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특별자치시 설치 입법안 조속처리 필요
구역 재조정은 반대 … 원안대로 추진 바람직
충청발전 중핵도시 건설 초심으로 협조 부탁
신행정수도 위헌판결과 두 번째 헌법소원 등 우여곡절 끝에 탄생한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이 관련 계획 수립과 행정절차 등을 마무리하고 드디어 첫 삽을 뜨게 됐다.
참여정부 국가균형발전정책의 핵심으로 단군 이래 최대의 국책사업이 될 행정도시 건설은 수도권 과밀화와 열악한 지방의 현실을 극복하고, 대한민국의 경쟁력 지도를 바꿀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취임, 행정도시 건설을 총지휘하고 있는 남인희 행정도시건설청장을 만나 행정도시의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행정도시 건설의 이념은 국가균형발전과 세계적인 모범도시 건설이다. 좋은 도시를 만들어야 많은 사람과 기업, 직장들이 옮겨올 것이고, 그렇게 해야만 진정한 국토균형발전이 이뤄질 것이다.
이제 계획 단계를 지나 실질적인 도시 콘텐츠를 만들어야 해 큰 책임감을 느낀다.
-법적지위와 관련해 논란이 있는데 현재 입법과정은 어느정도 추진됐나.
▲현재 `세종특별자치시 설치 등에 관한 법률`이 국회에 제출돼 있다. 9월 정기국회에서 통과시켜주길 희망한다.
실제 법 적용은 2010년에 하더라도 법은 빨리 만들어야 한다. 도시의 지위, 행정구역에 따라 공간 계획과 시설계획이 달라진다.
광역으로 하느냐 기초단체로 하느냐에 따라 수많은 시설이 있기도 없기도 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땅을 확보하고 설계하고, 공사하려면 4~5년이 걸리는 만큼 시행은 나중에 하더라도 법은 지금 마련해야 한다.
충남도청 이전도 벌써 4~5년 전에 조례를 정한 것이다. 이런 큰 사업은 빨리 입법화 해야 차질 없이 진행된다.
-구역 설정 문제에 있어 이견이 많은데 중장기적으로 재조정 가능성은 있나
▲재조정이 안됐으면 하는 생각이다. 정부가 원칙을 정했으면 일관성 있게 밀고 나가는 게 중요하다. 특정 자지체의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이면 원칙이 흔들린다. 물론 지자체마다 나름대로의 이해관계가 있는 게 사실이지만 몇 달 사이 많은 충청지역 뜻있는 사람들이 정부 계회대로 하는 게 옳다는 생각으로 점점 많이 동의하고 있다.
연기군도 처음에는 반대하다가 지금은 오히려 찬성을 하고, 연기의 잔여지역은 별도의 대책을 마련해 달라는 식으로 흘러가고 있다. 공주도 당장은 군세가 약화될 수 있겠지만 행정도시가 제대로 자리매김하면 대승적으로 직간접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자족형 도시를 위해 일자리를 20만개 이상 마련해야 한다는데 현재 불과 2만개 정도밖에 안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데.
▲ 행정중심복합도시의 명칭에서 나타나듯 행정은 기본으로 하고, 첨단산업, 교육, 연구개발, 문화, 국제 등 종합적 기능을 하자는 것이다.
물론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지금까지는 도시계획을 마련했지만 앞으로 콘텐츠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인구 50만은 가만히 있어도 똑 떨어지게 되는 게 아니라 우리가 하기 나름이라고 본다.
정말 이 도시가 누구나 살고 싶은 도시로 만든다면 오지 말라고 해도 저절로 많은 사람과 기업이 올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여러 생각을 하고 있다. 교육은 한 학급당 20명으로 하고 국제화에 대비해 부담임은 외국인으로 하는 등 초중고등학교 교육을 아주 특수한 형태로 잘 만드려고 한다.
산업은 대덕연구단지, 카이스트 등 고급 두뇌와 고령화 사회에 따라 의료복지산업이 굉장히 발달할 것으로 보이는 오송바이오단지, 국책연구기관이 자동적으로 하나의 클러스터가 돼 행복밸리, 첨단무공해 산업지대가 형성될 것이다.
물론, 말만 할 게 아니라 앞으로 어떻게 정책을 만드느냐가 중요하다.
또 보통 도시는 공해, 교통체증 등 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데 행정도시는 도시 구조가 중앙은 녹지고, 주변에 사람이 사는 구조로 돼 있어 이런 문제가 거의 없을 것이라고 기대된다.
결과적으로 좋은 교육여건, 삶의 질, 환경, 부가가치가 높은 무공해 사업이 들어서는 생태환경도시가 되면 인구 50만을 채우는 건 문제가 없을 것이다.
-나라의 미래와 균형발전을 생각할 때 궁극적으로 행정수도로 가야 한다는 의견이 많은데.
▲행정도수도 가는 건 헌재에서 일단 위헌이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이는 헌법에 위배되는 게 아니고 관습 헌법에 위배된다고 했다. 이는 곧 국민정서와 관련된 것이다.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 행정도시가 잘 되고, 행정도시가 신행정수도로 될 수 있다고 먼훗날 국민정서가 바뀌면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행정도시 건설은 단계적으로 추진되는데 예상되는 문제나 걸림돌이 있다면.
▲큰 문제나 걸림돌은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어떤 좋은 기업, 무공해 산업을 유치하느냐. 좋은 교육 여건 만드느냐 이런 게 과제다.
또 어떻게 주변 지자체들과 상호 협조 관계 속에서 이 도시를 만드느냐 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
처음엔 충청도 사람들이 엄청나게 환영하다가 지금 와서 어떤 부분에선 행정도시 되면 오히려 기존 도시가 위축되는 게 아니냐는 생각도 하는데 그것은 어떻게 정책의 만드느냐의 문제다.
즉, 어떻게 상호보완관계 속에서 `윈-윈` 전략을 만들어 내느냐 하는 문제다. 행정도시는 대전과 충남북의 협조가 필요한 사업이다. 일반적으로 도시가 국제적 경쟁력을 가지려면 인구가 적어도 몇백만은 돼야 한다. 그래서 수도권에 버금가는 중부권의 메트로폴리탄을 만들어야 하는데 이는 배타적이 아닌 보완적 상호관계여야 가능하다.
예를 들어 청주공항 합심해 같이 노력을 해 키우는 등 여러 협조 부분이 많을 것이다.
다들 초심으로 돌아가 애초 충청발전의 핵이 되는 도시를 만들겠다는 생각에서 이해의 폭을 넓혔으면 한다.
주변지역에 있는 주민들도 소지역이기주의 차원에서 너무 보지 말고 일단 행정도시를 키워야 우리 개인도 지역도 잘 살게 된다는 생각으로 많은 협조를 해 달라.
수백년 살던 땅을 선뜻 내주는 등 지금까지 너무 많이 협조해줘 감사하다. 일부 분들이 오해해 민원을 제기하기도 하는데 그것도 진실된 생각을 이해한다면 도와주시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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