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를 위한 꿈의 기술... '펩타이드'로 연다

환자를 위한 꿈의 기술... '펩타이드'로 연다

<불황, 기술로 극복한다> (주)펩트론

  • 승인 2009-11-26 10:07
  • 신문게재 2009-03-23 9면
  • 이종섭 기자이종섭 기자
아파보지 않고는 아픈 사람의 고통을 쉽게 이해할 수 없다. 각종 질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 매일 같이 치료제를 투약해야 하는 번거로움까지 뒤따른다면 그 자체가 하나의 고통이 아닐 수 없다.

만약 한 번의 투약으로 오랜 기간 약효가 지속돼 이런 고통과 번거러움을 덜 수 있는 기술이나 약물이 개발된다면 환자들에게는 그것이 하나의 ‘꿈의 기술’이 될 것이다.

대덕특구 내에 바로 이 ‘꿈의 기술’을 실현해 나가고 있는 벤처기업이 있다. 유성구 전민동에 위치한 펩타이드 전문기업 (주)펩트론. 생명공학의 핵심 바이오 소재인 펩타이드 합성 기술과 고분자를 이용한 약물전달기술(Drug Delivery System)은 불황 속에서도 이 기업의 성장을 이끄는 핵심기술이 되고 있다. <편집자 주>


▲ 펩트론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펩타이드 자동합성기
▲ 펩트론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펩타이드 자동합성기
(주)펩트론은 1997년 국내 최초의 펩타이드 전문회사로 출발했다. 대기업 연구소에서 단백질 분야를 연구하던 최호일 대표가 좀 더 자유롭게 자신의 관심분야 연구에 몰두하고자 창립한 것이 그 출발이었다.

당초 시작은 우리 몸에 필요한 필수아미노산이 2개 이상 결합돼 만들어지는 단백질의 일종인 펩타이드를 자체 기술로 생산해 각종 연구용 소재로 공급하는 것이었다. 본래 체내에서 만들어지는 펩타이드는 호르몬 조절 등 다양한 기능을 담당하는 물질로, 화학반응을 이용해 독성이나 부작용 없이 약물이나 화장품 소재로 사용될 수 있는 펩타이드를 생산하고 있는 것이다.

펩트론은 이 분야에서 국내 최상의 기술력을 갖추고 있으며, 지난 2003년에는 세계 최초로 펩타이드를 동시에 48개까지 생산할 수 있는 자동합성기를 개발해 기술력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이후 펩트론은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현재 생명공학 분야의 각종 신소재와 의약품 및 화장품 등 다양한 펩타이드 응용분야에 진출한 상태. 이미 펩타이드의 가장 중요한 기능 중 하나인 호르몬 기능을 이용한 각종 신약들을 개발해 기술이전을 마쳤다. 그 중에서도 펩트론이 최근 가장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 바로 약효지속성 의약품의 개발이다. 약효지속성 의약품에 이용되는 펩트론의 약물전달기술은 암 환자 등이 하루 1~2회씩 투약해야 하는 의약품을 1회 투약으로 최대 6개월까지 약효 지속이 가능하도록 만들고 있다.

▲ 펩트론 전경
▲ 펩트론 전경
실제 펩트론이 이 기술을 이용해 지난 2006년 최대 1~3개월 간 약효가 지속되도록 개발한 전립선암 치료제가 국내 유명 제약회사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수많은 전립선암 환자들이 매일 주사를 맞아야 하는 번거러움을 덜고 있다. 이 밖에도 펩트론이 스위스의 제약회사와 공동 개발한 말단비대증치료제를 비롯해 당뇨병치료제 등 각종 약효지속성 치료제가 현재 임상단계에 있다.

펩트론은 또 펩타이드 생산기술을 응용한 고기능성 화장품 소재 개발을 통해 새로운 시장 개척에도 나서고 있다. 이미 지난해 고 보습의 펩타이드 화장품인 ‘에스떼(AESTHE)’를 개발, 병ㆍ의원에 납품하고 있으며, 올해는 대전대 난치성 면역질환 동서생명의학 연구센터와 공동 개발한 신개념의 아토피성 피부개선 화장품 ‘아토펩(ATOPEP)’을 개발에 본격적인 시판에 들어간 상태다.

펩트론은 이러한 펩타이드 기술의 다양한 응용 제품 판매를 통해 불황 속에서도 올해 두 배 이상의 매출 신장을 기대하고 있기도 하다.

최호일 대표는 “펩타이드는 기술 개발에 따라 다양한 분야에 응용될 수 있다”며 “이러한 기술의 응용은 매출 신장에도 기여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우리가 만든 약으로 백만 명의 환자가 치료를 받도록 하겠다는 회사 설립 초심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종섭 기자 nom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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