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비수도권 상생 실증적 연구 필요
한우.양돈농가 시설개선 등 지원책 마련
재난방지시스템 보고체계 생활화 할 것
충남은 전국 최고의 외자 및 기업 유치 등 눈부신 경제 발전과 태안 유류유출 사고, 보령 해수범람사고, 조류인플루엔자 등 악재가 혼재돼 있다. 발전의 호기를 맞았지만 예상치 못한 암초에 발목을 잡혀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형국이다.
민선4기 충남도정이 절반을 지난 지금부터가 충남의 10년 발전성을 결정짓는 중요한 시기라는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충남도의 기획실장을 지내다 중앙부처를 거쳐 다시 돌아온 김동완 행정부지사를 만나 충남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편집자 주>
▲도청을 비운 2년 사이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국방대 논산유치, 황해경제자유 구역지정, 도청이전 특별법 제정 등 굵직굵직한 현안을 해결하는 역동적인 모습을 보고 충남도가 긍정적이고 자신감에 차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앞으로 충남도정은 ‘한국의 중심, 강한 충남`을 위해 가속페달을 밝을 때다. 중앙과 지방, 미국 유학 2년 등의 과정에서 보고 느꼈던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도정 발전에 최선을 다하겠다.
- 취임 직후 디지털 중심의 행정업무를 강조했는데.
▲현대 행정은 기업만큼이나 ‘속도전`이다. 하지만 충남 특유의 조직 예절로 행정의 비효율을 초래하는 경우가 있어 이를 헐어내야만이 세계 속에 충남이 우뚝 설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 자신부터 차량이동 중에도 결재를 하는 유비쿼터스 업무시스템을 지향해 무선연결 노트북을 항상 휴대하고 다니면서 회의 중에도 소통이 단절되지 않도록 휴대폰의 문자메세지 등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 지난 달 발생한 보령 해수범람 사태를 통해 충남 재난방지시스템에 많은 문제점이 지적됐다. 개선책은 있나?
▲지금까지의 보고체계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보고에는 최초보고, 중간보고, 최종보고가 있는데 우리 119 상황실에서는 이런 보고체계를 아직 생활화하지 못하다 보니 상세상황을 파악하느라 보고가 지연되는 사례가 발생했다.
앞으론 상황근무자에게 보고체계를 숙지시키고 최초 보고는 문자메시지나 휴대폰을 활용하는 조직문화를 정착시켜 나가겠다.
- 직원들의 공감대 속에 조직개편을 추진할 방안이 필요한데?
▲새 정부의 ‘작은 정부론`에 부응하면서 도의 조직개편은 최소화해 조직의 안정성을 유지하되, 그동안 불거진 조직의 비효율 요인을 조정하겠다.
추진 과정도 일방적 방식이 아닌 직원과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하는 거버넌스 방법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 3차례에 걸친 실국장 토론회를 통해 실국 의견을 수렴했고, 전 직원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해 조직개편 방향설명 및 의견을 수렴했다. 노조 임원과의 간담회도 개최해 진정성을 갖고 신뢰를 확보해 나가고 있다.
-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에 따라 충남의 축산업도 어려움이 불가피한데.
▲우리의 경제현실이 개방쪽으로 갈 수밖에 없다면 정부 정책을 예의주시하면서 회생의 길을 찾기 위해 농가와 행정, 학계의 유기적 협력체계가 필요하다 생각한다. 다음달 쯤 그런 자리를 마련하고자 준비하고 있다.
한우농가와 양돈농가에 대한 지원책도 세웠다. 한우와 관련해선 토바우와 하눌소 등 2개 브랜드를 명품화 시키고, 송아지 생산기지 조성하는 한편, 개량 및 사육시설 지원도 추진할 계획이다. 쇠고기이력추적제도 전 시·군으로 확대하고, 음식점원산지표시제도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송아지 가격 보장을 위한 안정기준가격도 상향조정하고 국내 양질 조사료 생산 및 이용을 확대해 생산비를 절감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
이밖에 양질 퇴·액비 생산 및 이용 활성화로 친환경 양돈업 육성을 위해 가축분뇨처리시설을 설치하고, 액비살포조직을 육성하는 한편, 돼지 만성 소모성 질환(4P)의 사전 예방으로 생산성 향상을 도모할 것이다.
- 조류인플루엔자(AI) 방역체계의 전면 개정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데?
▲이번 AI방역과정에서의 가장 큰 문제는 양성 판정 이후에도 농가간에 거래가 빈번해 통제소 운영의 실효성에 의문에 제기되고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가축위생시험소나 수의사의 검사소견서를 소지하지 않은 가축차량은 전면 통제할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재래시장인데 우리 민족의 가축거래 관습이기 때문에 개선하기가 쉽지는 않으나 대량으로 가축이 사육되는 현실을 감안해 보완점을 찾아가겠다.
- 수도권 규제완화와 세종시특별법,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등 정부의 균형발전정책 흔들기가 계속되는데.
▲신정부의 균형발전정책에 대한 기본인식은 수도권규제가 기업의 비수도권이동의 효과를 내는게 아닌 동남아나 중국으로 이동하게 함으로써 국내산업의 공동화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데 토대를 두고 있지만 그런 사례가 얼마나 차지하고 있는가 하는 실증적 연구를 토대로 하지 않았다. 정부는 이제부터라도 실증적 연구를 통해 수도권과 비수도권이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 줘야 하고 그렇게 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비수도권에서도 수도권기업이 경영차원에서 이전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각종 인센티브와 규제개혁방안을 제시하는 등 책임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세종시는 21세기 인류가 추진하는 최초의 행정수도이기에 IT강국답게 최첨단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건설과정은 중앙정부가 국가예산으로 추진해야 하며 건설 이후에도 중앙정부의 행정수행을 뒷받침하는 도시로 관리돼야 하기 때문에 이에 소요되는 비용은 국가가 상당부분 부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도에서도 특별법에 특별한 법적 지위를 부여하는 입법안을 마련 중에 있으며, 이를 토대로 충청권 3개 시도와 중앙정부, 정치권과 협의할 것이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사업과 관련해선 우리 대안이 정리되면 중앙정부에 제안할 것이다. 대통령께서도 지난 3월 20일 우리도 방문시 그런 의중을 말씀드린 바 있다.
- 태안 유류피해특별법 시행령을 법제처에서 심사 중인 것으로 아는데.
▲현재 법제처에서 법안 심사 중인 특별법시행령(안)에 특별대책위원회 위원으로 피해지역 지방자치단체장이 포함돼 있다. 다만 광역단체장이 될 지, 기초단체장이 될 지 결정되지 않은 것이다. 또한 특별대책위원회 및 조정위원회의 안건심의시 피해지역 주민단체의 의견을 듣도록 규정돼 있다.
앞으로 도에서는 피해지역 대표모임을 수시 개최해 주민들의 요구사항이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
- 도청신도시 보상가를 두고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는데.
▲현재 책정된 보상가가 낮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주민들의 생활권 즉 이주·생활대책이다.
기본적으로 주민들에게 모든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현재 읍면동 주민등록담당자들까지 동원해 부동산 투기를 사전에 예방하고 있다.
또 이주 대상 주민들마다 사정이 다 다른데 그 중 노인들은 아무리 법적 보상금을 올려줘도 이사를 가 정착하는 게 쉽지 않은 만큼 사업시행자인 토지개발공사에게 수익금으로 노인종합복지관을 짓도록 했다.
농사짓는 분들을 위해서 홍성보성 지구(간척지)에 대토를 마련토록 지원하고, 장사하는 주민들은 시공사의 수익금을 줄이더라도 원가로 공급하는 방법을 협의할 것이다. 안 되면 도비를 지원하는 방법을 동원할 것이다.
도민들이 한 분도 빠짐없이 정착할 수 있도록 주민들의 희망하는 이주단지 규모, 상업지구 규모 등을 파악하기 위한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생활·이주대책에 적극 반영하겠다.
- 중앙부처에 근무할 때 지방자치와 관련한 책자를 발간한 것으로 아는데.
▲참여정부 시절 행정자치부 지방세제관으로 근무할 때 국가경쟁력을 키우면서 어떻게 하면 지방의 창의성과 자율성을 높여 지역발전을 이룰 수 있을까 많은 고민을 했다.
이런 고민을 조금이나마 해소해보고자 공직생활을 하며 보고 배우고, 느꼈던 것을 정리했고, 중앙부처 공무원에게 특강을 할 때 교재로 활용했다.
아직 미완성이고, 부족한 것이 많지만 계속 고민하고 연구하며 우리나라에 맞는 지방자치 모델, 특히 효율적인 조세 정책(지방세)을 찾고 싶다.
- 충남은 유류사고와 해수범람사고 등 여러 악재가 혼재돼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도민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 달라
▲ 우리는 외환위기(IMF) 당시에는 금 모으기 등을 통해 단합된 모습을 보였고, 2002년에는 월드컵 4강 신화를 달성하는 등 어려움을 극복해 낸 저력을 가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유류유출 사고 때 모두가 절망했지만 고사리 손부터 신혼부부, 외국인까지 재앙을 걷어내려는 사랑이 그치지 않았고, 최근 서해안은 제 모습을 찾고 있다. ‘위기를 기회로 다시 태어나는 서해안`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도민 모두가 용기를 잃지 않고 힘을 모아 나간다면 모든 어려움을 딛고‘대한민국의 중심, 강한 충남`을 반드시 이룰 것이라고 믿는다. /대담=김덕기 부장. 정리=최두선·김경욱 기자
□김동완 행정부지사는?
▲1958년 당진 출생 ▲1976년 인천 제물포고 졸업 ▲1980년 성균관대 행정학과 졸업 ▲학력 : 美 인디애나대 행정학 석사 ▲행시23회 공직 입문(1980), 충남 민방위국 민방위과 및 서무과 행정사무관, 충남 통계담당관 및 기획담당관실 행정사무관, 충남 법무담당관, 충남개발담당관 및 지역발전담당관, 금산군수, 내무부 방재계획과장,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충남 기획관리실장, 소방방재청 재난예방본부장, 행정자치부 지방세제관, 대통령비서실 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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