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문화제 개막을 일주일 여 앞둔 시점에서 눈코 뜰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최석원 백제문화제추진위원회 집행위원장을 추진위 사무실에서 만나 통합 개최되는 백제문화제의 의미와 준비상황 등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7개월여간 집행위원장을 맡아 백제문화제를 준비해 왔다. 개막을 앞둔 심정은.
▲3월 중순부터 집행위원장을 맡았는데 내가 이 자리에 적당한 사람인가 고민을 많이 했다. 하지만 워낙에 오래 고민하는 스타일이 아니고, 열심히 준비하는 직원들의 모습을 보며 지금까지 왔다.
초기 두 자치단체가 처음 함께하는 축제인 만큼 주민 간 갈등이 없도록 해달라는 부탁이 있었는데 현재 다행히 양 지역의 이해와 협조로 원활히 준비되고 있다. 물론 행사가 가까워져 오니 이런 저런 걱정이 많아지는 것도 사실이다. 비가 오면 어쩌나, 사고라도 나면 어쩌나 별별 걱정을 다하지만 내가 조바심을 내면 함께 준비하는 직원들이 더 불안해하기 때문에 직원들을 다독이며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 최석원 백제문화제추진위 집행위원장 |
▲축제는 잘 해야 본전이라고들 한다. 부담감도 크다. 올해는 첫 통합 개최인 만큼 기틀을 잡는 것으로 여유있게 생각해 주면 좋겠지만, 좋지 않은 평가가 나올 수도 있다. 그래서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철저하게 평가해 볼 생각이다. 기획단계부터 경제 효과와 관람인원 등 결과까지 종합적으로 평가할 예정이다. 대학과 관계기관, 추진위 자체 평가 등 두 세 개 평가팀을 운영할 계획이다. 올해 평가를 바탕으로 내년에는 일찍 준비를 시작해 한 층 업그레이드된 축제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현재로서는 올해 행사를 성공시키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프로그램 하나하나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백제문화제 추진위원회를 단일 기관이 아닌 충청남도와 두 개 시군이 같이 구성해 준비하고 있는데 각각의 입장을 조율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나.
▲이번 문화제는 두 지역에서 개최되는 만큼 각 지역의 밀집된 장소에서 축제를 감상할 수 있도록 집중 시켰다. 서로 양보하고 이해하는 등 주민들의 협조가 잘 이뤄지고 있다. 개막식 개최 지역에 이견이 있을까 하는 것이 가장 걱정이었는데 그 또한 큰 반대나 이견 없이 주민들이 이해해 줬다. 추진위 사무실도 개막식 개최지에 각각 1년씩 두기로 잘 합의를 봤다. 주민들께 감사할 따름이다. 내가 공무원이 아닌 민간인 신분이어서 객관적인 입장에서 이야기를 풀어 갈 수 있었고, 오랫동안 강단에 있으면서 양쪽 주민들과 다 좋은 관계를 형성해 온 것도 주민들을 이해시키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
-첫 통합 개최되는 백제문화제의 의미는 무엇인가.
▲그동안 백제문화제가 부여와 공주에서 격년으로 개최되다 보니 문화관광부로부터도 인정받지 못하는 축제로 진행돼 왔다. 해마다 관 주도로 진행해 오던 축제였기 때문에 주민들의 관심도 저조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번 통합 개최를 시작으로 공인된 문화제,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문화제로 거듭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이번 문화제를 통해 백제의 옛 수도였던 공주와 부여 두 지역이 상생발전의 기회를 마련할 수 있다고 본다. 현재 대전과 충남에는 세계문화유산이 하나도 없는데 백제의 역사와 문화를 간직한 두 지역에 세계문화유산 지정을 추진해야 한다. 놀이에만 치중하지 않고 올해 백제문화제를 발판으로 내실있게 대백제전을 준비한다면 세계 역사문화유적도시로 두 지역이 함께 나아가는 기틀을 마련할 수 있다.
-백제문화제의 성공을 위해서는 다른 지역 축제와의 차별성이 필요할 것 같다. 더불어 2010년 대백제전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그 의미에 대해서도 설명해 달라.
▲올해 53회가 되는데 그동안 유명무실한 축제였다고 할 수 있다. 전국에 산재한 1200여 개 축제 중 하나일 뿐이었다. 이완구 지사가 취임 후 백제문화제를 통해 공주와 부여를 살려보자는 의지를 밝혔는데 좋은 아이디어라 생각했고, 그래서 참여하게 됐다. 현재로서는 큰 욕심을 부리기보다 올해 행사를 잘 치러 대백제전의 기틀을 마련하고자 한다. 지금껏 백제문화제가 그 역사성을 잃지 않고 이어져 온 것만으로도 큰 긍지를 가질 만 하다. 올해를 시작으로 한 두 해 정도 시행착오를 거치다 보면 2010년에는 분명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축제를 치러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번 백제문화제는 프로그램의 양보다 규모를 대형화하고,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는데 치중했다. 주민들이 스스로 만들게 하고 평가해서 상도 주고 격려도 하려 한다. 다른 축제와 차별화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다각도로 고민했다. 주민들이 스스로 참여한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는 축제, 기다려지는 백제문화제가 되도록 할 것이다.
-올해 백제문화제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프로그램들이 진행되나.
▲장기적인 성공을 위해 자치단체가 예산을 쏟아붓고, 주민을 동원하는 방식에서 탈피하려 했다. 주민들의 참여와 기업 후원 등으로 만드는 프로그램이 시도된다. 예를 들어 인절미가 700년 전에 공주에서 처음 만들어졌는데 이에 착안해 700미터 길이의 인절미를 만드는 프로그램을 주민들이 스스로 기획하고 준비했다. 또 충남서예협회는 서예 만장을 만들어 전시하는 프로그램도 준비 중이다. 앞으로 이런 주민 참여 프로그램을 확대해 가야한다고 본다.
큰 틀에서는 개·폐막식에서 진행되는 퍼레이드와 역사 체험 프로그램인 백제향 등을 눈여겨 볼만 하다. 퍼레이드에서는 100여 마리의 말이 동원된 기마군단 행렬이 장관을 연출할 것으로 보이며, 백제향은 학생을 비롯한 참가자들이 백제의 역사와 문화를 체험하고 이해할 수 있는 행사가 될 것이다.
-이번 백제문화제의 관광객과 경제효과는 어느 정도로 예상하나.
▲경제효과는 200억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명시하긴 힘들지만 가능한 경제유발효과를 늘리기 위해 노력 중이다. 관광객은 공주와 부여에 각 1일 10만 명씩 5일 동안 모두 100만 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홍보하고 있지만 일단 대전 등 인근 지역에서 많이 찾아줘야 하고, 출향민들이 관심을 가져줘야 한다. 각 교육청과 협조해 학생들의 참여도 유도 중이다. 물론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번 문화제에는 일본을 비롯해 중국과 캄보디아, 프랑스 등 각국에서 공연팀이 참가하기 때문에 외국인들의 관심도 높을 것으로 기대한다.
◆최석원 집행위원장은 = 공주대 지구과학과를 졸업했으며, 서울대 지구과학과 및 지질과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대한지질학회 학술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충남세계문화유산 추진위원장과 공주대 총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대한지질학회장과 문화재청 심사평가위원 등을 맡고 있으며, 공주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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