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초대석]“다각적인 老人복지 전담기구 설치돼야”

[중도초대석]“다각적인 老人복지 전담기구 설치돼야”

양태창 사단법인 노인사랑운동본부 이사장

  • 승인 2007-05-07 00:00
  • 신문게재 2007-05-08 13면
  • 대담=오주영.정리=이영록.사진=이민희 기자대담=오주영.정리=이영록.사진=이민희 기자
14년째 노인과 동고동락… 정책개선 노력
사회적 약자 위해 노인보호법 조속 제정을

한의원 운영하는 아내가 가장 큰 후원자
치매·학대 상담 등 봉사활동도 펼칠것


과거 어렵고 힘든 시대를 이겨내고 오늘의 대한민국을 일으켜 세우는데 이바지한 주인공들은 바로 우리의 부모님 세대다. 하지만 이제는 무력하고 소외돼 심지어 사회문제화 되는 상황에까지 직면해 있다. 핵가족화와 지속된 경기침체가 자신들의 부모님조차 돌보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한 것이다. 14년째 주변의 노인들과 동고동락을 함께하면서 정책개선과 제도마련에 노력하고 있는 사단법인 노인사랑운동본부 양태창 이사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 양태창 이사장은…

▲1965년 공주 출생 ▲대전대 졸 ▲대전대 경영행정대학원 사회복지학과 석사 ▲대전대 대학원 행정학 박사 ▲사단법인 한국노인사랑운동본부 이사장 ▲세계노인신문사 사장 ▲한국사회복지정책연구소 소장 ▲한국노인대학 학장 및 상담소 소장 ▲행정수도이전범국민연대 조직위원장 ▲노인보호법 제정 준비위원회 위원장 ▲노인취업상담센터 본부장 ▲복지청 신설 전국시민연대 준비위원장 ▲난청연구소 효도보청기 대표 ▲자랑스런 대전대 동문인상, 대전시장상 등 수상


-노인복지에 뛰어든 계기에 대해 말씀해 주시죠.
▲지난 1994년 종합사회복지관에서 근무할 당시 노인을 담당했는데 이것이 인연이 돼서 본격적으로 노인운동에 뛰어들게 됐습니다.

특히 노인복지에 대한 각종 제도나 정책이 미비하고 열악해 이를 개선하기 위해 한국노인사랑운동본부를 발족했습니다.

당시만 하더라도 생소한 분야이기 때문에 주변에서 ‘이상한 사람’으로 낙인찍혀 힘든 시기를 보내야 했습니다.

설립 초창기에는 480명의 회원으로 출발했지만 이제는 회원수가 5000여명에 이르고 있습니다.


-현재 노인들의 실태는 어떤가요.

▲우리 주변의 노인들은 국가와 사회에서 최선을 다해 일해 온 한 시대의 주역들입니다.
그들이 지나온 삶은 현대사의 시련기와 그 궤를 같이 했으며 그래서 더욱 많은 희생과 대가를 치러야 했던 생애입니다.

그러나 지금의 우리들은 그들의 피와 땀을 기억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무관심을 벗어나 학대가 발생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현대사회의 발달로 생활수준은 향상됐고 사회경제적인 제반여건의 변화로 인해 노인인구의 증가를 가져왔습니다. 이처럼 노인인구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고 핵가족화 사회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노인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된 상황입니다.

당연히 대접받아야 할 노인들이 오히려 가정과 사회로부터 격리되고 소외감과 빈곤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남은 여생을 보내야만 하는 안타까운 현실에 놓여 있습니다.


-사회의 역할이 있다면.

▲무관심과 무지가 지금까지 노인문제를 접하는 우리들의 모습이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노인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그들에게 삶의 의미를 되찾아 줄 수 있는 방안들을 모색해야 합니다.

이 땅의 노인들이 한(恨)이 아닌 보람을, 소외 아닌 연대를, 허무가 아닌 생의 의지를 심어주는 일은 우리 모두의 몫입니다.

다양한 노인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고 전문성 제고를 위한 양질의 노인복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제도와 시스템을 속히 구축해야 합니다.

국가를 비롯해 지자체, 지역사회에서 모두 뜻을 모아 동참할 필요가 있습니다.


-효 정신을 계승 발전시킬 수 있는 정책 또는 제도개선 방향이 있으면 말씀해 주시죠.

▲우리나라는 이제 수십년만 있으며 효(孝)라는 개념이 사라지는 등 부모와 자식간의 존재가치가 혼미스러워지는 안타까운 현실에 직면해 있습니다.

노인복지는 단순히 먹여주고 재워주는 것에 그쳐서는 안됩니다.
정신적이나 환경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정책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특히 노인보호법이 조속히 제정되어야 할 것입니다.

아동보호법이나 여성보호법 등은 제정돼 있지만 노인보호법이 없다는 것은 이치에도 어긋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선진화복지 대책에 대해 한 말씀.

▲노인들의 문제해결을 위해 보탬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이 뒤에 물러나 있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이는 앞으로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지만 모험적 실천자가 없다는 뜻입니다.

선진화복지로 나가기 위해서는 기업형 복지보다 소규모인 가정에서 먼저 복지문화가 추구되어야 바른 노인복지가 가능해 질 것으로 판단됩니다.

또 소외된 노인들에게 친밀감과 가족화를 먼저 꾀해야 도움을 받는 노인들도 기쁘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것입니다.

실제로 봉사자들이 독거노인 할머니를 1년에 1∼2차례 목욕시키는 봉사활동을 할 때 할머니들이 느끼는 수치감은 매우 큽니다.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에게 자기 몸을 맡기는 수치심과 고통이야말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진정한 봉사는 철학과 소신을 갖고 실천하되 경제적, 정신적, 육체적 희생을 감수해야 하는 것입니다.


-노인 일자리 창출 대책을 위해 노인취업 상담을 한다는데 성과가 있나요.

▲노인들을 위한 취업연수원 설립이 시급한 실정입니다.
노인들의 주먹구구식 단순 취업은 의미가 없는 것입니다.
특히 노인들 상당수가 참여하는 취로사업 등 단순노동은 시간만 허비하는 것입니다.

노인취업 프로그램에서 규정하고 있는 비현실적 기준들을 보완해 현실에 맞는 프로그램으로 개편할 필요가 있습니다.

먼저 경력이나 직종, 지위별로 직업훈련의 내용을 다양화하고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직업능력을 키울 수 있는 취업연수원이 설립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또 노인취업 확대를 위한 임금 피크제와 노인취업전담연구원 같은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한국노인사랑운동본부 운영은 어떻게 합니까. 사비를 털어서 봉사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봉사단체가 국가 보조를 받으면 어렵지 않게 운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마음에서 우러나서 내가 갖고 있는 것을 떼어내 도움을 주는 것이 진정한 봉사라고 생각합니다.
이곳 한국노인사랑운동본부는 아내가 한의원을 운영하고 있는데 수익금 상당부분을 노인봉사활동 기금으로 지원해주고 있습니다.

지자체나 기관 등에서의 재정지원이나 후원금 등이 거의 없는 것이 안타깝지만 아내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도움이 꼭 필요한 노인들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을 주고 있습니다.

가장 큰 지원군이자 큰 힘을 주고 있는 아내에게 항상 고마움을 느끼고 또 미안할 따름입니다.


-앞으로의 노인사랑운동본부 운영계획에 대해 한 말씀.

▲노인문제는 개인이나 개정의 노력만으로는 할 수 없습니다.
또 정부의 선별적이고 제한적인 보완정책으로도 문제의 근본을 해결할 수 없다고 봅니다.
따라서 국가와 가정, 민간, 종교 등의 다각적인 노인복지전담기구가 설치되어야 합니다.

이에 따라 한국노인사랑운동본부에서는 이제껏 해 온 무료급식은 물론 노인사랑 실천 걷기대회, 이미용서비스, 무료 한방진료 등을 지속적으로 펼쳐 나갈 계획입니다.

또 노인사랑 에세이집 발간, 노인재가 복지, 치매와 중풍 또는 학대 상담, 무의탁 노인 연탄 나누어주기 등도 펼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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