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자력연구원은 고속로기술개발부 김태준 박사팀이 제4세대 소듐냉각고속로(SFR) 내 증기발생기 결함으로 발생하는 미세 음향을 감지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제4세대 소듐냉각고속로는 현재 가동 중인 경수로보다 우라늄 자원을 100배 이상 활용할 수 있는 미래형 원자로로, 경수로보다 훨씬 높은 온도로 운전된다.
운전과정에서 섭씨 500도 이상의 열이 가해진 소듐은 증기발생기 전열관 내부를 흐르는 찬물에 간접적인 열을 전달한다.
▲ 소듐-물 반응의 음향누출 감지장치. 사진 왼쪽은 음향누출감지 툴이 장착된 분석장비, 오른쪽은 음향누출 감지 실험 및 분석을 위해 외국의 고속로 증기발생기 배경소음을 재생하는 분석 장치. |
열적 불균형에 의한 팽창, 수축의 반복은 최대 수천개에 달하는 전열관 일부에 균열을 가져온다.
이때 유출된 소량의 물은 소듐과 반응해 미세한 음향을 발생시키는데, 이는 주변 배경소음의 500분의 1에 불과한 경우도 있어 사고예방에 어려움을 초래했다.
원자력 선진국들 역시 중·대형 누출사고가 아닌 물의 미량 누출에 의한 사고를 감지하는데 한계를 보여왔다.
하지만 이번 기술개발로 1/500 수준의 배경소음을 수 밀리초(1/1000초) 내에 감지할 수 있게 됐고, 전열관 균열을 초기에 탐지하는 등 사고예방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현재 고속로 선진국들의 기술수준이 1/100 수준임을 감안할 때, 이번 기술은 이보다 5배 이상 앞선 수치다.
김 박사팀은 원내 자체 구축된 소듐-물 반응 실험장치를 이용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
섭씨 300도 이상의 고온 용융 소듐에 물을 조절, 주입하는 실험을 진행한 뒤, 영국 고속원형로(PFR)의 배경소음과 러시아 국립물리과학연구소 자료 등을 비교, 참조했다.
김태준 박사는 “이번 기술개발을 통해 향후 새롭고 다양한 증기발생기 감지기술 분야를 개척할 수 있게 됐다”며 “현재 중·대규모 누출사고의 감지속도가 누출규모에 비해 느린 약점을 감안, 향후 더욱 빠르고 신뢰성있는 신기술 개발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이희택 기자 nature28@joongd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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