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초대석]이웃 고통 함께하며 포교는 자연스럽게

[중도초대석]이웃 고통 함께하며 포교는 자연스럽게

법용스님 대한불교조계종 마곡사 신임주지

  • 승인 2007-12-03 00:00
  • 신문게재 2007-12-04 12면
  • 대담.정리=한성일대담.정리=한성일
실추된 이미지 회복.노스님 거처 마련 주력
세계적 명성·템플스테이 활용 불법 전파
수행화두 ‘이 뭐꼬’ 늘 생각하며 살아갈 것


대한불교조계종 제6교구 본사인 마곡사는 지난 10월31일 선거를 통해 4년간 마곡사를 이끌어갈 수장을 새롭게 선출했다. 지난해 10월 검찰의 교구 본사 압수 수색에 이은 주지 구속으로 주지 공백사태 등 파행을 거듭해온 터라 마곡사 새 주지에 대한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큰 시점이다. 보령 선림사 주지로 있다가 마곡사 주지로 선출돼 오는 7일 취임식을 앞둔 법용 스님을 마곡사 경내에서 만나 취임 소감과 활동 계획 등을 들어보았다. <편집자 주>


-마곡사 주지 취임 소감은.

▲일단 여러 스님들이 이 자리를 만들어주신데 대해 대단히 감사하게 생각한다. 한편으로는 전 주지 스님과 관련한 불미스러웠던 일들로 인해 실추된 불교계 이미지를 불식시켜야 한다는 책임감에 어깨가 무겁다.


-임기 중 중점적으로 추진할 사항은.

▲스님들께 약속드린 부분이긴 하지만 요즘 노스님들의 거처문제가 거론되고 있는데 시설 등이 마련 되는대로 노스님들이 마곡사에서 기거하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또한 교구 본사 차원에서 불교 중흥과 대중화합, 문중화합 등을 위해 공평하게 일을 처리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마곡사에서 석봉 스님을 계사로 사미계와 구족계를 받았는데 사미계와 구족계에 대해 설명해 달라.

▲사미계(沙彌戒)에서 ‘사미`는 십계를 받고 구족계를 받기 위해 수행하고 있는 어린 남자를 일컫는 말이다. 사미계는 남자가 출가해 받는 열 가지 계율이다. 사미(沙彌)가 지켜야 할 열 가지 계율은 첫째, 중생을 죽이지 말라. 둘째, 훔치지 말라. 셋째, 음행하지 말라. 넷째, 거짓말(망어)하지 말라. 다섯째, 술 마시지 말라. 여섯째, 화려한 자리에 앉거나 눕지 말라 , 일곱째, 몸에 장식품을 지니지 말고 향유 등을 바르지 말라. 여덟째, 스스로 노래하고 춤추지 말고 일부러 가서 구경하지도 말라. 아홉째, 높고 넓은 큰 평상에 앉지 말라. 아홉째, 때 아닌 적에 먹지 말라. 열째, 제 빛인 금이나, 물들인 은이나, 다른 보물을 갖지 말라 등이다. 사미니(沙彌尼)가 지켜야 할 계율도 이와 같다.

사미계를 받고 4년후 비로소 구족계(具足戒)를 받게 되는데 출가한 비구(比丘)가 지켜야할 구족계는 250계, 비구니가 지켜야할 구족계는 348계에 이른다. 청정(淸淨)을 약속하고 불교교단에 들어감을 의미하는 것이다.


-종교의 가장 중요한 역할중의 하나가 이웃사랑일텐데 마곡사의 이웃사랑 실천에 대해 말해달라.

▲성직자라면 다 그런 생각을 갖고 있겠지만 그동안 알리지 않고 이웃을 섬겨 왔다. 세부적으로는 아이들을 키우는 사찰을 돕고 싶다. 십시일반 쪼개서 나누고 도와가며 살아가도록 하겠다.


-개신교와 가톨릭 등 이웃 종교와의 교류는 있었는지.

▲보령에서 불교사암연합회장을 맡고 있는데 이웃 종교에 대해 차별을 두지 않고 목사님, 신부님과 같이 만나 대화를 나눴다. 최근에도 목사님과 원불교 종정님과 만나 대화하면서 유대관계를 잘 맺고 있다. 성직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선인들이다. 좋은 일하자는 공통의제를 갖고 즐겁게 생각하고 교류하고 있다.


-대선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나라 살림을 잘 이끌어갈 수 있는 훌륭한 인물이 나와 줬으면 좋겠다. 수행하는데 최선을 다하면서 인연이 닿는 좋은 분들이 나와 일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


-마곡사는 지역의 대표 사찰로서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보는데.

▲소승이 생각할 때 마곡사는 우리나라의 25개 본사중 가장 중심지에 속해 있는 사찰이다. 80개의 말사를 두고 있는 마곡사는 산세도 수려하고 아름답다. 주지를 비롯한 스님들이 좋은 포교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 특히 수행중의 화두인 ‘이 뭐꼬`를 염두에 두고 늘 ‘이게 무엇인가`를 생각하며 살려고 한다.


-불가 입문 계기와 수행 과정은 어떤가.

▲일찍이 부모님을 여의고 아홉살 때 충남 보령 선림사에 들어가 동자승 생활을 시작한 후 계룡산 갑사 신흥암에서 은사인 혜철 스님과 석봉 스님을 모시고 고행을 했다. 6개월간 나무하고, 그 다음 6개월간 밭에 가서 배추 재배하고, 부엌에 가 밥짓고 밑반찬 만들기 등 3년간 궂은 일을 도맡아 한 다음 큰 방에 들어가 공양하면서 큰 스님들의 온갖 잔심부름을 다했다. 한때 박치기왕 김일 선수를 동경해 제2의 김일이 되겠다는 생각에 눈만 뜨면 운동을 하고 생식만 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던중 늘 쿵쾅거리며 뛰어다니는 나의 모습에 실망한 은사 스님이 내 곁을 떠나신다는 말씀을 듣고서야 `성직자는 운동이 아니라 ‘이 뭐꼬`를 해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게 됐다.


-종교적 입장에서 포교문제에 대한 생각은?

▲마곡사에서는 템플스테이를 통해 상당한 포교 효과를 거두고 있다. 탤런트 이영애씨 등 연예인들이 템플스테이를 하러 오는 경우가 많았는데 일본 NHK 등 외지에서도 자주 촬영을 하러 오면서 자연스레 홍보가 되고 있다. 지금도 전국의 각 대학들에서 대학생들이 템플스테이를 위해 마곡사를 찾는 경우가 많다.

마곡사는 우리나라의 중심 사찰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찰이다. 주지와 모든 직분의 스님들이 열심히 일하면서 포교에 힘쓸 생각이다. 보령 선림사에 있을 때는 어려운 형편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을 자존심 상하지 않도록 돕기 위해 담장 너머로 몰래 쌀 가마니를 던져놓고 오곤 했다. 주위 이웃들의 고통과 괴로움을 잘 헤아려주면 포교는 자연스레 이루어지는 것 같다. /대담, 정리=한성일 기자. 사진 김상구 기자

법용 스님은 누구?
▲ 마곡사에서 석봉 스님을 계사로 사미계와 구족계 수지 ▲흥창사 주지 ▲조계종 총무원 감찰과장, 정보과장, 상임감찰국장 ▲ 조계사 총무국장 ▲ 마곡사 총무국장 ▲ 보령경찰서 경승실장 ▲보령불교사암연합회장 ▲보령 선림사 주지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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