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문숙 문화체육팀 |
이곳은 미국 여성 최초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제인 애덤스(Jane Addams)가 세운 최초의 사회복지기관 헐 하우스(Hull House)가 있다.
예술가 개인이나 개별 작업 중심에 벗어나 삶의 환경 자체를 변화시켜 나가는 사회적 작업인 공공예술이 이곳에서 출발한 이유는 백인보다는 흑인과 히스패닉, 아시안 등 이민자들의 구성 비율이 높기 때문일 것이다.
이곳에서의 공공예술은 이민자 등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도자기나 연극, 글 배우기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시작된 포괄적 사회복지사업인 것이다.
공공예술에 참여한 예술가들은 기금에 의존하기 보다는 지역 사회 봉사의 개념으로 작업에 참여한다. 심지어는 정부지원은 진보적이고 작가들이 원하는 작품이 나올 수 없는 좋지 못한 시스템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지난해 행정도시 예정지였던 연기군 종촌리에서 새로운 도시 건설로 해체된 주민들의 삶을 예술로 남겨 놓으려는 작업인 공공미술 프로젝트 ‘종촌…가슴에 품다’전과 대동종합사회복지재단의 ‘아트 인 시티’ 사업이 진행됐다.
대전시가 추진하고 있는 ‘무지개 프로젝트’도 공공예술의 범주에 속한다.
하지만 이들은 민간단체에서 자발적으로 시작된 것이 아니라 기금을 받거나 지자체에서 인의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다.
민간에서 지역 사회 구성원들의 공공작업을 통해 이뤄지는 시카고의 공공예술과는 시작부터 다른 개념의 공공예술이 지역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대전 지역에서 공공예술을 진행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지원금이 너무 작아 사업 추진이 어려웠다”고 볼멘소리를 냈다.
너무나 행정기관의 도움에만 의존했던 지역 문화예술계의 단면을 보여줘 씁쓸하기만 했다.
더 늦기 전에 공공예술의 선진국 사례를 연구해 우리 현실에 맞추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배문숙 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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