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 전시관 새단장.독립운동사 집필
美의회 위안부자료 제공 등 활동 국제화
1987년 일본의 역사왜곡에 대응하고 독립정신을 기리기 위해 한푼 한푼 국민성금을 모아 건립된 독립기념관이 개관 20주년을 맞아 무료개관을 선언하는 등 재탄생을 선언하고 나섰다. 그동안 민족교육의 산실로 역할을 다해온 독립기념관의 성과와 미래평화운동을 주도하는 비전을 김삼웅 관장으로부터 들어본다. <편집자 주>
▲ 김삼웅 독립기념관장 |
▲오는 8월 15일이면 독립기념관이 개관 된지 20년이 된다. 독립기념관은 그동안 우리 민족 5천 년 역사 속에서 목숨을 바쳐 이 나라를 지키고 물려주신 애국선열들의 나라사랑 정신과 국난극복을 배우는 국민정신교육의 장으로 전시, 교육, 연구, 자료수집, 문화사업 등을 다양하게 펼쳐왔다. 지난해부터는 독립기념관을 찾기 어려운 도서벽지지역에서‘찾아가는 독립기념관`을 운영해 민족정신 선양사업의 외연을 크게 확대하고 있다. 피동적이던 운영을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전환하는 조직개편이 이뤄졌다. 이제 독립기념관은 그동안의 노력과 성과를 바탕으로 국민에게 나라사랑 교육과 역사체험 중심기관이 될 수 있도록 더욱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
- 유물 분실사건 등 내부문제가 아직도 불씨로 남아있다. 내부혁신 방안은.
▲독립기념관에는 국내·외에서 수집한 한국독립운동사 관련 자료가 7만9608점이 보관돼있다. 이렇게 수집된 자료들은 항온항습시설과 방재시설이 완비된 3개의 수장고에 나뉘어 보관된다. 전시관의 자료는 폐쇄회로(CCTV)와 경보장치 등을 설치해 불의의 사고에 대비해 더 이상 분실이나 훼손은 없을 것이다. 그동안 직원들의 불협화음도 대부분 정리됐다. 방만했던 경영내용도 혁신에 혁신을 거듭한 성과로 올해 정부기관 혁신수준평가에서 지난해 2단계에서 4단계로 수직 상승했다. 내부적으로 경영혁신 추진단과 고객만족 테스크포스(T/F)팀이 조직돼 혁신수준향상과 고객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개관 당시 600만의 입장객이 지난해 98만 명으로 줄었다. 이에 대한 대책은.
▲1987년 개관 이후 20년 동안 총 관람객이 3600만 명을 넘었다. 남한인구의 80%가 한번쯤 다녀갔다. 흔히 개관 당시보다 지금은 왜 줄었느냐고 걱정하지만 당시는 일시적 현상이었고 지금은 연간 100만 명이 관람하는 세계적 기념관이다. 더 많은 관람객 유치를 위해 올해 20억 원을 들여 3·1운동관의 전면적인 교체작업을 시작으로 2010년까지 410억 원의 정부예산을 받아 7개 전시관 모두를 새롭게 단장할 계획이다. 입구에서 전시관까지 1㎞가 넘는 도보구간 일부를 콘크리트에서 목재데크로 교체하고 가로수 터널을 만들어 아름다운 주변자연과 어우러진 자연친화적인 편의시설을 대폭 보강하겠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관람객 유치에 한계가 있어 내년부터 모든 관람객의 무료입장과 미개발지 40만㎡에 문화휴양체험시설 조성을 검토중이다. 특히 천안까지 연결된 전철을 독립기념관까지 연장 운영하도록 정부와 국회에 건의했다.
- 일부에서 독립기념관을 반쪽역사라 부른다. 상대적으로 소외된 사회주의 및 무장항쟁 연구방향은.
▲남북분단이 가져온 문제 가운데 하나다. 그간 한국독립운동사는 민족주의계열 중심으로 연구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독립기념관은 지난해 광복절을 맞아 일제강점기 다양한 독립운동 방법론 가운데 하나였지만 일반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아나키스트들의 독립운동을 소개했다. 이를 통해 독립운동사가 재조명되고 조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한 이들의 공헌이 제자리를 찾는 계기가 되었다. 산하 독립운동연구소는 모두 60권으로 만들어질 새로 쓰는 독립운동사를 집필중이다. 국민정서상 해방 후 북한정권수립에 크게 기여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모든 독립운동에 대해 폭넓게 수용하고 있다. 특히 최근 북한 조선혁명박물관과의 교류협력을 통해 항일독립운동사에 대한 공동자료발굴과 조사를 협의했다. 향후 이를 더욱 확대해 미래 통일조국에서 한민족의 동질성을 회복하는 장으로 역할을 준비하고 있다.
- 서곡개발이 수년째 답보상태인데.
▲서곡부지 전체면적은 약 100만㎡로 개발가능부지는 40만㎡다. 현재는 야영장으로 5만㎡가 활용돼 연간 1만 명이 이용한다. 서곡은 1992년 개발사업계획 수립 이후 1994년 민자유치 투자간담회를 개최했지만 기업의 수익성과 기념관의 공익성이 공통분모를 찾지 못해 아직 두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대통령과 총리의 특별지시로 역사교육 체험시설 조성을 위한 T/F 팀이 구성돼 서곡에 대한 기본구상 및 활용방안 수립을 위해 용역을 줘 마케팅과 운영전략으로 친환경, 역사체험, 수익성 등 3가지 기본방안이 제시됐다. 지난달 관계전문가로 자문위원회가 구성돼 첫 회의를 앞두고 있다. 지난 5월부터 3개월 동안 서곡개발 국민제안공모가 실시됐고 제안내용은 내부검토와 자문위원회에서 서곡개발 계획에 반영할 예정이다.
- 아직도 우리 사회의 뜨거운 감자인 친일파 청산문제에 대해 한 말씀한다면.
▲이미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 1910년대 초기 친일파를 규정했고, 30∼40년대 시기에 대한 친일행각을 조사중이다. 참여정부는 역대 어느 정권보다 친일파 청산 등 민족정기회복을 위한 과거사 규명에 적극적이다. 친일문제는 철저히 조사돼야 하고 이제라도 청산하지 않는 전례를 남긴다면 미래에 국란이 닥쳐올 때 나라를 지키고 왜적과 싸울 사람이 없어진다. 친일파 문제는 단순한 과거청산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역사교육이며 배워야할 가치관이다. 독립기념관은 친일파들의 재산환수에 대해서도 적극 환영하고 1차로 환수될 재산 가운데 절반 정도를 역사교육에 사용토록 정부에 건의, 이를 자금으로 역사대학원을 건립해 국난극복의 교육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 역사적 자주보다는 반일감정에 치우치는 경향이 있다. 이에 대한 소견은.
▲지난 3·1절에 야외전시장에서 일제에 의해 자행된 의병학살관련 사진 전시회를 가져 관람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은 적이 있다. 이처럼 독립기념관은 과장하거나 혐오감을 줄 정도의 상황을 제외하고는 있는 사실 그대로를 전시하는 것을 방침으로 하고 있다. 중국은 일제의 침략과정에서 일어난 피해상황을 우리보다 훨씬 사실적으로 전시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한일우호관계 등을 위해 자극적인 전시를 피하자는 주장도 있다. 또는 철저한 고증을 거쳐 비판하자는 주장도 있지만 독립기념관은 철저히 역사에 충실하려한다. 오는 16일부터 독립기념관에서는 일본의 시민과 교사 등 30여 명이 참여해 2박3일의 일정으로 진행되는 역사교육에 참여한다.
- 광복절을 맞아 국민에게 소감을 밝힌다면.
▲최근 일본은 신군국주의로, 중국은 동북공정으로 우리를 압박하고 있다. 주변 열강의 침략의도가 이처럼 강한데 이를 막기에 우리는 분단체제라는 더욱 어려운 입장에 서있다. 민족에너지가 내부적으로 소진되고 있다. 일제강점기 목숨을 내걸고 독립운동을 벌인 애국선열의 바람은 통일자주국가를 수립이다. 이런 점에서 이번 2차 남북정상회담은 우리가 뭉칠 수 있고 한반도에서 벗어나 우리 주변을 넓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독립기념관은 이제 미래평화를 위한 역할을 시작한다. 그동안의 우물안 개구리에서 벗어나 국제적으로 할말을 하고 항의할 것은 행동으로 보여줄 것이다. 미국의회가 일본의 역사왜곡과 위안부문제 등을 다룰 때 우리는 모든 자료를 제공했고 격려 서한을 보냈다. 민족자존을 염원하는 성원으로 건립된 독립기념관이 더욱 충실하게 운영되도록 국민 여러분의 더 많은 사랑과 관심을 간절히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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