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만]“환자 몸과 마음 동시치유 감성경영 활성화”

[박재만]“환자 몸과 마음 동시치유 감성경영 활성화”

[중도초대석]박재만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장

  • 승인 2008-05-05 00:00
  • 신문게재 2008-05-06 12면
  • 대담=오주영.정리=조양수.사진=김상구 기자대담=오주영.정리=조양수.사진=김상구 기자
많은 질병은 신체적 요인.스트레스서 비롯
의료인 따뜻한 대화가 감성적 돌봄의 시작
올 초 국내 첫 최신형 선형 가속기 등 도입
마취통증의학과.재활치료센터 확충 계획도


"진정한 치료는 환자의 마음까지 치유하는 것입니다."
지난 2004년 부임, 올해로 5년째를 맞는 박재만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장은 고객 중심의 병원 문화를 이끌어나가고 있다.

박 원장은 대전성모병원이 환자들에게 전인적 치료를 지향, 신체적 질병 뿐 아니라 심리적, 영적 측면까지 치유하는 병원으로 거듭나는데 진두지휘를 해온 대표적 인물이다.

그의 이름 앞에는 항상 `병원 문화의 메카`라는 꼬리표가 따라 붙는다.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앞장섰기 때문이다.

그는 부임 후 수술실과 응급의료센터 제2중환자실에 대한 전면적인 리모델링을 실시해 환자들에게 병원의 새 이미지를 새기는가 하면 병원 설립 목제에 부합하고자 `비전 2010, 사랑을 드리고 신뢰받는 은혜로운 삶의동반자,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이란 비전을 선포, 실천해 나가는 등 병원 문화 발전의 선두에 서고 있다.

가슴으로 경영하는 이른바 `감성경영`을 병원에 성공적으로 접목, 발전시키고 있는 박재만 대전성모병원장을 만나 병원의 발전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대전성모병원이 전교직원과 함께 실천 중인 `비전 2010`과 `핵심플랜`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우리병원은 지난해 `비전 2010`을 수립한데 이어 매년 비전수립을 위한 핵심 플랜을 선정, 실천하고 있습니다. 병원의 설립이념과 정체성, 사명 등을 전교직원과 함께 생각하고 고민하던 중 `은혜로운 삶의 동반자(Gracious Life Partner),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이라는 `비전 2010`을 수립하게 된 것입니다.

신뢰를 받기 위해서는 늘 신뢰를 쌓아가는 행동을 해야 할 것입니다. 사랑을 할수록 신뢰를 받게 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요. 우리 병원 교직원들은 사랑을 실천하면서 서로 신뢰를 쌓아가고, 나아가 고객들인 환자들에게 사랑의 봉사를 실천함으로써 신뢰를 얻는 비전 2010을 수립한 것입니다.


-교직원 등 내부 구성원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이런한 과정에서 교직원들은 자연스럽게 일치단결하게 되며, 주인의식을 가지고 병원과 업무에 더욱 관심과 애정을 기울이게 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학습과 성장을 위한 좋은 기회도 지속적으로 갖게 될 것입니다. 상적으로 해 오던 상명하복식의 실행지침이나 일방적인 이념 교육 또는 목표관리체계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작년에는 `비전 2010` 실현의 첫 단계로 `영성의 해`로 정했습니다. 육체는 마음, 영과 분리돼 있는 것이 아니기에 육체적 치유는 마음, 정신, 영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환자들의 감성치유를 위해선 의료인 스스로 먼저 감성지능을 키우고, 서로 협력하는 감성치유의 공동체를 가꾸어야 된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지난해는 교직원들이 영적으로 발돋움하며, 병원 공동체를 영성화하고자 노력한 동시에 환자들의 전인치료 안에서 영적 치유의 의미를 더 깊이 이해하며 실현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올해를 감성의 해로 선포했는데 그 의미는 무엇입니까. 또 병원장께서 실천 중인 `감성경영`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작년엔 교직원들이 영적으로 발돋움했다면 올해는 교직원들의 감성계발과 활성화, 감성공동체 가꾸기에 힘을 기울이는 동시에 환자들의 전인치유 중 감성치유를 중점적으로 활성화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인치유의 이해와 활성화 과정에서 볼 때 먼저 감성치유 단계를 거쳐 영적 치유단계로 발전시켜 나아가는 것이 순리적이며 자연스러울 것입니다.

이렇게 역순으로 실행한 것은 우리병원의 사명과 핵심가치를 재인식하고, 그것을 부각시키기 위해서였습니다.

구체적으로 감성의 해에 수행해야 할 기본자세와 핵심 방법으로는 존경(Respect), 경청(Empathy), 배려(Consideration)를 꼽았습니다. 즉 존경과 경청과 배려를 배우고 익힘으로써 우리는 올해 ‘감성의 해`에 우리 병원을 감성공동체로 가꾸고 `비전 2010` 실현을 위한 사명수행에 한걸음 더 다가가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병원 경영에 감성을 접목시켰을 경우, 나올 수 있는 기대 효과는 크다고 할 수 있는지요.

▲성공한 경영자들의 이면을 보면 스스로의 감성 계발 뿐 아니라 임직원들의 감성계발 교육과 연수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경영자가 직접 나서 감성에 호소하며 감성을 관리하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머리 못지 않게 중요한 가슴으로 경영하는 이른바 `감성경영` `감성마케팅` 입니다.
사회구성원들은 기본 이성과 규정, 원칙을 따지는 분위기에 너무 지쳐있습니다. 상호존중과 신뢰, 경청과 배려, 열정 등의 감성 에너지가 넘치는 조직, 일할 맛 나는 직장 분위기를 직원들은 바라고 있는 것입니다. 즉 고객들도 그런 감성서비스를 원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감성 경영이란 리더십, 조직운영, 인재관리 및 고객관리 등 모든 경영활동에 감성을 반영하고 활용하는 것입니다. 지능지수(IQ)와 감성지능지수(EQ) 중 후자에 좀 더 주목해 그동안 소홀히 했던 부분을 보완, 머리만이 아닌 머리와 가슴모두에 접근하는 경영기법인 것입니다.


-병원장께서는 환자에 대한 감성치유 뿐 아니라 환자와 지역주민을 위한 서비스 활동도 중시하는 것으로 알고있는데 구체적인 실천방법이 있는지요.

▲전인치유에서 심리 및 감성 치유는 간과될 수 없는 중요한 부분입니다. 오늘날 많은 질병들의 원인이 신체적 요인 뿐 아니라 정신적 고통, 스트레스에서 비롯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습니다.

육체는 마음, 영과 분리돼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환자의 몸을 치유하는 의료인들은 환자의 마음도 동시에 치유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물론 정신과에서 전문적으로 다루고 치료해야 할 정신질환도 있습니다.

환자가 심리적, 정신적으로 큰 문제가 없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병에 대한 충격은 말 할 수 없이 클 것입니다.

감성치유는 아주 사소한 것부터 시작됩니다. 의료진이 따뜻한 대화를 건네는 것 자체가 환자에게는 이미 심리적, 감성적 돌봄이라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환자들에게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는 것입니다. 최근 4년간 우리병원이 말기암 환자의 체계적인 관리와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인정받아 호스피스 지원기관으로 선정된 것도 이 같은 노력이 바탕이 된 것이라 생각합니다.

환자에게 보다 우수한 의료를 제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겠지만, 그 밖의 서비스 활동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병원에서는 매월 2차례씩 영화 상영과 한 달에 한 번씩 갖는 고객만족의 날 행사, 소아병동 생일잔치, 부활절과 성탄절 선물나누기 등의 행사를 열고 있습니다. 또 지역 주민들을 위한 무료이동목욕 봉사, 시민건강강좌 등도 개최하고 있습니다.


-건강한 사회 공동체 구축에도 남다른 열정을 보이고 계신데 건강한 공동체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건강한 삶이란 상호 존경하고 신뢰하면서 마음을 열고 경청하며 대화할 수 있는 분위기, 즉 서로 협력하는 사회 공동체 안에 존재합니다.

이러한 건강한 삶이 우리가 병원공동체 안에서 그리고 이 사회에서 가꾸고 나누며, 기여해야 할 과제인 것 같습니다. 우리 병원은 지역민들에게 존경과 경청, 배려를 통한 자신을 희생할 줄 아는 사람들로 이루어진 향기로운 병원으로 기억 속에 자리 잡기를 희망합니다.

앞으로도 `치유자 예수 그리스도`께로부터 받은 교회의 `복음 선포와 치유의 사명`과 복음적인 전인치료 봉사를 통해 `수호자이신 성모님`의 마음을 닮아가며 구현해 지역민들이 보다 나은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앞으로의 병원 전략과 지역민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올해로 개원 서른아홉 해를 맞은 우리 병원은 지난해부터 150억 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해 올 초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최신형 선형 가속기(방사선 암 치료기 ONCOR Expression)를 방사선종양학과에 도입하는 한편 양전자 컴퓨터 단층 촬영기(PET-CT), 초고속 다중 전산화 단층 촬영기(64채널 MDCT), 디지털 혈관 조영기(DigitalAngiography), 초음파 집중 종양절제 기기(HIFU-UNIT 9000) 등도 도입해 운영중입니다.

올해는 우선 지난 3년 전부터 진행해 온 병원 리모델링을 완성하는 해가 될 것입니다. 짧지 않은 기간 동안 본원은 병원의 구석구석을 리모델링해 과거와 전혀 다른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했습니다. 앞으로 성모관 2층을 리모델링해 마취통증의학과, 재활치료센터 등을 확충할 계획입니다. 또 1층 로비에서 외부와 연결되는 엘리베이터도 신설할 예정입니다. /대담=오주영 팀장, 정리=조양수 기자, 사진=김상구 기자

◆박재만 병원장 약력
▲1947년 10월19일 출생

[학력]
1967년 2월 : 성신고등학교 졸업
1972년 2월 : 가톨릭대학교 졸업
1976년 10월 1일 : 사제 서품
1983년 6월 : 그레고리안 대학교((Roma)영성신학 박사학위 취득
1985년 6월 : 안토니안 대학교(Roma)교육철학 석사학위 취득
1985년 8월 - 1988년 2월 : 천주교 광천교회 주임
1988년 3월 - 1993년2월 : 가톨릭대 교수
1993년 3월 - 현재 : 대전 가톨릭대 교수
1999년 2월 - 2004년 2월 : 천주교 대흥동교회 주임
2004년 3월 - 현재 :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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