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경부는 지난 13일 대국대과제를 도입하면서 성장동력실의 ‘산업융합정책과’를 ‘성장동력정책과’로 바꾸고 로봇팀을 해체, 성장동력정책과로 흡수시켰다. 이로써 그간 로봇팀 간판을 달고 추진했던 로봇특별법, 로봇랜드, 지능형 로봇 기본계획은 마무리됐다.
이제 정부가 추진할 로봇육성책 중에서 남은 최대 이슈는 로봇산업진흥원. 로봇산업진흥원(이하 진흥원)은 지난해 9월 발효된 지능형 로봇 개발 및 보급 촉진법안(이하 로봇특별법)에 설립근거가 마련된 조직으로 향후 정부가 추진하는 로봇정책 수립과 개발, 보급, 확산사업 등을 총괄하게 된다.
진흥원은 로봇정책의 실무 집행기관으로서 로봇업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전망이다. 반면 지난해 로봇특별법에 따라 진흥원 신설 추진을 검토했으나 국회 지식경제부 담당 상임위원들 간의 찬반주장에 부딪혀 진흥원 신설에 대한 정책을 제대로 수립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는 기존 로봇특별법이 진흥원을 설립하도록 명시했지만 실제 진흥원 설립에 필요한 경비를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전무했기 때문이었다.
이에 지난해 말 한나라당 이명규 의원(대구 북구갑)의 진흥원에 대한 정부예산 지원을 명시한 로봇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상황은 변했다.
일단 로봇산업 진흥원을 유치한 지자체는 최대 수백억원 정부예산을 받거나 각종 로봇정책을 집행하면서 적잖은 파급효과를 누릴 수 있다. 성장동력정책과의 입장이 정리되는 다음달 이후 지자체들의 진흥원 유치경쟁은 수면 위로 윤곽을 드러날 전망이다.
현재로선 대구시가 진흥원 유치에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내딛고 있다. 대구시는 지난 12월 경북대에 로봇산업진흥센터를 설립하면서 기업, 연구소, 대학간의 업무협조를 강화하는 등 진흥원 유치에 나서고 있다. 현재 대구의 로봇산업 기반이 너무 약하다는 지적에 대해 이명규 의원실은 기존 IT와 메카트로닉스 등 지역강점을 고려하면 차세대 로봇산업을 육성하기에 충분하다고 밝히고 있다.
부산시도 로봇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 로봇산업진흥원 유치전에 나섰다. 부산시는 오는 8월까지 로봇산업 육성 마스터플랜을 완성하고 해양로봇부품센터를 설립하며 지방도시 최초로 올해 ‘로보월드’행사를 개최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안산시는 수도권 입지조건에 생기원 로봇종합지원센터를 보유해 진흥원 유치가 유력시됐지만 비수도권 도시들의 로비가 거세지자 대응전략에 고심하고 있다.
지경부측은 “로봇산업진흥원이 언제 어떻게 설립될지 아직 결정된 사항이 없다”는 입장을 내세우면서 한편으로 “지역 공모로 진흥원을 선정할 경우 과거 로봇랜드 선정 사례처럼 부작용이 심해서 다른 투명한 선정절차를 고려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배문숙 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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