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공계 박사 수가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적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공계 박사 가운데 여성의 비중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원장 이준승ㆍ이하 KISTEP)이 발표한 ‘국내 이공계 박사의 교육 및 노동시장 특성’ 분석 결과에 따르면, 국내 65세이하 1000명 당 이공계 박사 수는 사회과학과 인문학을 포함해 3.1명으로 독일 이공계 박사(6.2명)의 50%·스위스 이공계 박사(14명)의 22%에 불과했다.
15세 이상 64세 이하 노동인구 1000명 당 경제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과학기술 분야 박사 수는 3.5명으로 미국의 40.7%, 스위스의 15.4%로 OECD국가 15개 중 14위에 머물렀다.
특히 국내 과학기술분야 여성박사 비중이 낮은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사회과학과 인문학을 제외한 이공계 여성박사 비중은 45.8%인 스페인과 44.5%인 라트비아에 현저히 떨어진 20.7%로 23개의 비교대상 국가 중 최하위 수준으로 분석됐다.
우리나라는 고령화와 저출산이 본격화되고 있어 안정적인 인적자원의 확보가 절실하고 다른 국가와 비교해 여성 이공계 인력의 양성과 활용이 극히 저조하다.
이에 여성 고급인력의 체계적 육성에 대한 많은 관심이 필요하고, 이공계 여대생 교육환경 개선, 친화적 문화조성을 통해 우수한 여학생이 이공계로 진출할 수 있도록 진입장벽의 해소가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이공계 박사의 비정규직 비율 또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이공계 박사의 비정규직 비중은 10.2%인 것에 반해 우리의 이공계 박사의 비정규직 비중은 17%로 비교 대상 국가 중 높은 편이다. 여성 이공계 박사 비정규직 비중은 덴마크 31%, 호주 30.1%보다 높은 36.3%로 심각한 실정이다.
KISTEP측은“이공계 박사의 직장만족도 하락에 대해 “어려운 경제상황과 맞물려 의사와 변호사 등 다른 전문분야 인력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현 정부가 추진할 국가전략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우수한 고급인재 양성이 절실하다”며 “고급 이공계 인력 확보를 위해 우수 인재의 이공계 진학 촉진과 박사 진학률을 높이는 정책적 노력과 함께 경력단절 현상이 두드러진 여성 이공계 인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배문숙 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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