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이를 인지하지 못했을 뿐이다. 터널이나 다리는 차가 지날 때마다 진동한다. 지속적으로 진동을 받는 시설물은 기울어지거나 휘고, 심지어 잔금이 가기도 한다. 문제는 이런 변화가 겉으로 드러나지 않고 속에서 일어날 때다.
눈에 보이지 않는 내부를 보기 위해서는 비파괴 검사장비가 필요하다. 비파괴 검사장비는 X선 촬영처럼 내부를 볼 수 있는 장비로 초음파나 방사선을 이용한다. 시설물의 안전은 인명과 직결되기 때문에 현장에서 비파괴 검사장비에 이상이 있는지를 다시 확인하는데, 이때 KRISS(한국표준과학연구원, 원장 김명수) 안전측정센터에서 만든 인증표준물질을 사용한다.
또 원자력 발전소나 지하철처럼 사고가 나면 대량인명피해가 발생하는 시설물은 실시간으로 안전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시설물의 온도 변화나 기울기 같은 변형률을 측정하기 위해 시설물에 센서를 설치하는데 이 센서의 성능과 수명을 시험하는 성능표준 업무도 KRISS의 몫이다.
KRISS는 최근 광섬유를 이용해 시설물의 온도변화, 기울기, 처짐, 진동, 압력을 동시에 측정할 수 있는 센서를 개발했다. 빛으로 신호를 전달하는 광섬유로는 수십 km에 이르는 구간에서 시설물의 변형 정도를 측정할 수 있다.
이 센서는 온도변화나 외부진동을 잘 견디기 때문에 수명도 5년 이상으로 길다. 실제로 신길역과 여의도역을 잇는 지하철 5호선 터널에 광섬유 센서를 설치해 실시간으로 안전 여부를 살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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