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술술 넘기다 피 본다

  • 문화
  • 건강/의료

[건강]술술 넘기다 피 본다

연말연시 직장인 울리는 말로리 바이즈 증후군

  • 승인 2008-01-03 00:00
  • 신문게재 2008-01-04 11면
  • 이영록 기자이영록 기자
독주.과음으로 인한 토혈증세 대표적
‘일시적 상황’ 방치땐 동맥파열 사망도
술 깨려 억지 구토 행동은 매우 위험


▲ 이지현 유성 선병원 소화기 센터 과장
▲ 이지현 유성 선병원 소화기 센터 과장
연말연시 술자리가 늘면서 과음으로 식도와 위의 경계 부위가 터져 피를 토하면서 병원 응급실로 실려 오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술이 강하다`, ‘술에 자신 있다`고 호언장담하는 사람이 술을 마시다가 갑자기 피를 토하거나 쓰려지는 경우가 있는데 말로리 바이즈 증후군이다.

우리나라에선 생소한 질환이지만 술을 많이 마시는 애주가에게 흔히 일어날 수 있는 병이다. 말로니 바이즈 증후군에 대해 유성 선병원 소화기 센터 이지현 과장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직장인 김 모(35)씨는 연일 계속되는 회식과 음주로 구토를 하는 일이 잦았다. 그런데 몇 일전 구토물에 피가 섞여 나와 깜짝 놀랐다.

김씨는 일시적 증상으로 생각하고 다음날 또 술자리에 참석했다가 변을 당했다. 연이어 돌아오는 폭탄주를 이기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토혈과 함께 의식을 잃고 쓰러져 응급실 신세를 졌다.

▲말로니 바이즈 증후군 증상 = 알코올 도수가 20도가 넘는 고농도의 알코올을 마시다 보면 위의 상부에 문 역할을 하는 좁은 부위인 분문(식도와 위의 경계)과 주위 식도 점막이 독한 알코올에 의해 화학적 자극을 받아 가벼운 손상을 받는다.

이러한 손상이 지속되면 점막 하근층과 주변 동맥이 파열되면서 출혈을 일으킨다.
과음을 지속할 경우, 뇌의 구토 중추가 자극을 받아 구토를 지시하게 되는데 위 안의 부분에서 식도의 좁은 부분, 특히 문 역할을 하는 분문 부위를 통과할 때 큰 압력을 받게 되면서 더 큰 출혈을 일으키게 된다.

독한 술로 인한 점막 자체의 화학적 자극과 구토 중추의 지속적인 명령으로 구토를 지속하다 보면 토혈의 정도가 심해지고 일시적 상황이라고 생각하고 방치하다 보면 동맥까지 파열되어 사망까지 이를 수 있게 된다.

▲진단 및 치료 방법 = 흑변과 혈변이 보인다면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 내시경을 받아 보아야 한다.
토혈이 간 질환에 의한 식도정맥류의 파열인지, 단순한 위 자체의 문제인지, 말로리 바이즈 후유증에 의한 것인지를 진단받을 수 있다.

보통은 내시경 관찰 하에 무수(無水) 알코올을 출혈 병소에 바르면 알코올의 탈수 작용으로 혈액 응고에 도움을 주어 지혈이 가능하다.

또 동맥이 파열돼 지혈이 불가능할 정도의 출혈이 아니라면 내시경을 통해 간단히 지혈할 수 있으므로 생명에 위협은 피할 수 있지만 말로리 바이즈 증후군에 걸리면 위의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심한 빈사상태에 빠지게 돼 신속히 병원에 찾아야 한다.

▲예방법 = 말로니 바이즈 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선 가급적 독한 술을 마시지 않아야 한다.
알코올 도수가 20도가 넘는 독한 술들은 화학적 알코올 성분 자체로 위와 식도의 천공이나 궤양 등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구토가 일어날 정도로 마시지 않거나 술을 깨려고 일부러 토하지 말아야 한다.

구토 후 술이 깨는 듯한 기분 때문에 일부러 구토를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매우 위험하다.
구토 후에 계속 술을 마시는 것은 분문(식도와 위의 경계)부위를 칼로 도려내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낸다.

유성 선병원 소화기 센터 이지현 과장은 “말로리 바이즈 증후군은 알코올이 체내 장기 조직을 파괴해 가는 것을 보여주는 질환이기 때문에 평소 독한 술을 즐기는 사람은 말로리 바이즈 증후군과 같은 병이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며 “빈속에 술을 마시면 위와 점막이 알코올에 그대로 노출돼 반드시 식사 후에 술을 마시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고 조언했다./이영록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2.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3.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4.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5.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1.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2.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3.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4.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5.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