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검찰 서로 존중하는 시대 곧 올 것”

“경찰-검찰 서로 존중하는 시대 곧 올 것”

[중도초대석]황운하 대전 중부경찰서장

  • 승인 2008-06-02 00:00
  • 신문게재 2008-06-03 12면
  • 대담=오주영.정리=조양수.사진=지영철 기자대담=오주영.정리=조양수.사진=지영철 기자
고향인 대전에서 신뢰.사랑 받아 경찰위상 강화 최선
유천동 집창촌 인권침해.성매매 행위 초강력 단속 예정


‘싸움 닭`황운하가 다시 돌아왔다. 황운하 대전 중부경찰서장의 대표할 닉네임이 바로 싸움 닭이다. 경찰 내부에선 ‘밤의 경찰청장`으로 불릴 만큼 황 서장의 일거수 일투족 자체가 경찰은 물론 검찰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그를 놓고 각도에 따라 여러가지 평가가 혼재하고 있지만, 황 서장은 한층 ‘성숙`한 모습으로 고향인 대전에 다시 왔다.

그는 경찰 수사권 독립 ‘전도사`라는 타이틀에 묻혀 잘 알려져 있지만 경위 시절부터 형사반장으로 몸이 다져진 형사통이다.

황 서장은 고향에 다시 온 만큼 ‘일도 잘하는 황운하 `라는 평가를 받도록 현안 사업을 면밀하게 챙기겠다고 했다. 그를 만나서 경찰의 수사권 독립 의견과 유천동 집창촌 정리 대책 등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 황운하 대전 중부경찰서장은 경찰의 수사권 독립에 대해 “큰 틀에서의 형사사법개혁이 진행되고 있다”며 “경찰과 검찰이 서로 존중하는 시대가 곧 도래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 황운하 대전 중부경찰서장은 경찰의 수사권 독립에 대해 “큰 틀에서의 형사사법개혁이 진행되고 있다”며 “경찰과 검찰이 서로 존중하는 시대가 곧 도래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에 컴백한 결정적 이유가 있는가. 소감도 함께 말해 달라.

▲고향에서 경찰서장으로 근무하게 된 것을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그러나 한편으론 성장과정부터 세세하게 잘 아는 분들이 너무 많고, 그 분들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생각에 무척 부담스럽기도 하다.

대전은 이미 작고하신 부모님이 사시던 곳이며 많은 친구와 초중고 동기 및 선후배들이 살고 있는 곳이다. 다만 지난 2006년 대전 서부경찰서장으로 근무하다가 불과 6개월 만에 다른 곳으로 전출가게 돼 미처 못다 한 일들에 대한 많은 아쉬움들이 있었다. 그런 아쉬운 부분들을 이번 기회에 말끔히 해소하고 싶은 마음이다.


-검찰의 피의자 면담 요구로 촉발된 검.경 갈등으로 문책성 인사 처벌을 받았는데 그간의 심정은 어떠했는가.

▲당시 인사 조치를 결정하신 분들의 심경을 이해 못하는 바도 아니다. 또 개인적으로 큰 불이익을 받았다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다만 인사조치가 결과적으로 경찰청장 퇴진 운동으로까지 비화돼 조직의 결속력을 크게 약화시켰다. 또 조직의 각종 현안에 대한 내부의 추진동력을 떨어뜨렸다는 점에서 몹시 마음이 아팠다. 언젠가 다시 대전으로 돌아가 그 당시 못다 이룬 내 소망들을 이룰 수 있는 기회를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해왔다.


-전 서부경찰서장 당시 갈등을 빚었던 검찰의 구속 전 피의자 인치 요구에 대해서는 아직도 명백한 불법이라고 생각하는가.

▲경찰이 검찰의 심부름이나 하는 조직으로 인식된다면 경찰은 자부심을 갖기 어렵다. 각자의 역할과 위상이 존중돼야 한다. 경찰이 자부심을 갖지 못하는 국가는 결코 치안이 확보된 안전한 선진국가가 될 수도 없다. 민주주의의 완성을 말할 수도 없고 국민의 인권이 보호받을 수도 없다. 큰 틀에서의 형사사법개혁이 진행되고 있다. 그 흐름은 누구도 거스를 수 없다. 경찰과 검찰이 서로 존중하는 시대가 곧 도래 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부임 첫날 취임사에서 "중도하차 하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는데.

▲서부경찰서장 당시 불거졌던 문제에 대해 올바르게 이슈화되지 못했고, 올바른 해법을 모색하는 계기가 마련되지 못했다는 아쉬움은 크다. 저를 아끼고 또 걱정해주시는 많은 고마운 분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것이 최소한의 인간적 도리라고 생각한다.경찰의 자존심은 경찰이 권력을 갖는 힘센 기관이 되는 걸 의미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경찰이 자부심을 갖기 위해서는 경찰의 주인인 국민들로부터 신뢰와 사랑을 받아야 한다는 걸 의미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경찰은 그 스스로의 존립목적에 충실해야 한다는 의미에서다.


-유천동 초강력 대응과 관련해 일각에서는 `갑작스레`나 `느닷없이`란 표현을 쓰는데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

▲전국 각지에도 집창촌이 있다. 모두다 무허가로 운영 중이다. 그러나 유천동 집창촌의 경우 유흥주점으로 허가가 난 상태이고, 여성 종사자 대부분이 인권유린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유천동 집창촌의 경우 인생 종착점에 이른 종사자가 많다. 탄광에 비유하자면 막장인 셈이다. 서울지역 집창촌에서는 종사자가 사기를 당했다는 말을 자주하지만 유천동에서는 사기를 떠나 짐승 또는 노예 대접을 받고 있다. 선불금을 떼이지 않으려는 업주들의 감시가 심각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유천동에 대해선 기존 보다 강화된 관리를 하고 있지만 자칫 사각지대로 남을 수 있다는 생각에 이 같은 통합적 관리 방안을 마련했다.


-각계 의견을 수렴을 위한 공청회 계획과 앞으로 일정은.

▲각계 의견 수렴을 위한 공청회를 내달 중 열 계획이다. 공청회에 앞서 중부지역 치안협의회를 통해 중구청, 남부소방서, 바르게살기협회 등 유관기관이 참석한 가운데 유천동에 대한 뜻을 개진할 예정이다. 경찰서 대책회의는 이미 끝난 상태다. 대책회의에서는 대부분의 직원들이 나와 같은 의견을 보였다. 공청회 의견이 모아지는 다음달 부터는 정리된 내용대로 실행에 옮길 방침이다.


-공청회에서 모아진 의견대로 실행에 옮긴다고 했는데 어떻게 의견이 모아질 것이라 생각되는가.

▲크게 두 가지로 모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보다 강화된 단속 또는 아예 문을 닫게 하는 방법이다. 생각대로라면 이달 부터 중구청, 남부소방서, 바르게살기협회 등 유관기관과 적법성에 대한 초강력 단속에 들어가면 6개월 안에 문을 닫는 업소가 속출할 것이라 생각된다. 이 과정에서는 업주들이 다른 활로를 찾는 기회도 줄 것이다.


-현재 유천동 집창촌 업주들은 정상적으로 세금을 내고 운영하고 있으니 영업을 방해하지 말라는 주장도 펴고 있는데.

▲유천동 집창촌은 중구 지역의 매우 특별한 곳이다. 성매매가 불법으로 규정돼 있는 현실에서 성매매 업소가 집결돼 있는 곳이기에 경찰입장에서는 특별한 대책이 필요한 것이다. 특히 이곳에서는 성매매와 인권침해가 공존하고 있다.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유천동 집창촌이 폐쇄될 경우 풍선효과가 일어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구체적인 대비책이 있는가.

▲유천동 지역이 다른 집창촌과 다른 점이 있다. 인권유린 시비가 자주 일어나는 것은 물론 청소년 통행금지구역 설정이 아예 불가능한 대로변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언론과 일부 시민들에 의해 경찰과 유천동 업주 간에 마치 부적절한 유착관계라도 있는 양 오해되고 있다. 성매매 일괄 폐쇄 여부는 논란의 여지가 많은 주제다. 그러나 성매매가 불법으로 자행되고 있는 현실에서 경찰은 성매매 행위에 대해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에 설 수밖에 없다. /대담=오주영 팀장, 정리=조양수 기자 , 사진=지영철 기자

[황운하는 누구인가]
▲1962년 9월 10일 대전 출생 ▲학력 : 산성초 졸업, 동산중 졸업, 서대전고 졸업, 경찰대 법학과 졸업, 고려대 정책대학원(행정학 석사), 성균관대학교 법학대학원 재학중(헌법전공, 박사과정) ▲주요경력 : 경위임관(1985), 종암경찰서 형사반장(1988), 대전동부경찰서 형사계장(1992), 경정승진(1995), 성동경찰서 형사과장(1999), 마포경찰서 형사과장(2000), 용산경찰서 형사과장(2001), 강남경찰서 형사과장(2003), 총경승진(2004), 경찰청 수사구조개혁팀장(2005), 대전서부경찰서장(2006), 경찰종합학교 총무과장(2007), 대전중부경찰서장(2008) ▲논문 : ‘경찰과 검찰의 관계정립과정에 대한 역사적 비교분석’ 석사논문, ‘국민참여재판과 경찰수사환경의 변화’ 등 소논문 4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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