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여개 산.학.연과 국가 기본계획 수립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그리드컴퓨팅연구팀은 슈퍼컴퓨터와 대용량 계산 클러스터, 저장장치 등의 컴퓨팅 자원을 초고속 네트워크로 연결해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기술개발로 주목받고 있다.
세계적 수준의 웹서비스 기반 그리드 기술을 상당 부분 축적하는 등 국내·외 그리드 관련 연구개발 분야를 주도하고 있다. 그리드 기술과 그 가치, KISTI 연구팀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해본다.
▲그리드(Grid) 기술이란=슈퍼컴퓨터와 같은 고성능 컴퓨터들을 서로 연결해 동시 사용이 가능하게 하고, 흩어진 저장장치들을 하나인 것처럼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을 말한다. 이를 적용한 예를 보면, A씨는 그동안 엠파스가 제공하는 포커게임을 즐기는 과정에서 가끔 이용자 폭주로 서버가 다운돼 불편을 겪었다.
결국 상대적으로 이용자가 적었던 고스톱 게임을 대신 즐겨야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불편을 겪지 않게 됐다. 바로 그리드 기술 덕택이다. 게임별 서버를 하나로 연결함으로써, 여유있는 서버공간을 대신 활용하는 방식이다. 포털사이트 엠파스는 지난해부터 그리드 기술을 활용해 사업 효율화를 꾀하고 있다.
또 웹 기반의 TIGRIS 서비스를 개발해 사용자가 TIGRIS의 모든 컴퓨팅 자원들을 보다 편리하고 쉽게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슈퍼컴퓨터가 아닌 일반 사용자 PC를 활용하는 Korea@Home은 PC의 유휴 자원을 모아 기상 및 바이오, IT 등 첨단과학기술 분야 연구에 활용하는 프로젝트다.
현재 네티즌의 자발적 참여 속에 약8만대의 PC를 활용해 대용량 컴퓨팅 파워를 양산하고 있다. 미국 테라그리드와 유럽의 EGEE II,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PRAGMA 등과 협력 네트워크 구축을 통한 첨단 그리드 기술교류 역시 활발히 진행 중이다. 이밖에 그리드기술기반의 의사결정지원시스템을 시범 개발해, 태풍 매미의 진로와 정보공유, 의사결정 등 재해대응 과정에 성공적으로 적용했다.
▲기술 상용화에 초점=그리드 환경은 일반적으로 복잡하고 사용하기 어렵다. 연구팀은 최근 사용자 중심의 편리한 서비스 개발 및 기술 상용화에 주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부터 정통부와 공동으로 비즈니스 그리드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KT 및 엠파스와 공동으로 ASP와 온라인게임 사업에 이 기술을 적용해 안정적인 서비스와 투자비용 최소화 효과를 가져왔다.
올해부터는 UCC 제작에 필요한 동영상과 사진, 음원, 폰트 등 다양한 콘텐츠들을 보다 효율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또 에이앤씨테크놀러지와 함께 디지털콘텐츠의 저작권 보호 기술인 음악인식기술에 그리드 기술을 적용, 음원 필터링 시 검색속도가 내려가지 않는 시스템을 시범 가동했다.
▲꿈을 현실로, 그 중심에 선 KISTI=연구팀은 콘센트에 플러그만 꽂으면 전기를 쓸 수 있는 것처럼, 컴퓨팅 자원도 원하는 때 원하는 만큼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꿈을 꾸고 있다. 이를 위해 현재까지 확보한 그리드 핵심기술과 인프라를 바탕으로 범국가 차원의 국가 사이버인프라구조 구축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이필우 팀장은 “현재까지는 인터넷 기술 선점 국가가 세계경제를 이끌었다면, 미래에는 그리드 기술수준이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확신한다”며 “그 중심에 세계적 수준의 웹서비스 기반 그리드 기술을 상당 부분 축적한 KISTI 그리드컴퓨팅 연구팀이 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이희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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