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테크노벨리에 둥지를 틀고 마이크로 디바이스 전문기업 (주)스펙은 자신들이 보유한 핵심기술을 ‘오작교 기술’로 부른다. 이들이 가진 기술의 핵심이 바로 다양한 물체를 견고하게 접할 할 수 있는 ‘고진공 브레이징’에 있기 때문이다.
▲ 유성구 관평동에 위치한 (주)스펙 회사 전경 |
브레이징은 당초 미항공우주국(NASA)에서 우주선의 핵심부품을 제작하기 위해 개발한 기술로 500℃ 이상의 고온 진공 상태에서 물체를 접합해 접합면에 누설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스펙은 이 분야에서 국내 최상의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으며, 이 기술을 이용한 마이크로 열교환기를 개발해 주력 제품으로 삼고 있다.
스펙에서 만드는 열교환기는 미세한 구멍이 뚫린 수십 장의 초정밀 박판 금속을 브레이징 기술로 접합해 유체(流體)가 새어 나가지 않도록 제작,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이 열교환기는 열효율이 생명인 보일러 등의 핵심 부품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냉각기가 사용되는 각종 전자제품에도 활용이 가능하다.
스펙은 이 제품을 국내 굴지의 보일러 제조업체가 해외로 수출하는 제품의 핵심 부품으로 납품해 왔으며, 이를 통해 설립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스펙은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난 2004년 미국 INPEX전시회에 참가해 기계부품 부문으로는 예외적으로 동상을 수상하기도 했으며, 지난 2006년과 2007년에는 각각 KAIST신기술창업지원단의 예비스타기업과 대전시 특허스타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문제는 국내의 시장 수요가 아직 이러한 기술력을 따라오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다. 스펙 김천규 대표는 “해외에서는 이미 브레이징을 활용한 다양한 제품이 상용화 되고 있지만 국내 시장 수요는 이를 따라가고 있지 못하다”며 “올해는 본격적으로 해외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스펙은 현재 사업 다각화를 위해 디지털액자 등 전자사업분야와 버섯에서 추출한 특수 성분을 이용한 미용비누 등 유통사업분야에 까지 진출한 상태다.
벤처기업으로서는 드물게 다양한 사업 분야에 진출해 다각적인 성장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핵심 기술을 이용한 해외시장 진출을 통해 새로운 성장을 이룰 때까지 잠시 때를 기다리며 숨을 고르고 있는 셈이라 할 수 있다.
김천규 대표는 “제조업으로 시작해 현재 다양한 사업 분야로 진출하고 있지만 여전히 스펙의 핵심기술은 브레이징에 있다”며 “미국에서는 이 브레이징기술을 하나의 예술이라고 부르는데 해외 시장에서 인정받는 브레이징 전문기업으로 성장해 우리 제품을 세계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이종섭 기자 nom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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