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지재권 세계 4위... '돈되는 특허'로 국부창출 이끌 것

한국 지재권 세계 4위... '돈되는 특허'로 국부창출 이끌 것

■고정식 특허청장

  • 승인 2009-11-26 10:07
  • 신문게재 2009-05-14 9면
  • 대담=박종명.정리=배문숙.사진=손인중 기자대담=박종명.정리=배문숙.사진=손인중 기자
지난 1일 취임 1주년을 맞이한 고정식(사진·54) 특허청장은 단순히 특허를 심사하고 결정해주는 특허청에서 국가 전반의 지적재산권 정책을 선도하고 기업의 R&D 활동을 지원해주는 서비스 기관으로 변모시켰다는 평을 받는다.

역대 청장 가운데 첫 기술관료 출신인 그는 본격적인 녹색성장 시대를 맞아 지식재산의 중요성을 부각, ‘돈 되는 특허’로 국부 창출을 이끌어 낼 것이라는 강한 의지를 자주 표명하고 있다.

이런 그의 의지는 취임 이후 틈만 나면 생산현장을 찾아 현장 중심, 실용 중심 행정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증명됐다. 그가 취임 이후 만난 중소기업 최고 경영자(CEO)가 1300여명 이상에 이를 정도이다.

그는 흔히 딱딱하기 쉬운 특허나 지식재산권 이야기를 알기 쉽게 풀어가면서 기업들이 왜 이 시점에서 특허경영을 도입해야 하는지를 실감나게 전달해 ‘지재권 전도사’ 라 는 별명까지 얻었다. 이 과정에서 중소기업들로부터 제기된 정책제안 가운데 실제 정책에 반영된 것 만 모두 50여건에 이른다.

또 한국공학한림원, 이공계 대학 산학 협력단 등 관련 기관들과 정기적인 모임을 갖고 의견을 수렴함으로써 지식재산 정책이 탁상공론이 아닌 현장의 의견이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오는 19일 제44회 발명의 날을 앞두고 취임 1년의 성과와 지식재산의 중요성과 역할 등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오는 19일이 발명의 날이다. 사회 각 부문이 경제위기로 어려움을 격고 있는 시점에서 ‘발명의 날’이 갖는 의미는 무엇라고 생각하는가.

▲지식기반 경제사회에서 경제위기 극복과 동시에 미래의 국가 위상을 높이는 해법은 ‘지식재산’의 관점에서 국가와 기업의 경쟁력을 조망하고 지식재산의 전략적 활용을 지원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사회 각 부분이 지식재산에 관한 인식을 공유하고 지식재산에서의 사회적 선순환 구조가 확립된 ‘친지식재산권 사회’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런 관점에서 ‘발명의 날’은 경제위기 극복의 해결책으로써‘친지식 재산권 사회’의 공감대 형성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위해 특허청에서는 2009년 발명의 달을 맞이하여 전국적으로 다양한 행사를 준비했다. 특히 올해 정부의 ‘휴먼뉴딜’정책 일환으로 지난 8일부터 1박 2일동안 ‘2009년 특허청과 함께하는 나눔캠프’개최, 지역아동센터 아동 114명이 참가해 뜻 깊은 행사였다는 평를 받았다. 이밖에도 ‘발명의 날 기념식’, ‘발명 라디엔터어링 대회(연세대)’, ‘발명특허 페스티발(부천)’ 등 전국민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행사가 전국에서 개최된다.


-지난 5월 1일로 취임한 지 1년을 맞았다. 그동안 많은 성과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대표적인 성과에 대해 말해달라.

▲우선 그 동안 심사·심판만 잘하면 됐다는 고정관념을 바꿔 특허청을 강한 지재권 정책 제공기관으로 변화시킨 것을 꼽을 수 있다. 지재권 중심의 기술획득전략을 내세워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의 선제적인 대응전략으로 녹색성장분야를 중심으로 본격 추진하고 있다.

지식재산 경쟁력 확보를 위한 3대 분야 10개 과제를 마련, 민관 협력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금융위기로 인한 경제난국을 극복하고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지식기반형 선진 경제구조로 전환을 모색중이다.

또 현장중심의 실용정책을 위해 현장 산업계의 요구를 반영하는 실질 실용정책을 꾀하고 있기도 하다. 기업이 필요로 하는 우수 인재와 창의적 아이디어를 발굴·육성하기 위해 기업과 이공계 대학(원)생이 참여하는 산·학·관 협력 Open Innovation의 시범 사업으로 마련했다.

국제특허분쟁의 사각지대에 있는 중소기업이 특허분쟁 사전·사후 적기 대응할 수 있도록 분쟁예보시스템 구축, 지재권 소송보험 등 지원체제를 구축한 것도 성과라고 할 수 있다.


-경제위기속에서 외국기업들의 특허공세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 기업은 아직도 핵심ㆍ원천기술에서 선진국에 비해 부족한 실정이다. 기업이 특허경쟁력 강화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 우리나라 특허출원은 세계 4위(점유율 6.0%), 미국특허 등록 4위(4.8%)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원천·핵심 특허의 점유율과 표준특허의 비중이 낮아 양적인 부분은 세계 상위권이지만 질적인 수준은 미흡한 실정이다. 지난해 IEEE 발표 기술분야 16개별 우수기업(20위 이내) 현황을 살펴보면 미국은 205개 (64.3%), 일본은 43개(13.5%)인 반면 한국은 6개(1.9%)밖에 되지 않는다.

또 ITU 표준특허 현황도 미국(47.8%), 일본 (22.0%), 프랑스 (8.2%), 독일 (5.3%), 한국 (2.3%) 순 이다. 이런 현실에서 기업의 지식재산경쟁력을 강화, 미래 세계시장을 주도할 핵심·원천 특허의 확보가 시급하다. 즉, 제조업 분야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지식재산이 뒷바침되는 고부가가치 창출이 필요하다고 본다. 미래 세계 시장을 주도할 핵심·원천 기술을 파악, 관련 지식재산권을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강한 특허 중심의 R&D 전략 추진 필요하다.


-최근 지역 중소기업 현장방문이 기업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장방문에서 강조하시는 점은 무엇인가.

▲16개 시ㆍ도를 중심으로 중소기업 지원시책 현장 설명회 개최를 통해 중소기업의 불황 극복방안 제시 및 적시 지원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각 지역 중소기업 현장을 방문하고 있다. 중소기업도 강한 특허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면주도권을 쥔‘갑(甲)’같은 ‘을(乙)’이 될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지식재산 강소기업 육성을 위한 패키지 프로그램으로 ‘Happy CEO‘(시장에서 돈을 벌 수 있으니 행복하다는 뜻)를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달까지 총 1300여명의 CEO 및 임원들이 참석, 총 50여건의 정책제안 및 건의사항을 수렴했다. 이 자리에서 제안된 의견에 대해서는 최종검토 후 정책반영·추진, 지원안내 등 100% 해소하고 있다.

또 기업 스스로 지식재산권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는 계기를 마련 하고 지식재산활동 필요성에 대한 인식을 넓히는데 주력하고 있다. 비영어권 브랜드 지원사업의 경우 매출액 증가를 비롯해 수출 다변화, 해외 시장 점유율 확대 등 실질적 성과에 기여하고 있다.


-특허분야에서 우리나라가 선진 5개국에 포함된 것으로 알고 있다. 선진 5개국간 공조체제는 어느 정도 수준에 있는지 설명해달라.

▲IP5는 지식재산분야의 5대 강국을 의미하는 것으로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일본, 유럽, 중국이 속해져 있다. 우리나라의 경제규모에서는 세계 12~13위 수준이며 이를 GDP,무역규모, 에너지 소비로 보면 2~3% 수준(2% 국가)이다. 지재권 분야에 있어서는 전 세계 4위이며 전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전 세계 유효특허의 6%로 높은 편이다. 국제 지재권 Leading Group을 ‘특허 3국(미국·유럽·일본)’에서 한국·중국이 포함된 5개국 체제로 전환됐다.

이는 국제적으로 특허출원의 급증으로 심사적체가 이슈로 대두되면서 세계 특허출원의 77%를 점유하는 IP5국가간 심사협력이 필요한 때문이다. 선진 5개국 공조를 위해 각 국 특허청장 회담을 지난해 10월 27부터 이틀간 제주에서 개최한 것을 시작으로 5개국간 특허심사분야 상호 협력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또 5개국 협력 10개 기반 프로젝트(Foundation Project)도 추진 중이며 오는 10월 심사관 참여 확대를 위한 5개국 심사관 워크숍도 개최할 예정이다. 향후 5개국 협력업무의 추진체계 합의는 분야별 실무회의 → 차장급 회의→ 청장급 회의 등의 절차로 이뤄질 예정이다.


-IP5 체제 전환은 그동안 일회성·시범적 성격이 강했던 5개국 협력 체제를 연속적·정기적 체제로 정립됐다는 의미에서 시사한 바가 크다. 우리나라가 국제무대에서 주도적 역할로 지재권 분야의 Leading 국가로 자리매김했다는 의미도 있다. 향후 역점 추진 사항이 있다면 설명해 달라.

▲지재권 정책 중심기관으로서의 역할 및 위상을 강화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출원·등록 중심의 지재권 권리화 중심의 행정에서 지재권 정책을 산업계, 시민단체, 정부간의 네트워킹을 통해 전략적으로 제시하는 정책중심기관으로 발전시키도록 주력할 계획이다. 세계 지재권 규범 형성에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해 IP선진국으로서의 위상 뿐만 아니라 개도국·최빈국에 대한 실질적 도움으로 국가브랜드 제고에도 노력할 방침이다.

‘지식재산강국 추진협의회’ 출범으로 지식재산 정책 발굴 및 정부 정책제언의 단초를 마련했으나 활동 초기단계인 점을 고려해 추진협의회가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것이다. 지난달 17일 국가과학기술위원회에서 확정된 ‘지재권 중심의 기술획득전략 추진계획 3대 전략’의 본격 추진을 위해 지재권 중심의 기술획득전략 지원의 확대 및 확산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첨단부품소재 IP-R&D 전략, 표준특허의 전략적 창출 등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다.

△고정식 특허청장은
▲1955년 서울출생 ▲중앙고, 서울대 화학공학과(학사), 한국과학원(KAIST) 화학공학(석사) ,미국 미시간대 화학공학(박사)·경제학(석사)
▲청와대 경제2수석실 중화학공업기획단 사무관 ▲동력자원부 사무관 ▲UN ESCAP 아·태지역 에너지정책자문관 ▲산업자원부 정밀화학과장, 호주 상무참사관, 자원정책과장 ▲전기위원회 사무국장ㆍ생활산업국장ㆍ에너지산업국장ㆍ자원정책국장ㆍ에너지자원실장
▲20대 특허청장(’08.5.1~ 현재)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4.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5.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1.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2.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3.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4.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5.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