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단부지 80% 대기업 생산공장… 홍보.지역환원 아쉬워
시민 거부감 해소위해 연말께 ‘대시민 만남의 장’도 준비
대전의 대표 공단인 대전제3·4산업단지, 2007년 사상 처음으로 생산실적 4조 원을 달성하면서 지역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올해 5조 원을 목표로, 거친 숨소리를 쉼없이 내뿜는 산업단지. 관리공단의 체계적인 입주 기업 지원과 관리도 고속성장에 한 몫하고 있다. 지난 5대에 이어 앞으로 3년간 중부권 최대의 공단을 이끌게 된 최상권 관리공단 이사장을 만나, 공단 성장의 동력과 계획, 지역경제의 현안과 대안 등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재선이다 보니 처음보다 덜 긴장된다. 처음에는 모르고 덤볐고 지금은 요령도 생겼다. 긴장감은 덜한 데 책임감은 더 있다. 할 줄도 알고 하니까 추대에 의해 재선됐기 때문에 이번에 잘하지 못하면 3년 후에 입주기업들에게 기억하기 싫은 사람으로 남을까 긴장도 된다. 그동안 실무자들이 중심이 돼 공단을 이끌었는데, 향후 3년은 직접 이끌어가려 한다.
-6대에 중점적으로 추진할 사업은 무엇인가.
▲그동안 공단을 분양해서 일정금액으로 공단을 운영했다. 10년, 20년 후에도 좋은 공단이 되도록 수익사업 부분을 걱정하고 있다. 결정된 사항은 아니지만, 보육사업 같은 것을 했으면 하는 의견이 많다. 중소기업 여성근로자들을 위한 시설이다. 보육사업은 어려움이 많다. 애를 봐주고 좋은 소리 듣는 경우는 없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대체보육시설이 가능한지 법률 검토를 해봐야 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개성공단을 방문할 것이다. 또 입주 기업인들 한자리에 모일 수 있는 볼링대회 등 각종 자리도 마련할 것이다.
무엇보다, 연구기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할 것이다. 대덕특구가 옆에 있어도 수많은 연구원이 하는 일을 잘 몰랐다. 요즘에는 조금 왕래가 있다. 특구의 좋은 기술이나 생각을 도움받으려고 한다. 연구개발특구로 지정됐기 때문에 공단은 이제 첨단산업단지로의 전환을 고민해야 할 때다.
-공단이라고 하면 여전히 거부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어떻게 보는가.
▲공단 하면 환경오염의 주범 등 나쁜 이미지만 갖고 있는 건 부인하지 않는다. 하지만, 지금은 공단이 직접 환경사업소를 운영하며 쾌적인 공단 환경 조성을 무엇보다 신경 쓰고 있다.
시민들의 인식이 바뀔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으로 대시민 만남의 장도 연말쯤 준비 중이다. 공단 이사장이라고 하면, 3, 4리에 있는 줄 안다. 대덕구청, 대덕경찰서, 대덕특구라고 하면 아는 시민들이 많은 데, 공단에서 왔다고 하면 모르는 이들이 많다.
3·4공단을 알리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333만㎡에 310개 업체가 있는 명실상부한 중부권 최고 공단이다. 대기업들이 예전같이 본사에서 마케팅하고 공장에서 생산만 해서 그렇지 대기업도 많다. 땅의 80%는 대기업이다.
-공단의 자랑거리는 무엇인가.
▲환경이 너무 좋다. 제조업을 위한 환경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 교통도 좋다. 연간 매출액이 1조 넘는 기업들도 많다. 용수와 전기, 환경 등도 마찬가지며, 특히 노사관계도 타 공단보다 원만하다. 생산활동을 위한 조건이 가장 잘 갖춰져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대기업 공장도 많이 입주했다고 하는데, 지역에서는 여전히 모른다. 왜 그런가.
▲앞서 말했다시피, 공단 부지의 80%는 대기업 공장이다. 대부분 본사가 아니라, 생산공장들이 입주해 있다 보니 대외활동이 많지 않다. 그럴 권한도 사실 거의 없다. 한마디로, 일만 하다 보디 시민들이 존재조차 모른다고 본다. 대기업들이 역할을 좀 해줬으면 하는데, 지역환원이 아쉽다.
-대기업뿐 아니라 상당수의 기업이 지역기여도 측면에서는 다소 인색하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곧 달라질 것이다. 요즘에는 ISO 2400이라는 게 나왔다. 바로 기업의 사회적 역할이다. 흑자를 많이 낸 기업들이 단순한 고용창출을 넘어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어떻게 할 것이냐를 정립하고 평가하는 게 이것이다. 이제는 기업이 지역을 위해서 역할을 해야 할 때가 왔다.
-입주 기업의 소식들이 외부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 대시민 접촉의 가장 기본이라고 보는데, 어떤가.
▲입주 기업들에 대한 동향 파악이 제대로 안 되는 건 사실이다. 그동안 기업 입주와 관리업무에만 치중하다 보니 그런 부분이 미흡했던 것 같다. 공단의 이미지를 바꾸고, 시민들과의 만남도 활발하게 하기 위해서는 시민들이 기업을 알고, 관심을 갖는 게 기본이다. 입주 기업은 물론 근로자들의 애경사에서부터, 기업의 신기술과 신제품, 주요 행사 등을 체계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 이 부분은 분명히 공단이 직접 나서서 발로 뛰어야 가능하다. 기업 소식이 시민들에게 잘 전달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하겠다.
-원자재 값 상승 등으로 기업이 어려워지고 있다. 현 경제문제를 어떻게 진단하는가.
▲환율은 어느 정도 안정됐다. 하지만, 원자재 값 상승에는 무방비로 노출돼있다. 원자재 값이 올랐다고 해서 제품을 만들었을 때 가격을 올릴 수 없고, 대기업에 납품단가를 올려달라고 할 수 없다. 가장 큰 걱정이다. 그래도 공단은 사정이 괜찮은 편이다. 다른 공단 이사장들은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원자재 값이 5%나 10% 올라도 중소기업이 기술력이 있어 방어가 되는데, 요즘 원자재 값은 급등하다 보니 어려움이 많다. 원자재 값은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대전시나 국가도 속 시원히 해결할 수 없을 것이다.
-산업용지 부족 등으로 대전에는 굵직한 기업들이 없고, 오히려 중소기업까지 떠나고 있다. 대안은 무엇인가.
▲용지라는 것은 하루아침에 구입되고 조성되는 건 아니다. 시에서도 2009년 상하반기 중에는 용지 공급을 한다고 했으니 기대된다. 아쉬운 점은 2009년 공급된다고 하면 시에서 기업에 홍보를 제대로 했으면 좋겠다. 기업들이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이 공장 신·증설 등 사업계획을 수립할 때, 시와 대화할 수 있고, 시도 기업의 요구에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기업을 도와줄 수 있는 구체적인 계획과 논의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입주기업과 지역 경제계에 한마디 한다면.
▲공단이 있다고 피해본다는 지역민들의 인식을 불식시키겠다. 공단이 있어 여러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여길 수 있도록 만들겠다. 기업인들도 이제는 생산활동만이 아니라 기업으로서의 역할을 할 때가 됐다. 살아남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면 같은 기업인으로서 존경한다. 세계 경제 불안으로 국내 경제는 물론 지역 경제도 불안정하다. 이럴 때일수록, 정부와 자치단체는 기업들의 어려움을 해결하는데 더욱 귀를 기울이고, 기업 역시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경쟁력을 높여줬으면 한다.
◆최상권 이사장 프로필
▲생년월일 : 1960년 5월 30일 ▲학력 : 동아대학교 졸업 ▲(주)신우산업 창업(1988년) ▲대전제3·4산업단지 관리공단 5대 이사장 ▲(주)신우산업 대표이사 ▲대전제3·4산업단지 관리공단 6대 이사장 ▲대전상공회의소 부회장 ▲대전지검 범죄예방위원회 대덕지회 회장 ▲선진대전창조포럼 공동대표 ▲대전광역시 신지식인상 수상(2000년), 중소기업청장상 수상(2003년), 중소기업 중앙회 국무총리상 수상(200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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