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사찰 앞 국제적 망신살
중수누설 등 해마다 안전사고
관련자 처벌 등 특단대책 시급
매년 대전시민들은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일어나는 각종 사건사고 때문에 가슴을 조아려야만 하는 경험을 하고 있다. 중수 누설을 비롯해 방사성 동위온소 누출, 화재 등이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자력발전소에 인근에 있는 주민들보다 더 큰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는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들이 전개되고 있다. 며칠 전에는 전혀 생각지도 못한 우라늄을 분실해 대전지역은 물론 국내 전체가 불안에 떨고 있을 정도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사고 자체보다 사고가 일어나게 된 주요원인이 안전불감증으로 인한 인재라는 것이다. 이에 본지는 원자력연구원에서 그 동안 일어났던 각종 사건사고에 대해 알아보고 대책은 없는 지 알아 본다.<편집자 주>
▲ 국내 유일의 중성자 연구시설로 신소재·신약개발, 각종 산업 및 의료용 동위원소를 생산하는 원자력연구원의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 |
마치 외국 드라마나 영화에서나 볼 수 있던 일이 실제 우리나라, 그 중에서도 대전지역에서 벌어져 많은 이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것도 `철통 안전`과 `철통 보안`을 연신 강조해 오던 원자력연구원에서 이같은 일이 발생해 그야말로 그 충격과 실망은 이루말할 수 없을 정도다.
더욱이 그 동안에 수차례 발생했던 연구원 내 사건사고는 대부분이 조금만 주의했더라면 일어나지도 않았을 것임에도, 매번 안전대책을 강화한다는 미명 아래 대전지역 시민들의 안전까지도 이제는 이들의 안전불감증으로 위협받고 있는 지경까지 와 버렸다는 지적이다. 대체 이들이 만들어 낸 인재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우라늄 분실사건=먼저 이번 원자력연구원의 우라늄 분실은 자신의 신분을 망각한 직원들의 어처구니 없는 업무 태만과 무관심 때문에 발생했다.
지난 5월 레이저 실험실을 새로운 실험실로 개조하는 과정에서 폐건축자재가 나옴에 다라 이 쓰레기 처리를 폐기물 처리업자게에 맡겼다. 처리업자는 우라늄이 들어 있는 박스를 폐기물인 줄 알고 가져가 다른 폐기물들과 함께 대전 신탄진 폐기물 집하장에 버렸다.
당초 해당 직원들이 아무리 미미한 방사능을 누출하는 방사성물질일지라도 책임의식을 갖고 관리해왔더라면 이런 황당한 일은 절대 일어날 수 없었을 것이다.
관리도 못해온 것도 모자라 해당 실험실에 외부인이 들어왔음에도 관림·감독하는 직원도 아예 없었다는 것은 이들의 국내 유일의 원자력연구개발 연구기관에서 일을 하는 신분인지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을 정도다.
더구나 IAEA(국제원자력기구)의 사찰대상인 우라늄을 아무렇게나 놔둔 채 사라져버린지도 모르고 3개월여 가량 뒤 IAEA가 사찰을 온다고 하니까 그제서야 우라늄이 사라진 사실을 알았다는 것은 충북 청주에서 열린 제3차 세계원자력대학(WNU) 참가자인 세계 각국의 젊은 원자력인들의 코웃음을 자아낼 수 있는 일임에 분명하다.
국가의 명예를 실추시켜 버리고서도 대체 분실된 우라늄이 어디에 있는 지도 모르고 발만 동동거리고 있을 뿐이니 국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에 잃어버린 우라늄이 농축률 10%의 우라늄235(0.2g)를 추출했다가 2004년부터 IAEA로부터 사찰을 받고 있는 것으로 사찰 시에는 해당 우라늄을 추출한 장소에서 옮길 수 없음에도 옮기는 커녕 아예 잃어버렸으니 어떻게 대책을 마련할지 어리둥절할 뿐이다.
▲ 천연우라늄 광석 |
이 또한 필터 시험계획 및 실시 부적절, 발화원 관리 부적절, 소화대응 부적절, 계약업체 관리 부적절, 방사선관리지역 관리 부적절, 외부유출물 관리 부적절, 개인선량계 미 소지 등 이루말할 수 없을 정도의 부주위가 주요 원인이었다.
심지어 화재 당시 불을 끄러 들어간 직원 3명은 아예 개인선량계조차 패용하지 않고 들어가 방사선에 제한 기준치 이하의 피폭이 되는 상식 이하의 일도 벌어지기도 했다.
▲새빛연료과학동 감손우라늄 자연발화=2005년 8월 18일, 원자력연구원 내 새빛연료과학동 철제용기에서 자연발화가 발생해 공기중 오염도가 관리기준을 10시간 동안 초과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으로 철제용기에 보관중인 금속 부스러기 45㎏이 산화됐으며, 관련 인허가 사항 미비점 보완 및 관련 장비 재배치로 마무리됐다.
▲방사성옥소 관련 비정상 환경누출=2005년 5월 동위원소 생산시설의 활성탄 여과기의 성능이 미달돼 대전 일부 지역의 빗물 시료에서 미량의 I-131(아이오다인)이 검출됐다.
이 사건으로 6개월여 동안 하나로 운전이 정지됐으며, 이에 따라 I-131의 생산이 중단돼 갑상선 환자들에게 필요한 약품이 공급되지 못해 병원에서는 해외에서 갑상선약품을 수입해 공급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동위원소 생산시설이 3개월 동안 정지되고, 원자로정지 및 관련자에 대한 징계조치가 이뤄지기도 했었다.
▲하나로 비상환기계통 작동=2004년 7월 5일, 중성자 빔 튜브 수분제거과정 중 방사화된 공기가 원자로실을 거쳐 배기계통으로 나가 연구원이 피폭(0.015mSv)됐다.
▲중수누설 사건=2004년 4월 27일부터 5월 4일까지 밀봉 플랜지의 펌프 흡입 쪽 실리콘 가스켓이 손상돼 50ℓ의 중수가 누설돼 대전시민들을 긴장케 만들었다.
이 사건으로 원자력연구원의 연구원 7명이 피폭(0.19mSv)됐으며, 이 사건으로 원자력연구원에 대한 지역시민들의 불안감이 촉발되기도 했다.
이처럼 매년 수많은 안전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안전불감증으로 인한 원자력 관련 사건사고가 일어나고 있지만 관련자 처벌과 보완마련 등으로 잠시 조용했다가 지속적인 안전불감증으로 결국 인재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과연 언제까지 이같은 사건들이 되풀이될지 궁금하지만 안전불감증을 꺽지 못하는 상급기관 등의 안이한 대처 또한 지금까지의 인재를 촉발시켰다는 비난을 면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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