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연 해외파 기관장 영입바람 부나

출연연 해외파 기관장 영입바람 부나

  • 승인 2009-11-26 10:07
  • 신문게재 2009-07-27 12면
  • 배문숙 기자배문숙 기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신임 원장에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주립대(UCLA)의 한홍택(67·사진) 석좌교수가 선출됐다. 한국계 미국인 재미동포가 이공계 정부출연연구기관의 기관장이 된 것은 KAIST 서남표 총장에 이어 두 번째다.

지난 24일 교육과학기술부 산하 기초기술연구회(이사장 민동필)는 24일 이사회를 열어 한국계 미국인 한홍택 미국 UCLA 석좌교수를 KIST 신임 원장으로 선임했다.

▲ 한홍택 교수
▲ 한홍택 교수
한 교수는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구조 경량화와 복합재료 분야의 전문가다. 1999년 호암상(공학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는 KIST 원장 후보로서 정부에 ▲KIST 연구원들의 정년을 대학 교수와 같은 65세로 연장과 예산 증액 ▲UCLA에서 지도하던 대학원생들을 졸업 때까지 지도 허가 ▲연구중심대학(WCU) 프로그램에 따라 서울대에 적을 두고 있는 초빙교수 계속 허용 등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교수가 초빙된 WCU프로그램의 경우 외국 학자 1명 당 평균 6억원이 지원되고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 한 교수가 원장 취임 전까지 이 같은 조건을 놓고 정부와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선임된 한 교수는 30여년간 미국에서 강의와 연구를 해와 이를 두고 과학계에서는 ‘세계수준 연구소(WCI)’로의 도약을 내걸고 과학기술 연구기관의 대수술 작업이 이미 시작됐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또 무엇보다 ‘해외파 혹은 외국인 원장’이 다른 연구기관으로 확대될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양상이다.

특히 이번 KIST 원장 선임은 그 절차 면에서 파격적인 모습을 보였다.

지금까지는 KIST를 비롯한 정부출연연 원장의 경우 국내 공모를 통한 원서 접수자에 대해서만 심사를 거쳐 선임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올 1월 교과부 산하 출연연 기관장 선임 사상 처음으로 네이처 등 해외 저널에 공고를 내는 등 ‘서치커미티’ 구성 등으로 공모와 추천을 병행했다.

‘서치커미티’(Search Committee)란 ‘수색위원회’로 해석할 수 있는데, 말 그대로 전 세계에서 해외석학을 초빙하기 위해 샅샅이 찾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추천 절차도 국내의 산학연 20개 단체 및 13개 소관 기관에 추천을 의뢰했을 뿐 아니라, 재외 과학자 협회 및 해외 주재 과학관 나아가 막스플랑크 연구협회, 파스퇴르 연구소 등 해외 연구기관 및 단체에도 추천을 요청했다.

산ㆍ학ㆍ연 전문가 7인으로 구성된 서치커미티는 추천과 공모를 총지휘하며 핵심 역할을 했다.

서치커미티는 국내외 추천 및 공모를 진행시키며 1차로 총 40명의 국내외 과학자들을 발굴했고 이들을 대상으로 서류심사와 국내ㆍ외 인터뷰를 거쳐 3명으로 후보자를 압축, 기술연구회 이사회에서 최종 선발토록 했다.

무엇보다 이번 KIST 신임 원장 선임과 관련해 KIST를 제외한 기초기술연구회 산하 12개 출연연은 해외석학으로 문호를 넓힌 개방형 추천 방식에 주목한다.

또 해외 석학이 기관장으로 영입되면 취임 시 경영목표를 정하고 임기 동안의 성과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연임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정부는 아울러 연구원들의 개인 연구역량 강화와 경쟁을 유도하기 위한 종신연구원(Tenure) 제도 도입을 검토 중이다./배문숙 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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