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하기 운동 등 시민 고품격 삶 견인
구성원 다양성 존중… 시너지 ‘최대화’
대전 발전 목표 시민 구심점 역할 할것
대전사랑시민협의회는 지난달 22일 이사회를 통해 홍성표 전 대전시교육감을 신임회장으로 추대했다.
지난 1일부터 공식 임기가 시작된 홍 신임 회장은 ‘감사하기 운동`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갔다. 18일 오후 2시 대전시청 3층 대강당에서 취임식을 가질 예정인 홍성표 신임 대전사랑시민협의회장을 지난 12일 그가 현재 몸담고 있는 대전대 교육대학원 석좌교수실에서 만나 취임을 앞둔 소감과 대전사랑시민협의회장으로서의 포부, 앞으로의 활동 계획을 들어보았다. -편집자 주-
▲대전 발전과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시민의 역량을 한데 모아 시와 시민이 같이 굴러가는 양쪽 수레바퀴와 같은 역할을 해나갈 것이다. 대구, 인천, 울산 등도 시민협의회가 활성화돼 있는 것으로 안다. 부산 역시 마찬가지다. 이들 도시들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자치시대에 시민단체연합회들은 자발적으로 스스로의 품격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
-대전사랑시민협의회에서는 어떠한 일들을 해야 될 것으로 보는가.
▲많은 분들이 걱정하시는 것처럼 국책 사업 같은 것들은 대전시를 중심으로 한 지방정부만의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다. 시민들의 역량을 모아줘야 할 형편이다.
단기적으로는 세계적인 IAC 총회를 앞두고 있고 내년에는 15년 만에 대전에서 전국체전이 열린다. 이러한 행사들에 시민들이 어떻게 동참할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 문화를 즐기는 가운데 봉사하고 단체와 시민 간 서로 네트워킹해서 해야 될 일들이 많을 것이다.
-좀 더 구체적인 활동 계획은.
▲재난안전네트워크 시스템을 활성화시키는 일, 창의와 화합, 개척이라는 대전정신을 견고히 다지는 일, 인재 키우기 등에 주력하려고 한다. 내 고장 출신 인재들을 글로벌 인재로 키워 이들이 지역의 이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육성해 내는 일에 이바지하고 싶다. 지역의 인재들을 시민의 힘으로 키워내는 것이 훨씬 가치 있다고 본다. 18일 취임식때는 감사하기 운동 선포식과 함께 감사운동 실천대회도 가질 예정이다.
취임식 이후에는 본격적으로 대전시민들과 함께 누구에게나 감사하기 운동을 시작하려고 한다. 6월이 호국보훈의 달이기도 한데 국가를 위해 순화하신 분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갖고 후손들을 보살피는 마음을 갖는 게 필요하다. 또 부모님께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겠다. 그것이 바로 가족 사랑이고, 이웃에 대한 감사와 배려가 이웃 사랑과 봉사활동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선생님에 대한 감사도 필요하다. 이에 스승존경운동을 펼치려 한다.
대전의 자긍심과 애향심을 불러일으키고 대전의 힘으로 승화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국가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갖는다면 그것이 바로 애국심일 것이다. 시민단체 전체가 같이 네트워킹하고 동참하는 게 필요하다. 조그만 일 같지만 하나, 둘 쌓이다보면 사회생활이 명랑해진다. 문화시민의식이 높아지면 사회분위기도 밝아진다. 순수한 시민활동을 한군데로 모으는 일에 주력하겠다.
-대전사랑시민협의회가 대전시내 모든 시민사회단체와 시민들의 구심점 역할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
▲150만 대전시민의 구심적 역할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늘 생각하고 있다. 내 집 앞 눈 치우기, 내 집 앞 쓸기 등 작고 소소한 일일지라도 실천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행정기관이 주도해서 하는 것이 아닌, 시민들의 자발적인 동참이 필요하다. 조그만 것 같아도 문화의식을 높이는 일이다. 이웃 간에 자연스러운 소통이 이뤄지고 하나의 힘으로 뭉쳐지면 그것이 바로 대전시민의 힘이 아닐까 생각한다.
-지난 총선 때 자유선진당 등 정치권에서 많은 러브콜을 받은 것으로 아는데 고사했다. 이에 대한 생각을 듣고 싶다.
▲이 고장 사람으로서 대전시민들에게 과분할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8년 동안 교육감을 하면서도 마음속으로부터 시민들에게 갚을 수 없는 큰 빚을 졌다고 생각해 왔다. 시민들에 대한 빚을 갚는 길이 뭘까 고민했다. 정치권에서 아무리 요청해도 안 간 것은 두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누가 뭐라고 해도 본인은 교육자이고 체육인이고 수필가이고 칼럼니스트이다. 사범학교를 졸업하고 열아홉살 때 초등학교 교사로 사회에 첫발을 내딛었다. 10년간 교사 생활을 했고 25년간 대학교수로서 제자들을 키워냈다.
이후 8년간 교육감을 지냈으니 그것으로 충분히 자족할 줄 알아야 된다고 생각했다. 더 이상은 과욕으로 느껴졌다. 두 번째 이유는 교육자였던 내가 과연 정치권에서 당당하게 일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다. 여러 면에서 부족한 점이 많음을 알기에 정치권에 뛰어들기는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적극적인 영입공세를 거절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웠다.
상대방의 의사를 뿌리치는 게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난 영원한 선생이다. 그 생각은 앞으로도 변함이 없다. 선생은 선생으로 남아야 된다. 교육감으로서의 8년이란 경력은 명예롭게 지켜야 될 아주 소중한 가치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정치권에 가지 않은 것이다. 정치권은 내가 갈 길이 아님을 안다.
-대전사랑시민협의회장을 맡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그동안 여러차례 대전사랑시민협의회장이 돼달라는 제의를 받았다. 그러나 흔쾌히 수락하기가 어려웠다. 과연 내가 시민사회단체를 아우르고 시민 역량을 결집시키고 대전발전의 시금석과 밀알의 역할을 해내는 일에 적임자일지 많이 고민했다. 무슨 일을 한다고 할 때 순수성을 잃어버릴 수도 있어 두려웠다. 많은 도움과 사랑을 받으면서 교육감 생활 8년동안 큰 대과 없이 지내왔는데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과 대전시민으로서의 자긍심을 높이는데 내가 과연 적합할까 싶어 많은 고민을 했었다.
다만 순수한 시민단체로서, 순수성을 잃지 않으면서 대전의 정체성을 살리기 위해 앞장서는 일에 미력한 힘이나마 보태는 것도 시민들에게 받은 사랑과 은혜를 갚을 수 있는 길이겠다 싶어 여러 번 고사 끝에 수락 결정을 내린 것이다. 순수봉사활동을 해야 된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 공직을 떠난 사람은 시민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봉사활동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
-대전시민으로서 안타까운 점이 많다고 하셨는데.
▲대전은 여러 가지 면에서 긍정적이고 좋은 여건들을 갖추었음에도 불구하고 역대 정권에서 늘 푸대접을 받아 왔다. 서로가 서로를 폄하하고 좋지 않은 일을 꾸미는 모습을 볼 때 참으로 속상했다. 자기 스스로를 지키고 사랑하고 강해지려는 자강 정신이 필요하다.
대전사랑시민협의회장이 되면서 시민들의 힘을 모으는 일에 앞장서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 후배들이 잘 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칭찬해주는 게 선배들의 역할이고 반드시 해야 될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
-신임 대전사랑시민협의회장에게 거는 기대가 클 것으로 본다. 어떤 각오를 갖고 있나.
▲대전사랑시민협의회 자체의 업그레이드에 대한 부담이 많이 된다. 일단 내가 할 일이라 생각되면 그야말로 최선을 다해 한다. 사람들의 마음을 모으면 일의 효과는 대단히 크다. 일하는데 제일 중요한 가치는 사람들의 마음을 모으는 일이다. 결과도 중요하지만 의견과 가치 다양성을 존중해야 한다. 민주사회일수록 다양한 의견이 분분해 일의 속도가 느릴 수 있지만 다양한 참여가 바탕이 되지 않으면 민주성이 확보될 수 없다.
여러 사람이 같이 참여해 의견을 모으면 그것이 바로 ‘소통`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것들을 소홀히 하지 않으면 속도는 느리더라도 생명력을 얻고 탄력을 받는다고 생각한다. 교육감을 8년 하면서 장기적으로 효과를 나타내는 일들을 터득하게 됐다. 그것은 바로 구성원들의 이해를 모으고 스스로 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된다는 사실이다. 가치를 창출하고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는 게 바로 그러한 부분이다. 선친께서는 한평생 ‘바르게` 사는 삶을 강조하셨다. 손해 보는 듯이 사는 삶이 때로는 지혜로운 삶이 아닐까 생각한다.
-대전에서는 석좌교수 1호로 알고 있다. 대전대 석좌교수로 오게 된 동기는.
▲교육감 임기를 마치고 나오자 여러 대학에서 영입 제의를 받았다. 그중 대전대는 지산 임달규 설립자의 창학 정신을 높이 평가했기에 가게 됐다. 순수한 육영사업을 하는 곳에 내 힘이 필요하다면 가는 것이 맞지 않겠나 생각했다. 설립자가 하나하나 일궈낸 땀과 보람의 결실에 힘을 보태드리고 싶었다. 지금 석박사과정에서 각각 1강좌씩을 맡아 강의하면서 주부교실, 학부모 대상 교육, 목원대 골프 CEO 과정 등 특수대학원 과정 특강과 각 기업체 강의 등 외부특강을 많이 하고 있다.
-주로 어떤 내용의 강의를 하나.
▲학부모들에게 강의할 때는 시계를 보기 전에 나침반을 먼저 보라고 이야기한다. 목표를 정확히 세운 뒤 최선을 다하라는 의미이다. 부모들은 아이들이 갈 나침반을 찾아줘야 될 의무가 있다. 교수 시절엔 300여건의 주제 강의를 했다. 원칙을 정확히 지키고 항상 정도를 가도록 가르치는 나침반 역할이 중요하다. 품격 있는 삶을 주문하곤 한다.
교육감 시절 ‘사람이 차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그러나 원칙에 맞춰 정국을 가다보면 서운한 사람은 생기게 마련이다. 특히 인사권과 재정권을 갖고 있으니 오해에 휘말릴 소지가 상당히 많다.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고 주먹 하나 들어갈 틈이 나중에 둑을 터지게 하는 것이다. 예외란 있을 수 없다. 원리원칙대로 하다 보니 주위에 친구들이 떠나게 돼 외롭기도 했지만 그래도 내 소신엔 변함이 없다. 다만 아쉬운 점은 교육감으로 8년을 있다보니 제자를 기르지 못한 점이다.
학위를 받고 학자로서 밀도 높은 학문의 길을 가도록 지도했어야 하는데 그럴 수 없었던 게 학자로서의 아쉬움이다. 그래도 4년 전부터는 대전대 석좌교수로 오면서 제자들을 가르치게 됐으니 그나마 다행이고 감사하게 생각한다. 지금도 후배들에게 강조하는 것은 아무리 힘들어도 원리원칙을 중시하고 바른길로 가라고 하는 것이다.
-지난 시절을 돌이켜보면 가장 큰 보람이 무엇인가.
▲교육감 시절 8년 동안 매일 새벽 5시에 기상하면 대전시내 학교를 매일 한군데씩 둘러보며 시설을 살펴보고 점검했다. 8년간 급식 사고 한번 없었던 것은 그만큼 관심을 가졌기 때문이다. 극도의 긴장감 속에서 살았지만 지각, 조퇴 한번 없는 규칙적인 생활을 하니 몸은 저절로 건강해졌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시작한 야구 선수 생활은 군대시절에는 배구선수로, 교사시절에는 핸드볼 선수로 이어져 충남대 교수 시절에는 핸드볼선수들을 양성하는 국가대표 단장 활동을 했다. 86, 88올림픽때 파견을 나가기도 했다.
야구 선수 출신으로서 강단에 설 수 있는 사람을 찾던 박희범 전 충남대 총장의 픽업으로 충남대와 연을 맺게 됐다. 체육인에 대한 편견을 변화시키기 위해 운동선수들에게도 공부를 강조했다. 수업 제일주의를 지향하면서 사랑이 넘치는 교실을 만들기 위해 교사와 아이들의 대화를 중시하고 아이들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강조했다. 외부 유혹이 있을 때에도 읽는 즐거움, 쓰는 즐거움, 생각하는 즐거움이 있었기에 꿋꿋이 버틸 수 있었다.
-중도일보 독자들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진인사대천명`을 좌우명으로 삼고 주어진 여건 속에서 항상 최선을 다하면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는 만고의 진리를 몸소 체험하면서 살고 있다. 사회 생활을 하면서 늘 ‘역지사지하면 화이부동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사는 게 순리이자 지혜인 것 같다.
들판의 신록과 짙푸른 녹음도 멀리서 보면 모두 같은 색깔로 보이지만 가까이 가보면 제각각의 빛깔인 것처럼 사람들은 모두 다 성격도 다르고 개성이 달라도 어우러져 화이부동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것이 바로 대전정신인 창의, 화합, 개척정신에 부응하는 것이라고 본다. 살기 좋고 긍정적인 가치를 창출하는 도시 대전을 만들기 위해 대전시민이 한데 힘을 모으자고 말씀드리고 싶다. /대담, 정리=한성일 부장. 사진=김상구 부장
[홍성표 회장은 누구인가?]
▲출생-1942년 대전에서 태어났다. ▲주요 학력-61년 대전사범학교를 졸업하고 단국대, 중앙대를 거쳐 한양대에서 이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주요경력-61년 초등학교 교사를 시작으로 76년 충남대 교수로 재직하던 중 97년 1월16일 대전시 민선 2대 교육감에 선출됐다. 2000년 12월19일 대전시 민선3대 교육감으로 재선돼 2005년 1월15일까지 역임했다. ▲충남대 교수로 재직하는 동안 -충남대 체육과학연구소장, 학생부처장, 학생처장, 대한핸드볼협회 부회장, 한국운동역학회 부회장, 한국체육과학연구원 이사를 역임했다. ▲교육감으로 재직하는 동안- 전국교육감협의회 부회장 및 회장, 한국체육교육학회 회장, 전국체전개선특별위원장, 대한체육회 이사, 교육인적자원부 교단현장안정화대책위원회 위원, 충남대에서 명예 자치행정학 박사, 몽골공화국종합교육대에서 명예 교육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대전대 교육대학원 석좌교수, 충남대 명예교수, 교육인적자원부 개방형자율학교추진위원회 위원장, 대전KBS 시청자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상훈-88년 충청남도문화상, 2000년 월간문예사로부터 수필 신인상, 2001년 황조근정훈장, 2003년 세계자유민주연맹 국제자유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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