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봉섭 사랑의 찐빵 할아버지가 자신이 만든 찐빵을 노인복지관에 기증하면서 빵을 들어보이고 있다. |
대전에 사랑의 찐빵할아버지가 떴다.
강봉섭 대한노인회대전시노인지도자대학학생회 총회장(78)은 매일 새벽 수천깨의 찐빵을 만들어 노인회관의 노인들을 비롯해 각 복지관에 무료로 빵을 나눠주는 자원봉사를 한지 8년째에 이른다.
80이 가까운 고령에도 정정하고 활기가 넘치는 비결을 물으니 "자원봉사활동으로 새벽부터 밤까지 바쁘게 사니 아플 시간도 없다"는 강 할아버지다. "당뇨와 혈압이 있어도 운동을 많이 하니 건강하다"는 강 할아버지는 좋은 일을 많이 한다고 주변에서 듣는 칭찬의 말에 흐뭇한 생활을 하고 있다고 했다.
강봉섭 찐빵할아버지는 지난 숭례문 화재사건때도 1천개의 빵을 만들어 조문객들에게 나눠주는가하면 태안기름유출사고때에도 4천개의 빵을 만들어 자원봉사자들에게 따뜻한 정을 전했다.
노인일자리박람회를 비롯해 노인체육대회때도 수천개씩의 빵을 만들어 전해온 강 할아버지는 이제 노인복지회관 마당에 세평 정도의 빵 만드는 공간을 얻어 노인대학생들과 함께 정기적인 봉사활동을 하게 됐다. 그동안 강 할아버지가 만들어온 찐빵의 수만 해도 35만개 정도를 헤아린다. 앞으로도 40만개 정도의 빵은 더 강 할아버지의 손끝을 통해 탄생할 전망이다.
사랑의 찐빵 할아버지는 "복지관을 드나드는 노인들이 내가 만든 빵을 너무나 좋아해 기분이 좋다"며 "건강이 허락하는 한 생을 다하는 날까지 노인들이 좋아하는 빵을 만들어 봉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 할아버지는 27일 대전시노인복지관 노인대학 개강식날에도 복지관을 찾은 노인들 400여명에게 김이 모락모락 나는 따뜻한 찐빵을 전하며 사랑을 나눴다.
13평짜리 단칸방에서 부인과 단둘이 살면서 새벽 4시반이면 일어나 옥계동 다리까지 하천변 조깅을 마친후 빵을 만들기 시작하는 강 할아버지는 리어카를 끌며 고물상을 통해 모든 용돈으로 빵 재료비를 충당하고 있다. 그는 노후에 교회를 다니기 시작하면서 어려운 노인들을 측은지심으로 돌아보게 됐고 이들을 돕기 위해 빵을 만들 결심을 하게 됐다.
지난 2001년부터 대전고앞 한밭복지재단 연세의원 3층 옥상에 천막을 치고 빵을 만들기 시작한 강 할아버지는 "어려운 노인들이 1시간씩 물리치료 받고 허리가 굽은채 힘들게 돌아가는 모습이 안타까워 이분들에게 드릴 찐빵을 만들다보니 오늘에 이르게 됐다"며 "봉사의 삶이 나를 건강하고 행복하게 해준다"고 미소지었다.
/한성일 기자 hansung007@joongd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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