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이야기]포도 분쇄 후 알코올 발효

[와인이야기]포도 분쇄 후 알코올 발효

⑭ 레드 와인은 어떻게 만드나?

  • 승인 2007-06-08 00:00
  • 신문게재 2007-06-09 13면
  • 박한표 대전와인아카데미 원장박한표 대전와인아카데미 원장
레드와인은 수확한 포도를 줄기 제거와 함께 으깨는 분쇄 작업으로부터 시작된다. 이렇게 하면 포도즙, 과육, 껍질, 씨 등이 함께 섞인 상태가 되면 곧 발효단계로 들어간다. 효모에 의해 당분이 알코올로 바뀌는 발효 과정에서는 열과 함께 탄산가스가 발생하는데, 이것에 의해 붉은 색소 추출이 활발하게 이루어진다. 물론 발효 중에는 포도껍질이 위로 떠올라 표면에 뜨게 되고 자연스레 덮개가 형성된다.

이 덮개 부분을 샤뽀(Chapeau:우리말로는 모자란 뜻이다.)라고 부른다. 이것을 그대로 두면 포도껍질이 마르면서 제대로 색소 추출이 되지 않고 곰팡이가 껴 와인에 나쁜 영향을 준다. 따라서 발효 중인 포도즙을 위로 뽑아 올리거나 긴 장대 등으로 휘저어 포도껍질이 건조하지 않게 항상 포도즙과 섞여 있도록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에는 와인양조 시설이 현대화되어 이러한 과정들이 자동적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옛날에는 좋은 색을 위해 사람들이 직접 발효조로 들어가 떠 있는 포도껍질을 발로 밟거나 장대로 휘저었다. 오늘날에도 소규모로 고급 와인을 생산하는 곳에서는 이러한 방법을 사용한다. 물론 레드와인의 종류에 따라 액체성분이 포도즙과 껍질, 씨 때로는 줄기로 이루어진 고체성분이 혼합되어 있는 시간의 길이가 달라진다. 침용 시간이 길수록 색깔이 짙어지며 탄닌 성분 등이 많이 추출된다. 가볍고 상쾌한 맛의 레드와인은 침용 시간이 짧다고 보면 된다.

한편 원하는 색깔이 나오면 발효를 중지하고 포도즙(Juice)을 분리해 낸다. 포도즙은 발효 통에서 짜지 않고 자연스럽게 유출되는 것과 남아 있는 포도껍질이나 씨 등을 압착해 얻어지는 것이 있다. 이들 포도즙은 각기 따로 발효를 계속해 와인이 된다.

침용이 끝나면서 발효가 완료된 경우도 있으나 대개의 경우 당분이 남아 있기 때문에 포도즙을 분리해낸 후 발효를 계속시킨다. 물론 고급와인은 대개 자연적으로 유출된 포도즙으로 제조한다. 찌꺼기를 압착해 얻은 포도즙은 색깔이 짙고 탄닌 성분이 많은데, 자연 유출 포도즙에 섞기도 하고 대중적인 와인을 생산하는데 쓰기도 한다.


<레드와인을 만드는 과정>

1) 포도의 수확

2) 적(흑)포도 줄기 제거 및 선별 작업

3) 포도 알 으깨기(파쇄)

4) 침용과 함께 알코올 발효(1차 발효): 일정한 온도(21~28도)를 가해 포도당분으로부터 알코올을 얻는 과정(4~20일)이다.

5) 젖산 발효(2차 발효):신맛을 줄이고 부드러운 와인을 얻기 위한 두 번째 발효과정을 말한다. 이 경우는 효모대신 대기 중의 유익한 박테리아가 발효를 돕는다.

6) 블랜딩: 두 가지 이상 개성이 다른 포도품종을한데 섞어 새로운 특질의 와인을 얻는 과정이다. 블랜딩의 시기는 발효 전 또는 발효 이후에 이루어진다.

7) 숙성: 발효가 끝난 와인을 양조장의 오크통이나 스테인리스 탱크에 넣어 일정기간 숙성시키는 과정을 말한다. 이것은 부드럽고 유순한 와인을 억기 위함이다. 병입 후에도 물론 숙성은 계속 진행된다.

8) 정제, 여과: 양조를 위해 포도의 껍질을 파쇄하거나 압착하는 과정에서 생긴 미세한 부유물을 제거한 후 맑은 와인을 얻는 과정이다.

9) 병입: 병입 후 바로 출시되는 경우와 일정기간 휴식(숙성)을 가진 후 출시되는 경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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