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가
관계자들은 이 사업을 추진하면 “수익 창출과 수돗물에 대한 인식 제고”에 도움이 될 거라는 이유도 내세운다. 수돗물 판매가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심리적 불신감을 씻어준다는 점은 일리가 있지만 그것이 정 목적이라면 수돗물 수질을 개선하는 쪽이 낫다. 일리만 갖고 정책을 집행할 수는 없다. 시민을 위한 양질의 서비스가 수도정책의 최우선 목표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서울의 아리수, 부산의 순수, 대구의 달구벌 맑은물, 인천의 미추홀 찬물이 모두 수돗물 사업에 눈독들이고 있다. 중국 현지 특허를 낸 서울시상수도사업본부는 쓰촨성 지진과 베이징올림픽에 아리수 10만병씩을 지원하기도 했다. 잇츠수도 각종 행사에서 인기가 괜찮았다.
돈 받고 시판할
시판할 경우, 수돗물보다 150배 비싼 물값에 맞게 품질관리하자면 고도 정수처리를 할 것이고 그러면 파는 물과 팔지 않은 수돗물 사이엔 등급화가 조장된다. 세금 들여 정화시킨 물을 되파는 걸 수돗물 민영화의 초석이라는 시각에서도 볼 수 있다.
‘마인드’로만 보면 공공재인 수돗물을 경제재로 전환하려는 시도는 창의적이다. 자연이 이미 우리를 먹여 살리는데 뭐가 더 필요하냐는 장자(莊子)적 달관으로 되는 세상도 아니다. 다만 수돗물을 에쿠스나 제네시스처럼 만들어 돈 있으면 사게 한다는 일회성 경제학은 극복해야 한다. 지역주의에 오염된 육성론의 폐해까지 점쳐보면, “빙고!”를 외치면 이기는 게임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동해에 맞닿은 지자체들이 해양 심층수를 내놓겠다니 삼다수를 생산하는 제주도개발공사가 용암 해수로 맞불 놓는 것은 그 일례다. 생수시장은 포화상태여서, 과도한 방목으로 풀밭을 없애 목부 전체의 생계를 위협하는 ‘공유지의 비극’이 초래될 양상이다. 병입 수돗물 사업은 블루오션 아닌 레드오션인 것이다.
물 관리의 체계화 시대가 왔다. 봉이 김선달이 한양 상인에게 도장 꾹 질러 대동강물 팔던 식으로 가능성만 믿으면 돈이 콸콸 쏟아지는 물 산업이 아니다.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사랑둥이를 응석받이로 만들지 말라는 것이다. 100%짜리 기회는 없다는 경제 마인드의 첫째 원리를 생각할수록 It’s 水 사업의 미래 예측은 정확해야 한다. /최충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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