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맥락으로 지난 1월 말 정부는 향후 10년간 한국을 먹여 살릴 ‘신성장동력’을 발표했다. 특히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 기술(Carbon capture and storage·이하 CCS)을 우리가 선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막대한 이익창출이 기대된다고 집중연구를 강조하고 있다.
CCS가 주목받고 있는 결정적인 이유는 사회의 변화 속도에 있다. 자원고갈과 지구온난화의 원흉으로 지목되면서 100년 가까이 지속돼 온 석유의 시대가 저물어가고 있지만 아직까지 석유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에너지는 개발되지 않았다.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는 성장과 확산 속도가 느리고, 원자력 발전의 경우 환경유해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가장 유력한 미래에너지로 평가되는 핵융합발전은 오는 2045년, 수소에너지도 그 무렵에나 원활한 사용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인류가 새로운 에너지를 갖게 되기 전까지 매장량이 풍부한 석탄을 보완할 수 있는 신기술 개발이 절실한 상황에서 CCS가 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셈이다.
▲한국 CCS 기술 수준은 =선진국들이 지난 1990년대부터 CCS기술 개발에 착수한 데 반해 한국은 2002년에야 사업단을 출범시키고 본격적인 경쟁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채 10년이 지나지 않아 한국은 선진국과의 격차를 1~2년 내로 극복했다는 것이 국내 전문가들의 평가다. 신성장동력 사업단은 CCS 기술의 전세계 시장규모를 연간 2000억달러로 예측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에너지기술연구원을 중심으로 한 이산화탄소 저감사업단을 비롯해 지질자원연구원, 해양연구원 등 국책연구기관과 남동발전, 중부발전 등이 활발한 연구를 펼치고 있다.
지질자원연구원과 해양연구원은 땅과 바다에서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저장할 장소와 기술 개발에 나섰다. 지질연은 경북의 경상분지, 동해 6-1광구 지역의 동해-1 가스전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정밀조사를 실시 중이다. 해양연구원도 동해가스전에 최대 1억8000만t을 저장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KAIST에서는 한때 이흔 교수가 동해 해저에 널려있는 ‘얼음 불꽃’으로 불리는 에너지원인 가스 하이드레이트를 뽑아 올리고, 대신 CO?로 치환하는 일석이조의 방법을 제시해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이 가스 하이드레이트 기술 개발 사업은 지질자원연에서도 지식경제부의 지원을 받아 장기 과제로 수행중이다. /배문숙 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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