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얼음’ 10월 동해서 본격 시추

‘불타는 얼음’ 10월 동해서 본격 시추

천연 가스하이드레이트

  • 승인 2007-08-06 00:00
  • 신문게재 2007-08-07 9면
  • 정문영 기자정문영 기자
화석연료 고갈.지구 온난화 위기 속
메탄 주성분 미래 에너지원으로 각광

울릉도.독도 인근 6억t 매장 추정
국내 가스 소비량 30년분에 해당

정부 2014년까지 2257억 투입
탐사.상업 생산 기술 개발키로


메탄이 주성분인 천연가스가 물 분자와 결합해 고체화된 가스하이드레이트에 대한 관심이 전 세계적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가스하이드레이트의 개발을 통해 화석연료 의존도를 크게 줄여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구온난화에 대비할 수 있어 세계 각국 경제의 경쟁력 강화 또한 전망되고 있다. 이에 가스하이드레이트가 과연 어떤 것이며 인류에게 어떤 희망을 가져달 줄 지 알아 본다. <편집자 주>


고유가, 기후변화협약, 대체에너지개발...
이제 이런 단어들은 지난 과거나 먼 미래에만 볼 수 있는 것들이 아니다.
바로 지금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이자 절대적으로 요구되고 있는 것들이다.

국제 유가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에너지원 확보 문제가 우리 나라 산업과 경제에 가장 큰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무분별한 화석에너지 사용으로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는데 따른 지구온난화 문제는 전 세계가 직면한 위기다.

석유 또한 매장량이 한정돼 있어 앞으로 50년 이상이 지나면 고갈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따라서 선진국들은 석유 이외의 에너지원 확보를 위해 혈안이 돼 있으며, 태양열을 비롯해 풍력, 지열, 수소에너지 등이 석유와 석탄을 대체하는 에너지원으로 손꼽히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이에 못지 않은 미래의 에너지원으로 가스하이드레이트(gas hydrate, 가스 수화물)가 가장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꿈의 에너지 가스 하이드레이트=가스 하이드레이트는 극지(極地) 또는 깊은 바다의 저온·고압 상태에서 천연가스가 물과 결합돼 만들어진 고체로 메탄이 주성분이다.

생김새가 드리이아이스와 비슷하고 불을 붙이면 타기 때문에 `불타는 얼음`으로 불린다. 메탄이 연소될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이 휘발유의 70%에 불과해 차세대 청정 연료로 각광 받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드디어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6월 19일 포항기점 동북방 135km, 울릉도 남방 100km 해상에서 가스 하이드레이트 채취에 성공했다.

수심 2072m의 해저면을 7.8m 가량 파서 채취한 지질 시료 가운데 6.5m 지점부터 산발적으로 존재하다 가장 밑부분에서 약 2㎝ 두께로 분포하는 것이 확인 된 것이다.

이번 가스하이드레이트 발견으로 우리나라는 미국, 일본, 인도, 중국에 이어 심해 가스하이드레이트의 실물 채취에 성공한 5번째 나라가 됐다.


▲매장 규모는=우리나라 동해상에서 가스 하이드레이트가 발견됨에 따라 매장량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지난 2000년부터 동해 전 지역에 걸쳐 광역 기초탐사를 실시한 결과 울릉도와 독도 인근 해역 수십 곳에서 LNG 환산으로 6억톤에 달하는 가스하이드레이트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연간 LNG 수입량을 기준으로 추산해 보면 전 국민이 30년간 쓸 수 있는 매장량에 달한다.

최근 동해 울릉도 남단 지역에서 확인된 가스 하이드레이트의 부존 여부 및 매장량 확인을 위한 심해 시추가 오는 10월께 본격 추진된다.

산업자원부와 가스하이드레이트 사업단은 이번에 실물이 확인된 포항기점 동북방 135㎞, 울릉도 남방 약 100㎞ 해상을 비롯해 동해 6-1광구와 8광구 지역에 5개 시추공을 뚫을 예정이다.

가스 하이드레이트 실물확인이 이뤄졌음에도 심해 시추가 필요한 것은 실물확인에 사용된 방법이 피스톤 코아 방식으로 정확한 부존지역 및 매장량을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피스톤 코아 방식은 탐사선에서 파이프가 달린 추를 해저면에 떨어뜨린 후 약 8m 깊이로 해저면에 박힌 파이프를 끌어올려 파이프 속에 들어있는 지층을 분석하는 방법이다.

현재 전문가들은 가스 하이드레이트의 실물을 확인한 미국ㆍ일본ㆍ인도ㆍ중국 등 4개국 모두 심해시추 이후 시점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심해 시추를 통해 실물 확인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가스하이드레이트 사업단은 10월 심해 시추를 위해 네덜란드 후구로사의 시추선이 오는 8월말 부산항에 입항하면 시추 주관업체인 석유공사 관계자 및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연구인력을 태우고 시추대상지역으로 이동할 계획이다. 또 후구로사의 시추선에는 국내 연구인력 이외에 미국 지층분석업체인 지오텍사와 LWD(logging-while-drilling) 담당업체인 슐럼버거사의 전문인력이 함께 한다.

▲언제 생산되나=가스 하이드레이트를 대량생산해 활용하기 위해서는 고체상태의 가스 하이드레이트에서 가스를 저렴하게 분리하는 기술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아직까지 이런 기술은 개발되지 않은 상태다.

가스 하이드레이트는 세계적으로 10조톤이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우리나라 동해지역의 매장량만도 국내 가스 소비량 30년분에 해당하는 약 6억톤 선으로 추정되고 있다.

정부는 오는 2014년 말까지 단계적으로 총 2천257억원의 재원을 투입, 탐사와 상업생산 기술을 개발한 뒤 2015년부터 본격 생산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가스하이드레이트 개발사업단 관계자는 "당초 9월초께 시추작업을 시작하려했으나 한 달 가량 늦춰진 10월께 시추에 나설 계획"이라며 "시추 뒤 자료분석 등의 과정을 거쳐 내년 중반께 실제현황이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3단계 10개년 계획 목표 산학연 협동 기술개발 박차”
박근필 개발사업단장

"이번 가스하이드레이트의 발견에 있어서 가장 큰 의의는 새로운 형태의 실물이 확인됐다는 것입니다."

박근필 가스하이드레이트 개발사업단장은 "선진국에 비해 낮은 기술 수준을 극복하고, 가스하이드레이트 개발을 위한 탐사·분석·개발생산 기술 확보의 중심 조직으로 집중적인 기술개발 노력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가스하이드레이트 국내 개발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산업자원부와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 및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주축이 돼 조직된 가스하이드레이트 개발사업단이 국내 유관기관과 대학 등이 참여하는 산학연 협동체제를 구축하고 미국, 일본 등과 국제기술협력을 통해 자주적 에너지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가스하이드레이트 개발 목표는 언제까지인가.

▲3단계 10개년(2005~2014) 계획으로 동해 유망지역 정밀조사, 시추 및 부존확인, 생산기반 및 핵심생산기술 연구, 시험생산 및 최적 상업적 생산기법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가 1단계 마지막 해로 이미 실물확인은 이뤄졌으며, 매장량에 대한 평가가 진행될 계획이다.

2단계는 내년부터 오는 2011년까지 개발 위주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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