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적 견제기구 역할 ‘유종의 미’거둘 것
지역간 교육 불균형.소외계층 지원 최선
균형.화합바탕 대전 교육발전 도모 앞장
오는 2010년 임기가 완료되는 대전시교육위원회의 의장에 강영자 교육위원이 선출됐다. 자체적인 기구로는 이번 임기가 마지막인 만큼 교육위 자체적인 의미가 크다. 이에 맞물려 올해는 주민직선제 교육감 선거가 실시돼 교육위 역시 교육계만을 위한 의정활동이 아닌 대전시민 전체를 위한 활동을 요구받고 있다. 교육위의 새로운 수장이 된 강영자 의장을 만나 교육위 운영에 대하 비전을 들어봤다.<편집자 주>
▲ 지난 2006년 12월 20일 개정된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현재 형태의 교육위원회는 2010년 8월로 마감하고 한 달 뒤인 9월부터 대전시의회 상임위원회 형태로 새 모형을 갖추게 된다. 20여년을 독자적 기구로써 이어온 교육위원회를 마무리하는 만큼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여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 마지막 교육위원회 의장의 역할로는 무엇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는가?
▲ 그동안 교육자치를 통해 선배위원님들이 이룩한 업적을 토대로 공든탑 에 마지막 돌을 올려 놓는다는 심정으로 의장직을 수행하고자 한다. 대전교육의 부단한 발전을 위하여 교육위원회가 마지막까지 그 본래 기능에 충실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아울러, 동료위원들과 함께 명품교육도시를 만드는데 의정역량을 결집하고 대전교육가족의 작은 소리에도 귀를 기울여 교육적으로 소외되는 부분이 없도록 하는 동시에 균형과 화합을 바탕으로 집행청의 견제와 감시는 물론, 창조적인 의정활동을 통해 대전교육의 발전을 도모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 당초 시교육위 의장단 선출 과정에서 의원들 간의 생각차이가 컸다고 보는데 이들과 함께 남은 임기를 어떻게 꾸려나갈 것인지?
▲ 대전교육을 사랑하고 대전교육의 발전을 염원하고 있다는 점에는 위원 모두가 한마음일 것이라 생각한다. 방법 상 생각을 달리하는 부분이 있다면 위원들의 높은 덕망과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대전교육에 대한 열정을 함께 펼쳐 보일 수 있도록 앞장서서 도와드리는 것 또한 제가 할 일이라 생각한다.
- 학력 경쟁을 중시하는 정부의 정책 속에서 균형적인 재원 투자의 길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 학력경쟁은 세계교육의 흐름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 우리 정부에서도 수월성 교육과 학력 경쟁에 큰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적절한 교육의 시대적 방향이라고 보고 있지만 무한경쟁 속에서 훌륭한 인재 육성을 위한 재원투자는 교육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에 고르게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즉, 교육환경 개선과 훌륭한 교사 양성, 그리고 양질의 프로그램 개발 및 운영에 많은 재원이 투자돼야 할 것이다. 그러나 수월성 교육 못지 않게 모든 사람들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인성을 중시하고 보편성을 추구하는 교육 또한 간과할 수 없다. 보다 미래 지향적인 관점에서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수월성 교육을 고려하면서 보편성을 추구하는 부분에 소홀함이 없도록 재원이 투자돼야 한다고 본다.
- 현행 입시제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 입시는 고교입시든 대학입시든 관문을 통과하는 의례로서 여기에는 반드시 경쟁이 따르기마련이다. 그런데 학력보다 학벌을 중시하는 우리의 사회 풍조 상 입시는 과열될 수밖에 없다. 고교입시는 평준화 정책이 30년 가까이 지속돼 오면서 입시지옥은 없어졌지만 학생들의 학교선택권을 제한하고 추첨에 의해 학교를 배정함에 따라 개인의 실력보다는 운에 따라 좌우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평준화 정책을 일부 수정해 일반계고등학교에 부분적이나마 학생선발권을 주는 방안을 검토해볼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학교 간 선의의 경쟁을 유도하고 학생들의 학교선택권을 확대하여 불만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자율형 사립고나 공립형 기숙고는 학생들의 학교선택권을 높일 수 있으나 일반계고의 질 개선이나 학생들의 학교선택권 확대에는 큰 구실을 하지 못한다고 본다.
대학입시는 대학에 학생선발의 자율권을 주되, 고등학교에서 정상적인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도록 고등학교의 주요과목들을 입시에 반영하도록 해야 한다. 상당수 대학에서 선택적으로 일부과목만을 반영해 고등학교 교육이 파행적으로 운영된다는 지적들이 많다. 대학의 기부입학제는 기본적으로 반대한다. 대학의 재정운영에 도움을 줄 지 몰라도 빈부의 차이에 따라 대학 선택이 달라진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이다.
- 사교육과 공교육은 이젠 서로 분리될 수 없는 개념으로 흘러가고 있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참교육의 의미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 우리나라가 근대사회로 진입하면서 대대로 물려 받아온 가난을 씻게 한 가장 큰 동인(動因)이 교육이었기 때문에 아직도 국민의 정서 속에는 남보다 앞선 교육만이 경쟁사회에서 살 길이라는 신념을 갖고 있는 것이 사교육 증가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좋은 대학에 보내고자 하는 학부모의 교육열과 우수대학을 졸업한 사람들을 우대하는 사회분위기가 존속되는 한 공교육이 아무리 내실 있게 운영돼도 사교육을 근본적으로 없애기는 어려울 것이다.
사교육을 줄이기 위해서는 공교육의 내실화도 중요하지만 사회구조와 사회적 인식이 전환돼야 하기 때문이다. 참교육이란 사교육을 없애기 위한 공교육 내실화가 아니라, 학교교육 본연의 임무에 충실한 공교육에 힘을 기울여 학생과 학부모가 원하는 교육에 역점을 기해 주고, 다양한 교육활동을 전개해 수요자의 욕구를 충족해 줌으로써 신뢰를 받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 앞으로 교육위윈회의 운영계획은?
▲ 교육위원회에 부여한 권한과 책무를 충실히 수행해 시민이 염원하는 대전교육 실현과 교육 목적 달성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를 위한 의정활동 방향으로 첫째, 교육위원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하는 질 높은 의정활동을 실현하고 둘째, 지역간 교육의 불균형 및 소외계층 지원과 같은 교육현장의 이견과 갈등을 풀어내는 화합의 의정활동을 추진하며 셋째, 건전한 비판과 대안제시를 통한 고품질 교육정책을 마련해 대전교육발전을 이루는 상생의 의정활동을 전개할 생각이다.
- 마지막으로 대전지역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 우리나라 국민 모두는 자신을 교육전문가라고 칭한다. 그에 걸맞게 각종 교육정책이나 교육현안에 대해 전문가적 식견으로 의견을 피력한다. 이것은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며 또한 교육계에 종사하는 사람이 귀담아 들어야할 교육 민의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교육 민의를 수렴해 교육정책에 반영시키는 역할을 하는 기관이 교육위원회이다.
지금까지 대전시교육위원회는 교육자치 틀 안에서 시교육청에 대한 견제와 감시기능을 수행하고 민의를 수렴해 각종 교육정책에 반영해 왔다. 이러한 활동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교육가족과 시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도움과 성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교육위원회에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을 가져주실 것을 부탁드리며 시교육위원회 또한 보다 성숙한 모습과 더욱 충실한 의정활동으로 지역주민과 교육가족에게 보답하겠다.
[강영자 대전시교육위원회 의장 프로필]
▲1942년 충남 부여 출생
▲1959년 강경여고 졸업
▲1961년 수도여자 사범대학 실업가정과 졸업
▲2000년 한남대학교 교육대학원 교육학 석사
▲2000년 대전시교육청 대전교육연수원장
▲2003년 대전시동부교육청교육장
▲2006년 제5대 대전시교육위원회 교육위원
▲2008년 제5대 대전시교육위원회 후반기 의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