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특구]‘원전사고 제로’ 5분 대기조

[대덕특구]‘원전사고 제로’ 5분 대기조

[대표연구개발팀을 찾아서]17.원자력안전기술원 안전분석실

  • 승인 2008-05-04 00:00
  • 신문게재 2008-05-05 13면
  • 이희택 기자이희택 기자
2014년 국내 26호 가동… 방사능 방출 위험성 커져
온라인 R-TRACER 시스템 개발… 차세대 원전기술로


1986년 사상 최악의 체르노빌 원전사고는 철저한 원자력안전관리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일깨우고 있다. 국내 원전 가동 수가 2014년 26기에 이름을 감안할 때, 국내 역시 이같은 참사를 방지하기 위한 대책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원자력안전관리의 5분 대기조로, 국내 원전사고 제로화를 꿈꾸며 밤낮없는 연구와 현장활동에 전력 투구 중인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안전분석실 사람들을 만나봤다. <편집자 주>


▲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안전분석실이 국내 원전사고 제로화를 꿈꾸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김지태.이경원.구본현 박사, 이창주 실장, 이덕헌 안전대책부장, 김민철.김상재 박사.
▲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안전분석실이 국내 원전사고 제로화를 꿈꾸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김지태.이경원.구본현 박사, 이창주 실장, 이덕헌 안전대책부장, 김민철.김상재 박사.
▲체르노빌 원전사고의 교훈=지난 1986년 4월26일 옛 고련 체르노빌 원전 4호기에서는 사상 최악의 원전 사고가 발생했다. 폭발 후 발생한 방사성 강하물은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 러시아 등에 방사능 오염을 가져왔다.

특히 방출량은 1945년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의 500배에 이를 정도로 엄청난 규모였다. 하지만 소련 정부의 대응 지연으로 인해 피해지역은 스웨덴과 일본, 한국 등으로 광범위하게 확산됐다. 2명의 연구원과 31명의 발전소 운전원, 소방대원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으며, 이후 암과 백혈병 등의 질병에 시달리며 직간접 피해를 입은 사람만 수백에서 수십만명에 이르렀다.

사고원인은 원전의 사소한 고장과 운전원의 실수가 반복돼 발생된 것으로 분석됐다. 원자력은 미래 친환경적, 경제적 에너지로 각광받고 있지만, 이같은 철저한 안전관리가 뒤따르지 않을 때 대형참사의 위험성을 항시 내포하고 있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 세계 원전가동 현황=전 세계적으로 가동 원전은 미국 100개 등 모두 400여개. 국내에서는 지난 1978년 고리원자력 1호기가 첫 가동을 시작한 이래 현재 20기가 가동되고 있으며, 이는 미국과 프랑스, 일본, 러시아에 이어 5번째 규모다. 향후 신고리 1,2, 3, 4호기와 신월성 1,2호기가 건설되는 2014년에는 모두 26기를 확보하게 된다. 하지만 원전 수 증가는 곧 원전사고 발생 확률과 비례해 증가함을 의미하므로, 국내적으로도 체르노빌 사건이 재현되지 않기 위한 원자력안전관리 대책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원자력안전 5분 대기조, 안전분석실=안전분석실은 원전 건설 과정 중 안전심사와 검사 이후 발생한 사고 및 고장 조사와 관리업무를 맡고 있다. 원자력안전규제의 최일선부서로서, 원전 사고 발생 제로화를 목표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주업무는 원자력발전설비와 연구용원자로 운영, 원자력 관련 시설 해체 등의 심사 및 검사다.

이창주 실장의 진두지휘 하에 구본현, 김상재, 김민철, 이경원, 김지태. 이일석 박사 등 모두 8인의 박사급 연구자가 활동 중이다. 이들은 원자력발전소의 정지 및 고장 등 이상이 발생할 경우, 주말과 관계없이 현장에 출동해야하기 때문에 KINS의 5분 대기조로 불린다. 부족한 규제인력 현황으로 인해 몸과 마음은 힘들지만, 원전 안전의 최일선 업무를 담당하는 자부심과 열정으로 불철주야 활동하고 있다.

▲미래 원전안전지킴이, R-TRACER=원자력안전규제 이행 추적관리시스템을 말하며, 안전분석실의 차세대 원전관리 핵심기술이다. 즉, 각 원전에서 발생한 사고 및 고장 보고에서 후속 안전조치에 이르는 전 과정을 온라인 상에서 구현함으로써, 원전사고 제로화를 실현하겠다는 구상이다. 효율적, 안정적 원전관리는 한국수력원자력 등 사업자와 교육과학기술부(규제기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규제전문기관) 등 3자간 유기적인 협조가 전제될 때 가능하다.

하지만 그동안 한정된 인력에 따른 수시 현장 방문 및 관리의 어려움, 공문발송에 따른 업무처리 지연 등은 효율적인 원전관리에 한계로 작용했다. R-TACER 시스템은 온라인 상에서 전세계 원전사고 사례를 비롯해 사업자와 규제기관간 쌍방향 실시간 관리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이같은 단점을 보완할 전망이다. 현재 원전안전운영정보시스템(opis.kins.re.kr)을 통해 국민에게 공개하고 있는 연도별, 원인별, 시설별 사고발생 현황 등의 정보도 보다 풍부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밖에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한 규제인력 등을 대체하는 효과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안전분석실은 현재 R-TRACER를 KINS 원자력안전정보통합관리 지원체계인 MIDAS와 연동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사건 대응절차와 규제과정 전산화는 오는 6월께, 핵심기술인 원전 운전경험반영체제(OEF)는 올해 안으로 각각 완료함으로써, 2009년부터 R-TACER를 본격 가동할 목표다.

이창주 실장은 “국내 원자력안전기술은 지난 30여년간 비약적인 성장을 이뤄왔지만, 아직 핵심 기술력에서는 선진국에 조금 뒤쳐진 상황"이라며 “R-TRACR의 본격 가동을 통해 인력과 기술력의 한계를 극복하는 한편, 국민에게 원전의 안정성을 인정받는 계기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이희택 기자 nature28@joongd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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