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특구]인쇄형 전자부품‘한번에 찍는다’

[대덕특구]인쇄형 전자부품‘한번에 찍는다’

[대표연구개발팀을 찾아서]⑦한국기계연구원 인쇄전자공정장비팀

  • 승인 2008-01-27 00:00
  • 신문게재 2008-01-28 13면
  • 이희택 기자이희택 기자
대량생산 ‘롤투롤 인쇄장비’ 개발 주력
‘RFID칩 내장 약봉지’ POC 공동연구도
2015년 100조원대… 차세대 기술 부상


전자부품을 종이처럼 접을 수 있고, 신문인쇄처럼 빠르게 대량생산할 수 있는 인쇄전자공정장비 개발기술이 미래 유망분야로 주목받고 있다. 상용화시점으로 예상되는 2015년 이후부터는 의사와 환자간 장거리 의사소통을 가능케하는 RFID칩 부착 약봉지에서부터 플렉서블(돌돌 말 수 있을 정도로 유연한) 전자부품의 대량생산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세계 10위 수준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2015년께 세계 톱3의 반열에 도전하고 있는 기계연구원 인쇄전자공정장비팀을 만나봤다. <편집자 주>


▲ 한국기계연구원 롤투롤 인쇄전자공정장비팀과 함께하는 사람들. 사진 앞줄 좌측으로부터 4번째가 김동수 팀장.
▲ 한국기계연구원 롤투롤 인쇄전자공정장비팀과 함께하는 사람들. 사진 앞줄 좌측으로부터 4번째가 김동수 팀장.
▲롤투롤(Roll-to-Roll) 인쇄전자공정장비팀=한국기계연구원 나노기계연구본부에 소속된 팀으로, 인쇄방식을 통해 전자제품을 저렴하게 대량 생산하는 롤투롤 인쇄공정장비 개발을 주된 연구업무로 수행하고 있다. 국내 PDP와 LCD 생산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이들을 생산하는 첨단 기계장비의 국산화는 40% 이내로 선진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목적으로 출범했다. 팀에는 총괄지휘자인 김동수 박사를 중심으로 조정대, 이택민, 김충환, 신동윤, 최병오 박사 등 모두 6명의 핵심인력이 소속됐다.

지난해 기계연구원 소속 연구팀을 대상으로 진행된 외부 연구위원들의 평가에서 2위팀으로 선정되고, 올해는 기계연 전문화연구팀 5개 중 하나로 뽑히는 등 미래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고령화 시대 필수품, RFID칩이 부착된 약봉지=대전에 거주하는 A씨는 당뇨병 증세가 있어 약을 매일 복용해야하는 상황이다. 모처럼만에 가족들과 9박10일간 제주도 나들이를 떠날 계획이지만, 큰 걱정은 없다. 환자와 의사간 장거리 의사소통을 가능케하는 수첩형태의 RFID칩 내장 약봉지가 있기 때문이다.

약 한 봉지를 뜯으면 신호가 의사의 핸드폰으로 전송돼, 의사는 환자의 복용 여부를 체크한다. 또한 여행 4일째되는 날 환자로부터 이상 징후를 발견해 일부 약 성분을 교체 또는 추가해야하는 경우, 의사의 전문적 지시가 담긴 신호가 칩으로 전송된다. 환자는 인근 약국 또는 병원을 방문해 새로운 약을 지급받으면 된다. 이는 인쇄전자공정장비팀의 핵심 3대 과제 중 하나인 약 포장지(drup package)에 사용되는 POC(point-of-care) 시스템 개발분야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UCLA)과 과기부간 국제공동연구사업으로 선정됐으며, 연구팀은 향후 9년동안 40억여원의 예산을 활용한 공동 연구개발에 나서고 있다. 또 10원 이하의 100% 인쇄 RFID 태그를 생산하기 위한 연구과제는 산자부 중기 거점과제로 선정돼 향후 5년간 50억원의 예산을 지원받으며, 현재 순천대학교와 다국적기업 파루, LS전선 등과 공동 작업을 진행 중이다.

세번째로 산업기술연구회 선정 전문화연구사업인 차세대 인쇄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생산기술이 있는데, 이를 위해 롤투롤 웹상에 정전기력 잉크젯기술을 이용한 장비를 개발하고 있다. 이밖에 플라스틱 태양광전지와 물류용 스마트 패키지 생산용 차세대 복합 프린팅 공정장비 개발도 기획하고 있다.

▲ 인쇄방식을 통해 대량생산과 유연성을 보장하는 전자부품을 생산하는 롤투롤 프린팅 장비 모습.
▲ 인쇄방식을 통해 대량생산과 유연성을 보장하는 전자부품을 생산하는 롤투롤 프린팅 장비 모습.
▲인쇄전자시스템 분야 시장전망=김동수 박사에 따르면 유연인쇄회로기판용(FPCB) 롤투롤 인쇄전자공정장비기술은 지난 6년 전부터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진공관과 트랜지스터 개발 후 각각 10~15년 후 라디오와 컴퓨터 보급이 일상화된 것처럼, 2001년 등장한 인쇄 트랜지스터는 2015년께 인쇄방식을 통해 대량생산과 유연성을 보장하는 전자부품을 탄생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PDP와 LCD장비를 대체하는 차세대 제품을 말하며, 돌돌 말아 사용할 수 있는 TV가 하나의 예라 할 수 있다. 관련 세계 시장규모는 100조원대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2020년 세계 톱3 진입=롤투롤 인쇄전자 공정장비 기술력은 현재 세계 10위권으로 평가받고 있다. 팀의 목표는 2020년까지 세계 3위권의 기술력 확보다. 이를 위해 3~4년전부터 삼성과 엘지전자 등 현장 기업에서 영입한 인재를 활용해 밤낮을 가리지 않는 공격적인 연구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그동안 특허기술을 30건 획득하는 등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는 연구원 1인당 SCI논문 2편 등록과 특허출원 3건을 목표로 착실한 로드맵을 실현할 계획이다. 김동수 팀장은 “대·내외적인 과제 획득의 어려움과 인력과 장비 등 인프라 부족으로 인해 연구개발 성과창출에 어려움이 많다”며 “1년정도 늦은 후발주자지만, 미래 첨단장비 분야만큼은 선진국에 종속되지 않겠다는 각오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이희택 기자

◆용어설명
1. R2R(Roll to Roll) : 유연인쇄회로기판(FPCB)를 비롯한 주요 부품 생산라인에 확산, 도입되고 있는 차세대 기법으로, 제조 공정에 동박필름을 롤에 그대로 감아 가공하는 방식을 말한다. 전체 부품 제조원가를 크게 줄여 주는 장점을 가졌다.

2. POC(Point-of-care) : 여행지 등 이동장소에서 필요한 의료 서비스를 말함.

3.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 : 집적회로(IC) 칩과 무선을 통해 식품과 동물, 사물 등 다양한 개체의 정보를 관리할 수 있는 차세대 인식 기술을 말함. 출입 통제 시스템이나 전자 요금 지불 시스템에 많이 이용된다.

4. 그라비어인쇄 : 사진 제판법에 의한 오목판 인쇄의 하나. 잉크층의 얇고 두꺼움에 따라 사진과 그림 등의 밝고 어두움의 정도를 나타낸다. 다색 및 고속, 대량 인쇄에 적당하며, 셀로판과 비닐, 양철 등의 인쇄에도 이용된다.

5. 플렉소인쇄(Flexography) : 물감의 알코올 용액, 수용액 또는 여기에 안료를 첨가한 아닐린 인쇄 잉크를 사용하는 아닐린인쇄를 말함. 고속 인쇄에는 적당하나 정밀한 그림에는 맞지 않는다.

6. 플렉서블디스플레이(flexible display) : 재료가 유연해 접거나 말을 수 있는 디스플레이 장치를 말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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