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문숙]나로호 연기에서 배워야 할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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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문숙]나로호 연기에서 배워야 할 교훈

[기자수첩]배문숙 유통.기업.청사팀

  • 승인 2009-08-06 18:25
  • 신문게재 2009-08-07 4면
  • 배문숙 기자배문숙 기자
나로호가 당초 11일을 발사일로 잡은 것은 러시아가 지난달 30일 실시한 로켓 연소시험이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다'는 연락 때문이었다.

▲ 배문숙 유통.기업.청사팀
▲ 배문숙 유통.기업.청사팀
그러나 연소시험 결과를 상세 분석하는 도중에 `기술적 이슈(technical issues)'가 발견됐기 때문에 문제 해결에 시간이 필요하니 발사 날짜를 다시 협의하자고 요청, 현재 6번째 연기일정을 잡고 있다.

같은 시험에 대해 `성공적 결과'와 `기술적 이슈'라는 다른 의견이 나온 이유는 1단 발사체 제작을 맡은 러시아 흐루니체프사의 `엔진 제작팀'과 `실험장치 제작팀' 간 의견 불일치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러시아 측이 지적한 특이값이 어느 정도인지와 어떤 부분에 대한 값인지는 통보를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러시아와의 계약 때문에 러시아에서 기술적 이슈에 대한 해결이 이뤄지지 않으면 발사할 수 없는 상황이다보니 러시아의 입만 바라다 보아야만 하는 딱한 현실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지난 2002년 8월 개발 사업에 착수한 이후 지금까지 모두 여섯 차례나 연기되자 우주시대 개막을 기다리는 국민들의 실망감만 커져가고 있다.

그동안 나로호 발사 연기는 모두 러시아 측이 기술 이전을 거부하거나 부품 조달에 차질이 생겨 빚어졌다.

나로호 프로젝트는 지금까지 개발비만 5025억원이 들어간 초대형 연구개발사업이다. 하지만 국가적 자존심이 걸린 사업이 러시아 측의 `횡포'에 가까운 일방 통보에 좌우되고 있다. 이처럼 나로호 발사에 있어서 러시아만 바라볼 수밖에 없는 것은 기술자립이 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또 로켓 개발뿐만 아니라 커뮤니케이션 과정 역시 러시아에 끌려가고 있다. 러시아와 커뮤니케이션 수단은 팩스로 한정돼 있다.

더 이상 `양치기 소년'이라는 비난을 받지 않기 위해서도 잇따른 발사 연기를 교훈 삼아 하루빨리 독자개발에 힘을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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