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교환방문시 그림 봉사… 가장 기억남아
내달 중 문화예술인 협약… 상생발전 노력
천안 등 타 지구와 힘모아 인류애 나눌 것
국제로타리 역사상 화가출신으로는 최초로 지구 총재가 되어 화제를 모으고 있는 이가 있다. 바로 우리 지역에서 금강을 소재로 한 작품 활동을 꾸준히 해온 정명희 화백이 그 주인공이다. 이에 오는 26일 오전 10시 대전엑스포컨벤션웨딩홀에서 국제로타리 3680지구 2008-2009 총재로 취임하는 정명희 총재를 지난 17일 선화동 그의 자택 겸 작업실에서 만나 로타리안으로서 그가 걸어온 길과 총재로서의 포부와 봉사관 등을 들어보았다. -편집자 주-
▲전임 빈의홍 총재가 하셨던 사업을 80~90% 정도는 계승할 생각이다. 대전시와 연합해서 같이하는 행복나누미사업도 지속적으로 할 것이고, 로타리에서 중점적으로 하고 있는 소아마비 박멸 사업에도 박차를 가할 생각이다. 소아마비 예방을 위한‘폴리오플러스` 사업은 지구상에서 소아마비를 완전히 박멸하는 쾌거를 이루기 위해 세계적 자선단체인 빌게이츠 재단과 함께 할 것이다. 빌게이츠 재단에서 이를 위해 1억달러를 기탁했고, 로타리 역시 1억달러를 모금한 상태다.
현재 지구상에서는 인도 북부 파키스탄 지역과 히말라야 산속 오지 지역, 중앙 아프리카 오지 지역 등 3곳이 소아마비 박멸이 안된 곳인데 3년 안에 소아마비를 완전히 박멸시키는데 일조할 것이다. 우리 나라 로타리 역사상 80년만에 최초로 세계 회장으로 당선된 이동건 회장의 임기가 나와 같은 2008-2009라서 대단히 기쁘게 생각한다. 이 회장이 임기 동안 소아마비를 이 지구상에서 완전히 퇴치하고 싶다는 뜻을 밝힌 만큼 이 회장을 도와 최선을 다하겠다.
이동건 회장의 테마가 ‘꿈을 현실로`인데 소아마비를 없앤 후엔 로타리가 하는 수많은 인도주의적 사업에 동참할 것이다. 그중 하나가 5세 이하 영아 사망률 감소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하루에 세계에서 5세 이하 영유아가 3만명씩 죽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영아 사망률 감소를 위해 전세계 로타리가 노력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첫 번째 캠페인국으로 선정돼 오는 9월2일 서울 일산에 있는 킨텍스컨벤션센터에서 로타리언 1만명이 모여 대대적인 캠페인을 벌일 계획이다. 12개 나라에서 컨퍼런스에 참여해 5세 이하 영유아 사망률 감소에 전력을 기울이게 된다.
이번 한국에서의 첫 번째 캠페인은 이동건 로타리국제회장을 적극 지지하고 도와드린다는 의미를 담고 있고 나의 총재 부임 이후 맨 처음 갖게 될 행사라서 더욱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있다. 우리 3680지구 63개 클럽 2300여 로타리언중 약 400여명의 로타리언이 이번 행사에 참여할 계획이고 십시일반 성금을 모으고 있는 중이다.
-로타리언으로서 자랑스럽고 뿌듯했던 순간이 있다고 들었는데.
▲지난 1월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로타리국제협의회에서 전 세계 각국에서 모인 525명의 총재와 함께 차기 총재 교육을 받을 때 세계 회장이 한국인이란 사실이 얼마나 자랑스럽고 흐뭇했는지 모른다. 세계 회장과 마음 놓고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 로타리언으로서는 참으로 자랑스럽고 뿌듯한 일이다.
이동건 회장을 보면서 한국의 위상이 세계적으로 이만큼 높아졌다는 사실을 몸으로 체감할 수 있었다. 국제회의장에서 동시통역할 때 한국어가 7개국 언어중 하나로 통역이 되는 현장을 목격하면서 한국인으로서의 자긍심과 가슴 벅찬 감동이 밀려왔다. 로타리 기여도에 있어서 한국은 세계 4위를 기록하고 있는 것만 봐도 로타리에서의 한국의 위상을 짐작할 수 있다. 로타리에서 늘 앞서가던 일본은 세력이 감소하는 상황이고 한국은 점차 부흥하고 있는 추세이다.
보통 로타리언이 4만명 모이면 1존이 되는데 한국의 로타리언 5만5000명에 대만, 필리핀, 중국, 몽골, 홍콩을 합쳐서 1.5존으로 범위가 넓혀지면서 우리나라는 국제로타리 이사의 숫자도 많아지고 국제 회장이 나올 가능성도 그만큼 많아지는 것이다. 로타리언으로서 가슴 벅찬 순간이다.
-언제 로타리언이 되었고 계기는 뭔가.
▲지난 87년 2월24일 소야 박선규 초대 국제로타리 3680지구 총재님의 권유로 로타리언이 됐다. 박 전 총재님은 평소에 내가 가장 존경하는 분이기에 망설임 없이 들어왔다. 박 전 총재님의 삶은 모범적이셨고 자기보다는 늘 이웃을 먼저 생각하는 분이셨다. 박 전 총재님과의 인연은 그 분이 나에게 그림을 배우러 오시면서 시작됐다. 나에게 로타리 가입을 권유하실 때 경제적 능력이 없는 화가가 어떻게 로타리언을 할 수 있겠느냐고 했더니 21년째 나에게 그림을 배우시며 레슨비를 놓고 가신다. 그 분의 정성에 감동받아 대전에서 역사가 가장 오래된 대전로타리클럽에 입회했다.
소야 총재님이 15년전 한남대에서 명예박사학위 받으시고 리베라호텔에서 축하연이 있을 당시 부인과 삼촌, 아들들, 초등학교 은사님 등을 소개하고 난 뒤 30년이나 연하인 나를 ‘살아 계신 선생님`으로 소개하시는거다. 그 분은 나를 친구같고 아들같고 선생님같은 존재로 생각하고 계신다. 51년동안 로타리안으로 살아오신 소야 총재님은 지금 연세가 92세시니 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랫동안 로타리활동을 해오신 분이고 그림, 거문고, 시조, 창 등에도 아주 재능이 많으신 분이다. 의사로서의 학문적 성취도나 덕이나 인품이나 모든 면에서 나에게는 우상같은 분이다.
대전충남적십자회장과 나환자협회 회장을 수십년 이상 하시며 남북적십자회담 수석대표로 평양에 다녀오신 분이 바로 소야 총재님이시다. 나에게는 로타리 동료이자 아버지같은 분이고 가장 존경하는 어르신이고 가장 닮고 싶은 분이다. 로타리언으로서의 나를 오늘까지 이끌어주신 소야 총재님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와 존경의 인사와 더불어 절을 올리고 싶은 심정이다.
-로타리 활동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봉사가 있다면.
▲난 본래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성격이다. 가난한 화가이기 때문에 물질적 봉사는 힘들어도 몸으로 봉사하는 일이라면 뭐든지 다했다. 로타리의 모든 직책을 두루 섭렵할 수 있었던 것도 화가로서의 작업시간 이외에는 로타리에 모든 열정을 다 바쳤기 때문이다. 대전로타리클럽에서 청소년분과위원회장으로서 일본 후쿠오카 나까스 주오로타리클럽과 교환방문할 당시 주오로타리클럽 회원 부인들에게 그림을 가르쳐 주었더니 얼마나 좋아했는지 모른다.
화가라는 내 직업을 통한 봉사로 한국 미술을 외국에 알리는데 일조한 것 같아 뿌듯했던 기억이 난다. 로타리는 봉사의 첫째를 직업봉사로 이야기하는데 각각 다른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과 어울려 자기 직업을 통해 봉사하는 분위기를 가지고 가는 게 바로 로타리가 추구하는 직업봉사다.
-총재 취임 이후 교육청에 작품을 기증한다는 소식이 있던데.
▲내일 모레 총재 취임식후에도 취임 기념으로 사회에 봉사하는 방법을 생각하다가 대전시와 충남도교육청에 그림 한점씩을 기증하기로 결정했다. 금강을 주로 그려온 나는 이번 60호 크기의 작품 제목도 ‘사야금강`으로 정하고 작품을 완성했다. 6월 말에서 7월 초 사이에 기증식을 가질 예정이다. 교육청에 기증하는 이유는 로타리가 장학사업을 후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초등학교의 리트렉트, 중고등학교의 인터렉트, 대학교의 로타렉트는 로타리가 지원하는 그룹 이름이다. 각각의 지도교사들이 학생들을 열심히 지도해주시면서 봉사정신을 함양시켜 주신다. 이웃과 사랑을 나누는 일, 일하고 배워서 로타리언으로서의 봉사정신을 갖도록 노력해주시고 활동하고 후원하는 분들에게 더 열심히 하시도록 격려하는 차원에서 이뤄지게 됐다. 교육청에서 로타렉트 클럽에 큰 관심을 가져주십사 하는 의미도 담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교육청 방문객들에게 로타리의 직업봉사를 알리는데도 일조할 것이라 믿었다.
대전시청이 현 둔산동에 입주할 당시에도 오픈 기념으로 작품을 기증했고 충남도청에도 ‘금강천리도`를 기증했다. 충남도는 작품의 효과적인 보관을 위해 청양도립대학에 기증, 지금 이 작품은 청양도립대학 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다. 어느 해이던가 시민회관에서 각 관공서의 소장작품 특별전을 대전시민회관 전시실에서 연 적이 있는데 이때 내 그림이 가장 좋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교육청에 기증하는 작품 제목인 ‘사야금강`이 무슨 뜻인가.
‘▲史野金江`(사야금강)은 논어에 나오는 말인데 때묻지 않고 순수하고 깨끗한 금강을 뜻하는 말이다. 추사 김정희 선생도 이 글씨를 쓰셨는데 지금 간송미술관에 보관돼 있다. 대청댐 인근 방아실에서 살 적에 내 작업실 이름도 ‘史野園`(사야원)으로 지었다. 금강과 접속시켜 만든 조어가 바로 사야금강이다.
금강은 때묻지 않고 순수해서 보전했으면 좋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래서 금강이 대운하에 휩싸이는 것도 반대한다. 깨끗하고 때묻지 않은 금강이 잘 보전되기를 바라는 뜻은 학생들도 때묻지 않고 잘 자라서 우리나라의 성실한 일꾼이 돼주길 바라는 마음과 맥이 통하는 것이다. 금강이 깨끗하게 흘러가길 바라는 간절한 소망이 나로 하여금 늘 금강을 소재로 한 그림을 그리게 한다.
-로타리 총재이면서도 정 총재는 영원한 화가다. 특별한 예술관이 있는지.
▲예술하는 사람은 욕심이 없어야 한다. 예술가가 여유가 있으면 작품 활동을 못한다. 예술 창작과 삶 사이에는 차이가 많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미련하다싶을 정도로 꾀부리지 않고 선하게 살 수 있어야 진정한 창작품이 나온다고 생각한다. 예술가가 똑똑해지다보면 자칫 자만에 빠지기가 쉽다.
우리나라 교육이 지향하는 바가 전인교육 아닌가. 미켈란젤로가 화가이자 의사이자 시인이자 군인이자 종교인이었고, 조선시대 선비들은 대개 시와 서와 화를 잘해 3절이라 불렸다. 그러니까 한가지 일을 열심히 하다보면 그림과 글과 문리와 음악까지 이치를 터득하게 된다. 이를테면 왕유의 그림을 보면 시가 보이고 시를 보면 그림이 보인다. 그것이 바로 좋은 그림이고 좋은 시다.
내 아내(김옥자 나무십자가 순복음교회 담임목사)는 한 예술가로서의 나는 자기 색깔을 펼치면서 로타리에 모든 열정을 쏟아부었다고 말하는데 나는 매일 하루에 8시간 이상 작업실에서 내 작품 창작에 열중한다. 그 외의 시간은 울트라마라톤대회 출전용 달리기 등 체력관리와 함께 로타리활동을 하는 것이다. 그림과 로타리는 내 생애의 가장 소중한 존재들이다. 평생 작품 활동을 하고 싶고 로타리 활동을 하고 싶다.
-총재 취임식날 새로운 로타리신생클럽이 탄생한다던데.
▲내 취임식날 로타리클럽을 탄생시키게 돼 기쁘다. 이는 로타리에 대한 보답이기도 하고 값있고 보람 있는 일이기도 하다. 대전사랑로타리클럽이라고 이름을 붙였는데 내가 대신중학교 미술교사 시절 제자였던 이은권 ULS 영어학원 원장이 초대 회장으로 취임하게 된다. 내 제자들이 각 대학의 미대 교수로 많이 진출해 있어서 제자 키운 보람을 느끼게 될 때도 많다.
-총재 취임 이후 특별히 계획중인 일은.
▲총재 취임이후 1년 동안은 에술인으로서가 아니라 로타리총재로서 최선을 다할 예정이지만 로타리가 문화인들에게 관심을 갖고 같이 상생해 나갈 수 있도록 문호 개방의 길을 열어주고 싶다. 로타리와 문화를 접목시키는 일은 나의 몫이다.
이를 위해 7월중에는 최남인 대전예총 회장님과 함께 ‘로타리`와 ‘문화예술인`간 협약을 맺을 예정이다. 그동안 로타리언들에게는 에술단체와 잘 어울릴만한 기회가 없었다. 로타리언들이 예술에 관심을 갖게 해주고 도와준는 방법을 찾을 것이다. 로타리언들은 봉사를 하고 싶어도 대상을 못찾을 경우도 많다.
양자가 서로 일거양득할 수 있도록 봉사와 협약 아이디어를 많이 구상중이다. 일례로 대한적십자사와 로타리가 적십자 사업을 하는 것을 비롯해 서해안 돕기 봉사 등도 같이 하려고 한다. 또 천안로타리클럽과 충남북 로타리클럽 등 3620지구와 3740지구 회원들과 연합해 순수하고 평등한 인류애적 사랑을 나누면서 봉사할 생각이다. 충청도와 한 힘이 돼서 좋은 일을 해보려 한다.
-인생의 좌우명이 있다면.
▲내 좌우명이 논어에 나오는 ‘心外無法`(심외무법)‘이다. 마음 바깥에 법이 없고 모든 것은 생각에 따라 움직인다는 뜻이다. 뜻을 세워야 이룰 수 있다는 이 말을 늘 보고 지낸다. 어릴때에는 자기를 위해 살고 그 다음에는 지역사회를 위해 살고, 그 이후에는 국가와 인류를 위해 살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어떤 일을 할 수 있을때 적극적으로 하면서 생각하고 노력하는 값진 인생을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사야금강`을 그리듯이 로타리 총재로서의 지역봉사에 온 힘과 정열을 기울일 것이다. /대담, 정리=한성일 부장, 사진=김상구 부장
◆정명희 총재는?
▲45년 충남 홍성 출생후 대전에서 성장 ▲금강을 단일소재로 한 개인전 한국·중국·독일 등 65회 , 단체전,초대전 등 국내외 400여회 출품 ▲목원대,·서원대,·경원대,·배재대,·한남대 강사 역임 ▲운보 김기창 화백 사사 ▲현대 미술초대작가(국립현대미술관) ▲안견미술상, 대전시문화상 수상 ▲대전과학고 소야장학재단이사장 ▲대한민국 미술의 해 대전광역시 조직위원장 ▲한국예총 대전광역시 지회장 역임 ▲한국문예진흥원 선정 한국대표작가 500인 ▲선화기독교 미술관장 ▲국정교과서(중학미술3 대한교과서) 작품 수록 ▲한남대 미술대학 겸임교수 ▲아트대전 국제페스티발 운영위원장 ▲심향 박승무 화백 선양위원장 ▲작품소장처 국립현대미술관/서울시립미술관/대전시립미술관/아주미술관/한양대 박물관/성균관대 도서관/경상대도서관/충남대학병원/한남대박물관/대전대도서관/대전과학고등학교/대전정부청사/대전법원청사/대전광역시청/대전상공회의소/대전국방과학연구소/계룡건설/영국대영박물관/이태리주한대사관 ▲자서로 시집 ‘금강편지`외 10권, 수필집 ‘하늘로 나는 물고기`등 다수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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