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배 "안정적 노사관계 바탕 건강한 일터 조성"

김윤배 "안정적 노사관계 바탕 건강한 일터 조성"

[중도초대석]김윤배 대전지방노동청장

  • 승인 2008-11-03 00:00
  • 신문게재 2008-11-04 12면
  • 대담=백운석.정리=임병안.사진=손인중 기자대담=백운석.정리=임병안.사진=손인중 기자
김윤배(50) 대전지방노동청장이 취임한 지 한 달이 지났다. 석 달 넘게 공석이었던 만큼, 내ㆍ외부 추스리기에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특히, 세계를 휩쓸고 있는 금융쓰나미가 실물경제 위기로 이어져 노동과 고용여건이 악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김 청장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본보는 김 청장을 만나 취임 후 활동과 각종 노동과 고용현안 문제, 노동청 운영 방안 등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주>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중책을 맡았다. 그동안 어떻게 보냈는가?

▲취임한 이후 세계 경제 동반 침체 등으로 국내 경제뿐 아니라 지역경제 사정도 좋지 않아 막중한 책임감으로 어깨가 무겁다. 취임 한 달 동안은 지방노동청 내부 결속을 다지는데 시간을 보냈다. 청장 자리가 석 달 동안 공석이어서 청 내부의 사기가 많이 떨어져 있었다. 내부는 추스리는데 노력하고 있다.


-재임 기간 중 특별히 주력할 사업이 있는가?

▲노사관계 안정과 고용시장 활성화에 주력할 방침이다. 노사관계 안정을 위해 노사협력 분위기를 지속적으로 확산시키고 건강하고 안전한 일터 조성에 주력해 산업재해로부터 근로자를 보호할 방침이다. 또 충청권 일자리 만들기 운동과 종합고용정보 알리미 서비스를 통해 고용지원업무 내실화와 지역 일자리 창출에 주력할 계획이다.


-국정감사에서 한국타이어 문제가 집중 거론됐다. 앞으로 조치와 방지 대책에 밝혀달라

▲설립 초기에 충분한 안전 조치 없는 시설로 드러나지 않은 오염물질에 노동자들이 오랫동안 노출됐기 때문으로 본다. 한국타이어 공장의 경우 공제품을 만드는 사업장으로 초기 기계 설비부터 잘했어야 했다. 외국에도 화학약품 다루는 곳이 많지만, 증기가 생산되는 곳에서 직접 사람이 들어가는 경우는 없다.

과거와 달리 현재는 작업과정에서 노출될 수 있는 위험을 통제할 수 있는 기술이 발전했고 또 위험물질을 검사할 수 있는 기술이 발전했기 때문에 시설보완이 이루어질 것으로 내다본다.

권고이행 사항 등은 사업장의 계획수립에 따른 시행실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및 지도하고 타이어 3사에 대한 추가 역학조사가 철저히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9월 말 현재 대전·충청권에서 재해 사망자는 28명이나 된다. 방지대책은 있는가.

▲재해 사망자는 주로 추락, 협착 등 전통적인 재래형 재해 사망자가 많았다. 업종별로도 건설, 제조업에서 재해 발생의 65%를 차지하는 상황이다.

우리청에서는 3대 다발재해(협착·추락·전도) 예방대책을 세워 올해 5차례에 209개 사업장에 대해 안전보건교육 및 기술재정지원을 했다. 또 노사가 사망재해 발생이 많은 5개 작업과정을 선정해 스스로 집중적 개선운동을 벌이는 Hi-five와 자율적인 재해예방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다.


-청년실업 문제가 심각한데, 대책은 무엇인가.

▲어려운 경제사정이 청년실업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전지역은 올해 3분기 청년실업률이 8.4%로 충남ㆍ북 뿐 아니라 전국 청년 실업률(6.9%)보다 높게 나타났다.

주요 원인은 우리 지역 64개 대학에서 7만 명의 고학력자가 매년 배출되지만, 이들이 일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는 적다는 게 문제다. 서비스업종 비율이 높은 지역 특성도 있다.

채용희망자의 기대치가 높은 것도 문제다. 눈높이를 낮춰 지역의 알짜 기업들을 찾아야 한다. 구석구석 탄탄한 중소기업이 많다.


-청년들에게 제공할 채용정보가 부족하다는 얘기도 있다.

▲최근에 기업에서 사람을 구하는 방식이 바뀌어 취업정보를 홍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예전에는 정기적인 공채를 통해 많은 사람을 뽑는 그물형 인재채용이었으나 최근에는 경력직 위주의 낚시형으로 바뀌었다.

특히 기업에서 필요한 기능을 가진 사람 한 두 명을 뽑다보니 다양한 경험과 교육을 받을 기회가 적은 지역 대학생들에게 불리한 면이 있다.

현재 고용안전지원센터에서 취업 정보를 제공하고 있지만 취업 정보가 워낙 다양해 구직자와 소통이 원활하지 못한 것 같다. 취업정보를 제공할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동시에 지역 인력 개발 쪽으로 방향을 잡겠다.


-취업률을 위해 지역대학과 기업, 관계기관 등과 협조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있는데, 이를 위해 어떤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가?

▲지역고용ㆍ인적자원개발 사업을 통해 지역 대학과 기업, 관계기관을 연결해 지역 인재가 필요한 곳에서 일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또 전문계고 취업지원기능 확충사업으로 청년실업의 사전적 예방 노력을 유도하며 40여 개 대학에 38억의 예산을 각 학교에 지원한 바 있다. 지원된 예산으로 각 학교에서는 재학생과 미취업 졸업생에게 취업 설명회 및 취업캠프, 창업동아리 등을 운영하고 있다.


-지방특별행정기관 업무를 지방자치단체로 이관하는 움직임이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전체 취업자의 38%가 시ㆍ도 경계를 넘는 직장이동을 하고 있는데 이를 한 개 시ㆍ도가 감당할 수 없다고 본다. 또 고용보험의 주인인 노사 모두 지출 관대화에 따른 고용보험재정 부실화, 지역별 편차 발생 등을 이유로 고용지원센터의 지자체 이전을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실제로 고용지원 업무의 제주특별자치도 이관 후 제주도의 실업급여 지급과 수급자격 취득자도 많이 증가했다. 반면 고용정책 기능은 악화해 취업자 수, 실업자 훈련 후 취업률 등은 매우 저조한 상태다. 국가 고용정책의 유일한 수단인 고용지원센터의 지자체 이관은 일자리 문제에 대한 국가책임의 포기와 같다고 본다. 무엇보다, 자치단체는 아직도 인ㆍ허가 업무에만 익숙하지 서비스마인드는 부족하다고 본다.


-임금체납 사업장이 줄지 않고 있다. 특히 아르바이트나 일용직은 피해가 심각한 수준이다. 이에 대한 견해와 대책을 밝혀달라.

▲임금체납의 92%(2,180곳)가 10인 이하의 소규모 사업장에서 발생하고 있다. 아르바이트나 일용직은 영세사업장과 건설업에서 종사하고 있음을 고려할 때 소규모 사업장과 건설 업종에 대한 임금체납 예방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건설업종에 대해서는 임금체납이 건설업 특성상 다단계 하도급 구조로 집단 임금체납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이를 예방하고자 지난 2월부터 관내 공공기관 발주공사 현장과 50억 이상의 건설현장 191곳을 대상으로 발주기관 또는 원청에서 하도급 업체에 공사비를 집행하기 전 지급일정을 사전에 공시해 근로자들이 그 지급시기를 알 수 있도록 하는 사전공시제를 도입했다.

청소년 아르바이트의 경우 저임금과 노동착취가 많다. 법적으로는 물론 도덕적으로도 심각한 문제인 만큼 일벌백계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어려운 경제에 원만한 노사문제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다. 노사갈등 해법 등 노사가 추구해야 할 방향은 무엇인가?

▲그동안 노사관계는 노동 기본권 신장, 외형상 노사관계 안정이라는 성과를 일정부분 거두었다고 본다. 그러나 여전히 대립과 갈등의 요소가 남아있어 경제성장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어렵고 중요한 시기인 만큼 상생의 노사협력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 경영자의 입장에서는 열린경영을 통해 기업경영의 실상을 근로자에게 정확히 알려 이해와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내야 한다.


-마지막으로 시ㆍ도민, 경영자와 근로자 등에게 한마디 해달라.

▲기업을 경영하기 좋은 노동행정 서비스를 제공해 고용을 창출하고 근로자의 권익보호로 삶의 질이 향상될 수 있도록 고객 중심의 행정을 펴나가겠다. 또 평소 노동행정 발전을 위한 소중한 의견에 귀를 기울여 노동행정에 반영하도록 하겠다.

▲프로필
충북 청주 출생,
학력 : 청주대 경영학과, 미국 미네소타대학교(노사관계 석사), 한국외국어대학교(경제학 박사) 졸업
주요 경력 : 노동부 법무담당관, 공보담당관, 임금복지과장, 고용관리과장, 노사협의과장, 행정관리담당관, 안전정책과장, 충남지방노동위원장, 노동교육원 교육협력관, 공공기관 비정규직 대책추진단장, 미국 펜실베니아 주 정부 파견 근무, 대전지방노동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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