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초대석]“‘다시 찾는 태안’ 정부가 전폭 지원해야”

[중도초대석]“‘다시 찾는 태안’ 정부가 전폭 지원해야”

진태구 태안군수

  • 승인 2008-03-10 00:00
  • 신문게재 2008-03-11 12면
  • 대담=김형중.정리=김준환 기자대담=김형중.정리=김준환 기자
올 여름 해수욕장 개장 목표로 방제 마무리
조업재개 단계적 추진… 주민생활안정 도모
지자체간 관제정보교환시스템 마련 시급
중대형경비함 등 정부 재발방지대책 필요


오는 15일 허베이 스피리트호 기름유출사고 100일째를 맞는다. 순수 자원봉사자만 100만명을 넘은지 오래다. 국민적인 염원으로 태안해안인 빠르게 아름다운 옛모습을 되찾아가고 있다. 진태구 태안군수(63)를 만나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허베이 스리피트호 기름유출 100일째를 맞았는데.

▲지난해 12월 7일 발생한 유류유출사고는 석달이 지난 지금도 오염된 서해 바다를 살리기 위해 전국에서 찾은 자원봉사의 물결로 빠르게 아름다운 모습을 되찾고 있으나 삶의 터전을 잃고 실의에 빠진 태안지역 주민들 마음의 상처는 아직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어민들은 조업을 재개하지 못하고, 관광객의 발길이 끊어져 음식점과 펜션 등 관광 관련업에 종사하는 주민들의 한숨소리가 제 마음을 무겁게 하고 있습니다.


-가장 힘들었던 상황은.

▲사상 초유의 유류유출사고가 발생했을 때 저를 비롯한 군민 모두는 무엇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는 막막함에 할 말을 잃었습니다.

사고 발생 후 온국민의 관심속에 자원봉사 물결이 이어지면서 희망이 보이는 듯했지만 삶의 터전인 바다가 검게 변하면서 처지를 비관한 주민 세분이 차례로 목숨을 끊을 땐 정말 안타깝고 답답했습니다.
또 태안읍을 마지막으로 배분된 생계지원금이 지급과정에서 군민들간 불화와 불신을 가져와 갈등을 빚었던 점도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관광 이미지 회복을 위한 현실적인 방안은 어떤 것이 있는지.

▲태안군은 국립공원, 사구, 갯벌 등에 대한 항구복구 지원으로 관광업 회복을 위한 기반시설 마련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다시찾는 태안만들기`프로젝트를 추진해 전국의 기관, 사회단체 등의 워크숍, 세미나, 각종 행사를 태안에 유치하고 관광도 함께 할 수있는 방안 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6쪽마늘 요리축제, 백합축제, 모래조각대회,바다낚시 대회 등 태안반도의 특성을 살린 다양한 축제와 전국단위 체육행사를 군에서 유치하는 등 태안을 알리기 위한 홍보 이벤트와 함께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관심이 필요합니다.


-지역경제 살리기에 대한 태안군의 대책은.

▲우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매월 넷째 주 금요일을 공직자 재래시장 장보는 날로 선정해 재래시장 부흥에 앞장설 것입니다.

4월께에는 공공근로사업에 43억여원의 사업비를 들여 유류유출 피해복구 사업을 실시해 주민들의 생활 안정을 도모할 방침입니다.

또 빠른시일내에 조업재개를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1사 1어촌 자매결연, 내고장 수산물 구매운동 등으로 침체에 빠진 태안 살리기에 나설 계획입니다.


-올여름 해수욕장 개장은 가능한가.

▲태안은 수산업과 관광업이 주된 산업인 만큼 관광객이 많이 찾아야 지역경제가 살아날 수 있어 원칙적으로 자연스러운 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자원봉사자들의 갯닦이 작업과 모래사장 경운 등으로 미세한 타르덩어리까지 수거해 올해 해수욕장 개장에 차질이 없도록 할 계획입니다.

직접적인 피해가 적은 남부권의 해수욕장은 개장이 가능하지만 만리포해수욕장 등 15개소에 대해서는 오염방제, 수질검사, 주민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신중히 검토해 기온이 상승하는 5~6월경 최종 판단해 개장여부를 결정할 계획입니다.


-앞으로 방제 방향은.

▲해안가의 갯닦이 등 일반적인 자원봉사를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피해가 극심한 지역의 방제는 해경에서 제작한 방제지도를 참고하고 군에서 현지 정밀 조사를 통해 전문방제로 마무리할 예정입니다.

특히 충남도 및 해경과 금년 해수욕장 개장을 목표로 최대한 빨리 방제가 종료되도록 총력을 기울이겠습니다.


-환경 회복방안은.

▲환경분야는 생태계 및 해수욕장 복원에 역점을 두고 환경부와 국토해양부, 전문가 등과 함께 공동으로 장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환경관련부서와 함께 해수욕장, 갯벌 등은 생태계 복원에 필요한 전문복원기법을 토대로 해안 복원계획을 수립해 해수욕장 등을 우선적으로 복원하고 해수욕장와 해안가, 도서 등은 장기계획을 수립해 순차적으로 복원해 나갈 것입니다.


-기름유출사고에 대한 재발방지 등 항구적인 대책이 필요한데.

▲중앙정부 차원에서 악천후 등 기상여건의 변화와 자재·장비, 인력 등의 동원시간을 감안해 해역별로 목표방제능력을 산정하고, 방제 기자재를 적정 수준 비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이번 사고를 계기로 해양수산청과 해양경찰서, 그리고 자치단체간에 제도적으로 관제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과 학암포 등지에 중대형 경비함을 배치하는 것도 중앙정부 차원에서 고려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상초유의 기름유출사고에 따른 정부에 요구한 지원대책은.

▲지난해 말부터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을 비롯한 행정안전부,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 등에께 특별법 제정, 지역경제 활성화, 환경복원, 피해배상 방안 등 현안사업에 대해 끊임없이 건의해 왔습니다.

특히 지역경제 활성화, 피해배상 매뉴얼 제작 및 전시관 건립 지원, 지역이미지 개선 홍보 및 완전복구 지원, 특별법 시행령 제정,천안-당진 고속도로 태안연장, 도청 이전지-태안읍 직통도로 개설, 굴포운하 역사공원 조성, 국도 32호선 확·포장, 토지거래 허가지역 조기해제, 태안읍-남면 국도 77호선 확·포장, 지방도 603호선 국도 승격 등 정부의 각별한 관심을 당부했습니다.


-기름방제작업에 참여한 100만명을 넘는 자원봉사자들에게 하실 말씀은.

▲사고 이튿날부터 전국에서 찾은 자원봉사자들께서 돌 틈, 갯바위, 모래사장 속으로 스며든 기름을 제거하는 장면은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바닷바람이 세차게 몰아치는 추운 날씨에 손가락이 아릴 정도로 기름때 절은 바위를 문지르고 타르 섞인 모래를 퍼내는 사람들, 어린나이에 부모를 따라와 아무 불평없이 기름모래를 나르는 아이들, 그런 모습을 보며 그 자리에 함께한 저는 대한민국 국민임이 너무나도 자랑스러웠습니다.

시름에 빠져 있는 태안 주민들에게 삶의 희망을 되찾아 주기 위해 자원봉사를 비롯한 국민 여러분들의 지속적인 사랑과 관심이 필요합니다.


-군민들에게 위로와 격려, 당부의 말이 있다면.

▲먼저 너무나 많은 것을 상실한 피해주민 여러분께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작년 12월 7일은 군민에게는 영원히 기억하고 싶지 않은 날이 되었습니다.
사상 최악의 기름유출사고로 삶의 터전인 황금어장을 하루아침에 잃었고, 천혜의 경관을 자랑하던 은빛 모래사장과, 청정지역의 관광이미지는 하루아침에 훼손되었습니다.

완전방제와 생태복원, 피해배상, 경제회생 등 아직도 갈길이 멉니다. 우리는 위기를 기회로 삼아 ‘제2의 태안의 기적`을 만들어내야 합니다. 금년은 유류피해를 완전복구하고 희망찬 미래를 준비하는 해로서 위기를 기회로 재창조하겠습니다.

군민 여러분께서도 대승적 차원에서 힘을 모아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군민여러분의 적극적인 협조와 동참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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