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 보르도에 있는 생탕드레 대성당과 페베를랑 종탑(오른쪽) |
이 지방은 세계에서 단일 지역으로 제일 넓고도 품질이 좋은 포도 산지를 갖고 있는 만큼 생산되는 와인도 매우 다양하며 세계적으로도 널리 알려진 와인들이 많다. 이 지역의 포도 재배 여건은 아주 좋다. 바다에 인접해 있으며 온난한 기후에다 토양은 메마르고 무기질이 풍부한데다 배수가 잘 된다.
이곳의 최고급 와인은 지리적으로 보아 오른쪽에 도르도뉴(Dordogne)강과 왼쪽에 가론(Garonne)강을 끼고 있는 지역과 이 두 강이 합류하는 지롱드(Gironde) 강 지역에서 나온다.
보르도 지방은 현재 포도 총 재배 면적이 10만 ha, 연 평균 생산량이 약 6억 6000만병(이중 80%는 레드와인)을 생산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고급 와인 생산지이다. 대개 다른 지역에서는 포도품종이 단일한데 비해 보르도에서는 각 포도원 마다 그 토양에 맞는 2∼3 종류의 포도를 재배하고 있다. 그러므로 여러 종류의 포도를 블랜딩(혼합)하여 조화시킴으로써 보르도 와인 특유의 고급스럽고 풍요로운 맛을 만들어 낸다.
보르도에서 나는 와인에는 ‘샤또’라는 이름을 붙인 와인 회사가 많다. 원래 프랑스어로 ‘샤또’는 중세 시대의 고성 같은 ‘성(城)’이라는 뜻이지만, 와인과 관련하여 사용하는 ‘샤또’라는 말은 ‘자체 내에 포도원을 가진 와인 공장(양조장)’이라는 뜻이다. 법률에 의하면, ‘샤또’는 일정면적 이상의 포도밭이 있는 곳으로 와인을 제조하고 저장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춘 곳이라야 한다. 보르도 지역에는 대략 8000 개 정도의 ‘샤또’가 있다.
보르도의 와인 생산 지역 중에서는 메독, 그라브(Graves), 생떼밀리옹(Saint-Emilion), 뽀므롤(Pomerol) 등이 유명하다. 보르도 와인은 특히 레드와인이 유명하다. 맛은 섬세하고 향이 특별히 좋으며 다소 떫은맛과 신맛의 조화가 절묘하다. 한국에서는 메독과 생떼밀리옹이 유명하고, 보르도와인은 중년층들이 좋아한다. 물론 보르도 화이트와인도 생산된다. 다른 지역 화이트와인보다 맑고 투명하며 감칠맛에 신맛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보르도가 와인으로 유명해진 것은 물 덕분이라 할 수 있다. 자갈밭으로 뒤덮인 땅이지만 바다와 강을 끼고 있고 기후가 온난하다. 그리고 바닷가를 방파제처럼 둘러싼 소나무가 바람을 막아 준다. 또한 바다에 인접해 있어 일찍부터 영국으로 진출할 수 있었다. 보르도 지방의 와인이 본격적으로 빛을 발하기 시작한 것은 17세기부터였다. 토양선택과 수확량 조절, 오크통 숙성 등의 성공과 함께 산지와 샤또, 명성의 3박자가 어우러지면서 보르도는 세계적인 와인 산지로 이름을 날리게 되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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