한 나로호 발사를 기다리고 있다.
1957년 구 소련이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호 발사에 성공하자, 마음이 급한 미국은 두 달 후인 1957년 12월 6일 미국 최초 위성발사체인 뱅가드 로켓을 쏘아올렸지만 발사 2초 만에 1단 로켓이 발사대에 주저앉으며 폭발했다.
뱅가드 로켓으로 위성발사가 성공한 것은 57년의 처참한 실패 다음해가 되어서야 익스플로러호 발사로 마침내 성공했다. 우주개발강국 러시아도 로켓 발사 실패의 쓴맛을 봤다. 2002년 소유스 11A511U 로켓은 연료펌프 시스템의 과산화수소 라인 오염으로 엔진이 터지면서 발사 29초 만에 폭발해 발사체가 발사장 주변에 추락하면서 폭발 잔해에 의해 주변을 경계하고 있던 군인 한 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유럽 역시 로켓 발사 실패의 쓴맛을 보기도 했다.
1968년 영국에서 만든 1단 엔진, 프랑스에서 만든 2단 엔진, 독일에서 만든 3단 엔진을 사용한 다국적 로켓인 `유로파`는 1968년 첫 위성발사 시험을 시작으로 1971년 영국이 유로파 프로젝트 참가 중단을 선언할 때까지 부분적 발사시험을 포함해 총 11번의 발사가 이뤄졌는데 이 중 7번 실패했다. 신흥 우주강국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도 초창기에 연속적으로 로켓 발사에 실패했다.
▲복잡한 로켓 구조가 실패의 원인 = 그동안 로켓 첫 비행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은 추진시스템의 오류 때문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액체 엔진 및 고체 모터, 추력기, 동력장치, 연소실, 노즐 및 노즐 밸브, 연료 및 산화제, 터보펌프, 점화장치, 연소실 내부의 단열장치 등으로 구성된 추진시스템은 발사체의 핵심 부분이고 가장 많은 기술이 투입되는 부분이다.
나로호 1단 로켓 제작을 담당하고 있는 러시아 측이 연소실험 중에 문제가 발생했다고 연락이 왔을 때 모든 발사 준비과정을 멈춘 이유이다.
다음으로 문제가 많이 생기는 부분이 항공전자시스템이다. 온보드 소프트웨어 및 컴퓨터, 회로 보드, 비행안전 관련 장치, 비행 및 유도 제어장치, 내부 측정장치, 텔레메트리 장치, 비행장치 등 발사 직후 궤도에 제대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장치가 바로 이 부분이다. /배문숙 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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