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이야기]깊고 우아한 맛의 정통와인

[와인이야기]깊고 우아한 맛의 정통와인

39. 와인과 함께 떠나는 세계 여행 프랑스의 부르고뉴(Bourgogne) 지역 와인(2)

  • 승인 2007-12-07 00:00
  • 신문게재 2007-12-08 13면
  • 박한표 대전와인아카데미 원장박한표 대전와인아카데미 원장
부르고뉴 와인은 보르도 와인과 비교할 때 색상이 좀 더 투명하다. 부르고뉴 레드와인은 연한 황록색으로 향이 좋고 드라이한 것이 특징이다. 우리는 와인의 병 모양과 색깔로 와인의 산지를 알 수 있다. 보르도 와인 병은 병목이 솟은 형태로 녹색이다. 부르고뉴 와인 병은 병목이 약간 처진 형태로 역시 거의 녹색이다.

부르고뉴 지역은 가장 프랑스적인 면모를 갖고 있는 곳 중의 하나이다. 와인 분야에서 보르도와 부르고뉴 지역은 쌍벽을 이룬다. 그러나 프랑스적 면모를 이야기할 때 보르도는 11세기부터 3백년간 영국의 속령으로 지낸 영향으로 인해 부르고뉴와 같은 진한 역사적 흔적이 적다. 이에 비해 부르고뉴 지역은 와인과 관련해서 매우 프랑스적인 면모를 만들어 냈고, 이러한 면은 지금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이 지역은 그리스와 로마인들에 의해 포도밭이 만들어진 것으로 본다. 마르세이유에서 이들의 번창했던 주거지를 확인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후 로마인들이 부르고뉴의 와인이 발전할 수 있게 해주었다고 본다. 특히 BC 52년, 줄리어스 시저가 베르생쥐토리스(Vercingetorix)가 이끄는 수많은 골 족들을 쳐부수고 이 지방을 평정하면서 지역 경제의 활성화를 위해 포도밭과 와인을 장려했다고 한다.

그 후 부르고뉴의 와인을 진정으로 발전시켰던 것은 당시의 수도원이었다. 10세기 베네딕트 교단이 이루어지고 1089년 이 베네딕트의 또 다른 한 파였던 시스터가 운영하던 시토 수도원이 만들어지고, 노동의 종교적 윤리에 입각, 당시 고된 육체노동의 한 대상으로서 포도를 가꾸고 와인을 만드는데 힘을 바쳤던 것이다. 한 예로 이 포도밭이 지금도 유명한 <끌로 드 부죠>이다. 다른 토양의 포도밭과 구별하기 위해서 담장(clos)을 둘러쳐서 오늘날까지 그 형태를 그대로 이어오고 있다.

그 후 부르고뉴 지역 와인이 융성기를 맞는 시기가 14세기 중반에서 15세기 중반까지 이어지는 부르고뉴 공작 시대이다. 그 당시 부르고뉴 공작들은 단순히 이 지방뿐만 아니라 북부 프랑스 지방의 거의 대부분, 벨기에와 룩셈부르그, 네덜란드, 스위스의 일부 지역까지 대표부를 설치하고 위력을 뻗치고 있었다.

필립 르 아르디(Philippe le Hardi) 부르고뉴 공작은 가메이(Gamay)의 포도품종을 뽑아내고 그 자리에 피노 누아르(Pinot Noir) 포도품종을 바꾸도록 명령을 내릴 정도로 미각이 훌륭했다고 한다. 깊고 미세하면서도 우아한 맛을 나게 해주는 피노 누아르가 단순하게 마실 수 있는 가메이의 과일 향 포도 맛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후 1789년 프랑스 대혁명으로 부르고뉴의 와인은 결정적인 영향을 받는다. 부유한 사람들과 수도원이 가지고 있던 포도밭들은 작게 나뉘어져 영세화되고, 나폴레옹 법전에 의해 부친이 죽으면 즉시 토지는 아들들에게 공평하게 분할되어지도록 규정되어 있었다.

55헥타르(약 165,000평) 정도인 <클로 드 부죠>는 소유주가 80여명이나 된다. 마치 체스 판을 연상시킨다. <로마네 꽁티>는 면적이 축구장보다 조금 클 뿐이다. 이런 소규모 생산자가 현재는 약 10,000 여명이나 되고, 1인당 평균 소유 면적은 약 4헥타르(약 12,000평)라고 한다. 포도밭을 소유하고 재배, 양조, 병입까지 모두 행하며, 출하까지 일관된 생산 활동을 하는 곳을 부르고뉴 지방에서는 도멘(Domaine)이라고 한다. 보르도 지방의 샤또(Chateau)와 비슷한 용어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2.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3.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4.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5.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1.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2.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3.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4.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5. 천안시의회 김영한 의원, '천안시 국가유공자 등 우선주차구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 상임위 통과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