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한국해양연구원 해양시스템 안전연구소(유성구 신성로 소재) 해양 운송연구부 추진기 연구팀의 ‘저소음 대형 캐비테이션 터널(LOCAT:Low Noise Large Cavitation Tunnel)’이 완공되기 때문이다.
이 장비는 선박과 함정의 건조 시 필요한 성능시험을 담당, 수중에서 프로펠러 작동실험을 통해 프로펠러 표면에 발생하는 캐비테이션(압력저하로 상온에서 수증기가 발생하는 현상)을 관찰해 소음과 진동 등의 성능을 시험한다.
그동안 국내에는 저소음 대형 캐비테이션 터널이 없어 선박 등 건조 시 성능시험을 위해 독일이나 스웨덴 등 해외에 의뢰했으며 그 과정에서 기술이나 도면 유출 가능성 등으로 국제경쟁력 약화 요인으로 지적돼왔다.
이에 ‘저소음 대형 캐비테이션 터널’장비는 지난 2004년부터 5년간 심혈을 기울인 사업. 이 사업의 연구책임자인 해양시스템안전연구소 해양운송연구부 추진기 연구팀 김기섭 박사는“거대한 프로펠러가 회전할 때 생기는 공기방울이 프로펠러의 손상과 소음은 물론 추진력을 방해하는 캐비테이션(cavitation) 현상이 선박 대형화에 따른 큰 기술적 도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터널완공으로 고부가 가치 상선, 대형 및 소형 고속 함정을 비롯해 한국형 잠수함 등 무기체계 개발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세계 최고의 조선 강국으로 나아가는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 된다”고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 해양연구원 해양시스템 안전연구소 해양운송연구부 추진기연구팀원들이 추진관련 부속들을 살펴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이민희 기자 |
또 추진기 연구팀은 조선소에서 보내온 설계도에 따른 모형선을 만들고 이에 가장 적합한 프로펠러를 설계 제작하는 일도 하고 있다. 설계에서 밀링머신을 동원해 제작하기까지는 보름에서 한 달 남짓한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이런 노력 끝에 그간 연구팀이 축적한 프로펠러만 900여 개에 이른다. 선박이 대형화됨에 따라 물을 뒤로 밀어내는 반작용으로 배를 나아가게 하는 프로펠러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김 박사는 지난 2003년 중형 물분사 추진시스템을 개발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당시 김 박사팀은 흡입구 및 펌프설계에서부터 조향장치ㆍ유압시스템 및 제어설계와 성능해석까지 전 과정을 자체기술로 개발한 것이다.
이 물분사 추진시스템이 국산화되면 연간 150억∼200억원 규모의 시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기도 했다.
그는 "대형 조선업체보다는 중소업체의 조력자가 되고 싶다"며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의 조선업 강국이 되는 밑거름이 되는 연구를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배문숙 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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